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3.08.28 13:31:50
  • 최종수정2023.08.28 13:31:50

세계는 이렇게 바뀐다

단요 지음 / 224쪽 / 사계절

△세계는 이렇게 바뀐다

3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 사람들의 머리 위에 수레바퀴 모양의 원판이 떠 있다. 수레바퀴는 정의를 상징하는 청색과 부덕을 상징하는 적색 영역으로 이분된다. 모두가 볼 수 있고, 과학으로 검증 불가능한 원판은 삶의 행적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하고, 이는 천국과 지옥에 갈 확률로도 이어진다.

따라서 어떤 이들은 청색 영역의 가점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수레바퀴를 미워하는, 안티휠이 된다. 수레바퀴 출현 이후 세계는 바뀌고 있다. 르포 작가 '나'는 수레바퀴가 출현한 지 1년이 되는 시점에 다양한 사람들을 취재하면서 바뀐 세상에 대해 기록한다. 그들과의 인터뷰를 책으로 정리한 것이 바로 이 소설이다.

이 작품은 초월적인 존재인 수레바퀴가 '눈에 보이는 방식'으로 정의를 사람들에게 강요할 때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검증하는 일종의 사고실험이다. '세계'라는 거대한 장치 안에 도덕성과 합리성의 관계를 놓고 독자들을 초대해 완성한 단요 유니버스는 페이크 르포임에도 섬뜩할 정도로 현실성을 갖는다. 첫 책 '다이브'를 시작으로 문윤성 SF 장편 대상을 받은 '개의 설계사'에 이어 당찬 행보를 이어가는 단요 작가의 또 하나의 문제작이다.

마주

최은미 지음 / 320쪽 / 창비

△마주

젊은작가상, 현대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한 최은미의 장편소설. 2020년에 발표한 단편 '여기 우리 마주'의, 2020년 팬데믹을 통과하며 캔들 공방을 운영하던 나리와 공방 손님 '수미'의 날이 선 이야기를 장편소설로 깊이 들여다본다. 면역과 잠복과 격리와 확진 같은 단어들. 서로의 행적을 감시하며 강박적인 사람들이 되어갔던 그 시간처럼 소설은 읽는 이를 옥죄어온다.

'여자여자'한 순한 외모의 나리는 여성 집단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나리는 수미와의 관계에서도 긴장하고, 미워하고, 눈치를 본다. 도저히 스스로의 어머니됨에 적응하지 못하는 여자들, 자신이 이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을 증오하는 나리와 수미는 자신을 미워하는 꼭 그 가혹한 시선으로 상대방을 마주보고, 이들은 감염과 공황을 겪으며 이 시간과 불화한다.

긴 겨울을 우리 역시 움츠리고 살았다. "내가 숨을 쉬고, 머물고, 먹고, 얘기를 나눈 어느 곳에서도 나는 감염될 수가 있었다"(41쪽)는 걸 모두가 인지했고, 인지하지 못하는 이의 부족함은 도덕적 지탄을 받았다. 익히 통계로 알려진 대로 이 기간 정신질환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은 이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세 명 중 한 명은 장애인이었다. 한센병 환자가, 결핵 환자가 배제되었던 것처럼 우리가 서로를 배제하던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좋은 소설이 대개 그렇듯 최은미의 '마주' 역시 개인의 불안과 외로움을 펼쳐 보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몫에 대한 질문을 아우른다"는 소설가 조해진의 추천처럼 소설로 개인과 사회의 생채기를 들여다보는 것, 이것은 문학의 일이고, 최은미의 소설이 해내는 일이다.

△디어 마이 버디

장은진 지음 / 200쪽 / 자음과 모음

△디어 마이 버디

'디어 마이 버디'는 커다란 해일이 도시를 덮쳐 높은 빌딩의 일부만 남은 세상 속에서 다이빙을 하며 성장해가는 고등학생 다이버 세호와 그의 버디들의 이야기다. 어느 날 갑자기 해일이 들이닥쳐 도시가 사라졌다. 길도, 통신도 끊긴 상황. 살아남은 사람들은 어떻게든 먹을 것을 구해 하루하루를 살아가야만 하는 신세가 됐다. 아홉 살 때부터 스쿠버 다이빙을 해 온 주인공 세호는 자신의 '버디' 샘 아저씨와 함께 매일 잠수를 하며 자신들의 목숨과 빌딩 사람들의 목숨을 구한다. 그렇게 빌딩 사람들 모두가 가족처럼 지내던 어느 날, 두 번째 해일의 징조가 보이기 시작하는데, 세호와 세호의 버디들은 무섭게 변해 버린 바다의 한가운데에서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