가을 속에 서서 장현두 충북시인협회 회원 노오란 국화 향기에 끌려 쑥부쟁이 구절초에 끌려 함께 노닐면서 옆구리 뻥뻥 뚫고 들어오는 갈바람에 놀라면서 해 지는 줄도 모르고 은행잎 노란 추억에 빠져 허우적대다가 돌아오지 않는 옛날 애인 곁으로 구름 타고 가다가 맑디맑은 샘물에 비치는 저를 보고 흠칫 놀라 뒤돌아보니 빨간 단풍잎 하나 마지막 잎새처럼 가슴에 걸리는데 세상은 다 그리 노랗고 빨갛고 보랏빛 또 무슨 색깔 사연 아닌 색이 없는 것이라고 그리움의 파도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떠가는 흰 구름을 손짓하며 따스한 햇살로 어깨를 녹이며 가을에는 가을 속에 서서 혼자 어디 조용한 길을 걸어 보는 것이다
나의 꿈은 열두 살 류상필 충북시인협회 회원 나의 꿈은 열두 살 푸른 하늘을 날고 그대 그리운 마음 스무 살의 거리를 헤매지만 어느새 중년의 나이로 노년의 몸을 추스르며 百年을 살 것 같은 이 기분은 아직도 나의 꿈은 열두 살 푸른 하늘을 날고 스무 살의 거리를 헤매는 千年 인생
햅쌀 항초 김순녀 충북시인협회 회원 저 여기에 왔어요 비바람을 이기고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무서웠던 천둥 번개도 잘 참았지요 봄바람 불던 날 넓은 들판에 홀로 서서 기필코 알곡이 되리라 다짐하고 부지런히 바람과 공기와 햇볕을 사랑하였어요 쭉정이로 날아가면 안 돼요 구정물 통에 버려지면 슬퍼요 찰진 한 톨 그대 마음을 녹이고 영혼을 살찌우는 양식이 될래요 내가 달려온 길에 당신이 뿌려놓은 정성이 황금 들판으로 춤추니 추수하는 기쁨 감사의 노래가 되었어요
항아리 김묘순 충북시인협회 회원 항아리 비었다고 빈 항아리 아니다 한 점 작품밖에 팔지 못했다던 고흐 닭 한 마리만 먹으면 죽지 않을 수 있다던 소설가 류 씨 쌓인 원고지 마음대로 써보지 못하고 한 조각 구름으로 남은 시인 Y 항아리 비었다고 빈 항아리 아니다 지나가는 화가와 소설가 어느 시인의 넋을 바람처럼 부딪치는 가을 햇살에 담아 항아리는 오늘도 배가 부르다
개기월식 장종선 충북시인협회 회원 여보게 저기 저 문디 얼굴 같은 마음 시리도록 밝은 보름달을 보아 아 글쎄 문디 마누라 달덩이 같은 자식 하나 그렇게 부러워하더니 첫아이 입덧으로 아 그래 저 달을 오늘밤 기어코 떼어 먹네 그랴 아 근데 문디 마누라 아무래도 문디 자식은 아닌 게지 얼마나 서러우면 하늘 가운데 도로 게워 놓은 게야 여보게들 저기 저 문디 자식 닮은 가슴 저리도록 환한 보름달을 보아
행복한 사람은 백서 박관희 충북시인협회 부회장 가족이 있고 잠 잘 곳 있고 해지면 돌아갈 보금자리가 있다는 것 괴롭고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기대어줄 사람이 있다는 것 슬프고 외로울 때 같이 노랠 부르고 흥얼거릴 수 있다는 것 외로울 때 같이 걸을 수 있다는 것 이런 것이 행복한 사람이 아닌가 싶다
입동立冬즈음 덕향 김 병 철 충북시인협회 재무국장 허기진 산까치는 은빛으로 날아오고 키 작은 가을볕이 기웃대는 추녀 끝에 노을빛 식은 재 한 줌 바람 끝에 눕는다 멀어진 산새 소리 찾아온 흰머리들 명월은 소리 없이 문풍지에 스며들면 철 지난 진한 그리움 뒤척이는 겨울밤
눈물 꽃 손경희 충북시인협회 이사 눈물 꽃이 아름다운 건 삶 언저리에 피어나 고통을 딛고 일어섰기 때문이고요 누구보다 아름다운 건 오직 나를 위해 기다려 주기 때문이어요 누구보다 더 행복한 건 모자란 행동 일지라도 예쁘게 눈감아주는 건 아닐까요 눈물 꽃이 사랑스러운 건 다가온 구름 헤집으며 애틋한 모습 찾는 건 아니겠어요
가을 남자 김인동 시인 가을이 진다 늘 가을 차림인 당신이 떠났다 낙엽에 당신이 쌓인다 바람이 분다 벌써 그립다 첫 가을이 가고 눈 오는 날에 당신 생각나면 어쩌지 겨울 아이 당신인데 얼음 동동 막걸리 한 잔 가슴 속에 끼얹고 왜? '찔레꽃 향기가 너무 슬픈지' 당신의 노래 불러 볼거나 구슬퍼 구슬퍼 술자리 헤롱지면 얼떨결에 당신 오셨나 손 한번 잡아 볼 수 있을까?
사는 날 손문숙 충북시인협회 회원 봄바람이 불고 아슥아슥 새순이 돋는 지상에서 걸어가 나무를 보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누워있는 지금 그 나무를 떠올려 미소 짓는 것은 신비한 일이다 사르르 바람 부는 길가의 나무들 사뿐히 내려앉는 먼지 보슴보슴 털며 비를 맞는 시각 새카만 산 중 험한 구릉을 타고 불빛을 넘는 이들이 행복하기를 정제된 눈빛으로 기도하는 시간은 참 신비한 순간이다
두견의 아픔 김 효 동 충북시인협회 고문 나무에 피가 흐른다 울다 지쳐 붉게 물든 두견의 죽은 넋 피를 토해 가슴 찢는다 서럽고 그리운 혼자 보기 역겨워 조심스런 만남이 하늘 향해 한숨 짓는다 소쩍소쩍 애간장 태워 왜 그리 슬피 울었는지 꽃이 져도 서운치 않는 모두 버린 마음인데 나뭇숲 사잇길 들어서면 애수의 소리 흘러 나무에 피가 흐른다
가을, 저녁 불빛 김생수 충북시인협회 회원 시간의 사슬을 끊으며 노란 길을 걷는다 죽음의 조각들은 발길에 툭툭 채이고 이승에 내리는 어둠이 눈부시다 잘게 썰리는 낙엽의 기억들, 오억 년의 화석으로 새겨진다 골목 한구석에 버려진 하루분의 생, 소줏병, 막걸리병, 우유팩, 라면봉지, 한때 사람의 온기가 머물다간 흔적들은 얼마나 뜨거운 목숨의 기록인가 어둠의 창마다 꽃잎처럼 피어나는 불빛 불빛 불빛 오랜 결심에 뿔이 돋는다 나 한 마리 낯선 짐승이 되어 허옇게 남은 날들을 들이받으리라 내가 색칠한 바다에 배 띄워 더 멀리멀리 저어가 반짝이리라
어 석화 김상언 충북시인협회 회원 세월 어찌 그리도 화살처럼 지나가니 젊음의 세윌도 1년은 365일 작금의 세월도 1년 365일 세월은 변함이 없으나 마음의 세월은 시시각각 변하니 만산홍엽 바람결에 날려 내게도 어느새 동절기가 오는구나
새벽 풍경 성낙수 충북시인협회 회원 여린 알람 등 두드려 달래야 한다. 바람에 빠져 울고 있어 멋대로 영혼 주체 못해 게으른 새벽 깨우려 하지 않아 시끄러운 알람의 눈물 닦아내 보이지 않는 새벽의 자태로 아무렇게 양도해 버리지 못하는 타고난 이름 석 자 담보해 덕 볼 것 없이 가는 세월 뒤에서 꺼내든 홍두깨로 내리쳐 부여잡아 거친 빛줄기 위해 견뎌 줄여 정체되어 구겨진 지문 인식으로 귀신도 드나드는 거적문 깔끔한 지문으로 문 열어 생색내어 행보해 질색해 피하지 못해 막아서서 엄폐 은폐된 살벌하게 명백한 조작 막기 위해 압수해 분주한 일상이 서서히 눈 비벼 뜨고 있는 뒤란의 일과
가을 - 불가촉천민 박재용 충북시인협회 회원 요양보호사 일기를 쓰려니 딱하게도 기록으로 남겨야 할 것이 없다 딱 하나 일요일 면회 오신 어르신 부부싸움 엿 본 것이 전부다 아침 잘 드시고 오늘의 날씨처럼 시원한 모습으로 눈빛까지 가을하늘 닮아 말씀도 잘하시더니 아들딸 며느리 앞세우고 우물 같은 검은 눈 부릅뜨고 남편께서 오셨는데 뉘시냐고 쌍욕으로 남의 물건 훔쳐 갈려고 또 왔냐고 큰소리로 일갈하신다 평생을 남편 수발로 자신의 생을 온전하게 도둑맞았다고 생각하시는 어르신의 일성이 가을 하늘을 푸르게 한다
[충북일보] 충북에서 직원을 고용하지 않고 혼자 일하는 자영업자가 19만2천 명까지 늘었다. 비대면 확산에 따른 무인가게 증가, 키오스크·서빙로봇 등 디지털 기기 확산 영향도 있지만 고물가·고금리가 장기화되며 인건비라도 줄여보자는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고충이 통계로 읽힌다. 충청지방통계청이 지난 17일 발표한 '2024년 4월 충청지역 고용동향'을 보면 4월 충북 취업자는 96만8천 명으로 1년 전보다 1만9천 명(2.0%) 증가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41만3천 명으로 1만8천 명(4.5%), 남성은 55만5천 명으로 1천 명(0.2%) 증가했다. 고용률은 67.2%로 1년 전보다 1.0%p 상승했다. 여성 고용률은 58.2%로 2.4%p 상승했으나 남성은 75.9%로 0.5%p 하락했다. OECD 비교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72.6%로 0.4%p 상승했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임금근로자는 69만4천 명으로 1년 전보다 1만5천 명(2.2%) 증가했다. 임금근로자 중 임시근로자는 15만 명으로 2만 3천명(18.2%) 증가했으나 일용근로자는 3만6천 명으로 6천 명(-14.4%), 상용근로자는 50만8천 명으로 2천 명(-0.4%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말다툼 중 전 여자친구 집에서 의자를 집어 던지고 자해 소동을 벌인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청원경찰서는 특수협박·특수재물손괴 혐의로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5일 오후 2시 10분께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의 한 아파트에서 전 여자 친구 B(20대)씨 앞에서 흉기로 자해하며 욕설과 함께 의자를 집어던지는 등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 전날 B씨와 함께 술을 마시고 자던 중 방 안에 소변을 누는 실수를 저질렀다. 다음 날 이를 인지한 B씨는 A씨에게 "내 집에서 나가라"고 소리를 지르며 그의 뺨을 때렸다. 그러자 이에 격분한 A씨는 의자를 집어 던지는 등 B씨 집 안에 있는 가구를 파손했다. 또 주방에서 흉기를 들고 자해를 하며 난동을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B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자해 행위로 손목에 상처를 입었으나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임성민기자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증평·진천·음성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부족한 사람에게 다시 한번 중임을 맡겨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총선 승리는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약속드린 미래 비전을 군민들께서 선택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선에 성공한 임호선(61)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증평·진천·음성)은 겸손한 자세로 소통하며 어려운 민생부터 확실히 챙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며 "서민경제를 살피지 못하고 국정운영을 독단적으로 하며 과거로 퇴행하려는 정부에 브레이크를 잡으라는 민심이다. 제1야당으로서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적극 따르며 민생해결과 지역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활동을 원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저는 농촌에서 태어나 자라왔고 현재도 농촌에 살고 있다"며 "지역적으로도 증평·진천·음성군이 농촌이기에 누구보다 농업농촌의 현실을 잘 이해하고 농민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촌의 현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임 당선인은 "농촌이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