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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호

조계종 포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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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온난화형상에 영향을 받아서인지 벌써부터 더운 날씨가 계속된다. 계절적으로는 봄과 가을이 실종되어 버린 것 같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나서 가볍고 화사한 봄옷을 입어보려고 하면 여름이 금방 다가와서 봄의 실종을 알려준다. 그래서 옷을 사려면 춘하복을 사야한다. 더운 날씨 못지않게 정국이 시끄럽다. 남북문제도 해결방안이 오리무중이고, 비정규직법안과 미디어법안으로 여야는 줄다리기를 계속하면서 정쟁을 일삼고, 쌍용자동차 사태는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평행선만을 달리고 있으니 이런 여름날에 마음까지 더워진다.

의견이 상충되기도 하고 이익이 첨예하게 대립되기도 하는 상황 하에서는 자기의 입장을 고수하고 강력하게 주장하게 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렇지만 한번 돌이켜보면 상생을 대명제로 하여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고 상대의 입장을 존중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협상 당사자들이 마주앉을 경우에는 서로에게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상대의 허물과 약점을 드러내놓고 서로 이전투구해서 결과를 얻는다고 해도 그것은 영광스럽지 못한 것이 아닐까.

우바새계경에 "남의 착한 일을 드러내 주고 허물은 숨겨주라. 남의 부끄러운 점은 감추어주고 중요한 이야기는 발설하지 말라. 작은 은혜라도 반드시 갚을 것을 생각하고, 자기를 원망하더라도 항상 착한 마음을 가지라. 자기를 원망하는 자와 사이가 가까운 자가 똑같이 괴로워하거든 먼저 원망하는 자를 구원하라. 욕하는 자와 때리는 자를 보거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낼 것이며 모든 중생을 부모처럼 생각하라" 는 부처님 가르침이 있다.

우리는 잘못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습성에 익숙해져 있다. 아내는 남편 탓, 자식은 부모 탓, 여당은 야당 탓, 노동자는 사용자 탓을 하면서 상대를 원망하지만 부처님의 가르침은 그런 원망하는 상대를 먼저 구원하면서 그의 허물을 덮어주라는 것이다.

남편은 아내의 못난 점을 들추어내고, 자식은 부모들의 부족함을 이야기 하고, 야당은 여당의 잘못함만을 밝히려고 혈안이 되고, 사용자는 노동자들의 안일함만을 이야기한다면 무더운 여름에 마음까지 화탕지옥이 될 것이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다만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허물은 있을 수 있는 것이고 순간적인 실수는 발생한다. 남의 허물을 들추어내는 사람들도 완벽하지 못한 인간이 아닌가.

상대의 약점에 대해서 비난을 한다면 또 다른 상대방도 자기보호본능으로 자기를 변명하면서 반격을 가해 올 것이다. 이런 과정이 되풀이 되면서 서로에게 상처를 더 크게 만들어간다면 결국은 모두를 파멸로 이르게 만들 것이며 승자는 없고 상처투성인 패자만 남을 것이다.

남을 칭찬하는데 익숙해 있지 않은 우리들을 향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책이 나와서 베스트셀러가 된 적이 있다. 아내는 남편의 잘못을 덮어주면서 자식들에게 자랑거리를 들려주고, 자식은 부모의 부족함을 탓하기 앞서서 부모님들에게 배울 점을 남에게 이야기 하고, 여당은 야당이 발목잡기라고 몰아세우기 보다는 국정동반자로서 건전한 야당노릇을 잘하고 있다고 칭찬을 하고, 노동자는 사용자측에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들을 위해서 효과적인 경영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음을 인정해 준다면 살기 좋은 사회가 될 것 같다.

함부로 남의 허물을 말한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돌아와 자신을 손상시키게 된다. 남의 허물을 찾기보다는 자기자신을 돌이켜 보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에게나 허물은 있다. 그런 허물을 덮어주면서 상대가 잘한 작은 일이라도 찾아내서 칭찬한다면 길고 무더워진 여름을 마음만은 시원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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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