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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에 숨겨진 비밀 ⑧ 가부장제 문화와 여성

억압 받던 존재, 해방을 꿈꾸다

  • 웹출고시간2008.11.23 17:58:3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편집자 주

역사적으로 여성은 사회적 생산의 결과에서 소외되고 지배받는 집단으로 인식돼 왔다. 여성이 억압받고 지배받으며 소외돼 있었던 삶의 역사, 그것은 곧 남성 지배의 가부장제 역사인 것이다. 가부장제하에서 여성의 삶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 가부장제에 관한 역사적 고찰이 필요하다. 한국의 가부장제는 적어도 초기 국가 형태를 띠었던 삼국시대 또는 그 이전부터 발견되지만 여기서는 현대와 가장 가깝게 연결돼 있는 조선시대부터 자본주의적 질서 속에 접합돼 현대적 변형에 이르기까지의 특성을 중심으로 여성의 삶과의 관계를 살펴본다.
△가부장제의 원형과 여성

가부장제란 남성에 의한 여성의 지배를 뜻한다. 그 지배의 양상은 사회제도와 문화적 차원의 기제를 매개로 드러난다. 조선조에서의 가부장제는 먼저 그 사회가 농업 집약적 생산 양식을 가졌다는 경제적 특성과 국가적 통치 체제를 발전시켰다는 정치적 특성과 관련해 살펴볼 수 있다.

농경적 생산을 토대로 한 사회는 일정한 기간 동안 집중적인 노동력이 동원돼야 하므로 남성들이 생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고 남성간의 협력이 강조된다. 또한 이시기에 재산의 사유화가 이루어지고 문자, 상거래 기술 등과 관련해 전문화된 집단을 형성한다.

조선시대의 인간관계는 근본적으로 친족 중심적이며 주로 부계 혈통 중심의 조직화를 통해 남성 지배적인 체제를 구축해 왔다. 동시에 여성들은 통치 이념인 유교 이데올로기와 남녀유별의 관습, 그리고 조선 중기 이후 강화된 혈통 집단의 통제를 받으며 공적 영역에서는 철저히 배제된 존재였다.

조선 초기 여성들은 재산분배를 받을 수도 있었고 제사상속을 받기도 했으며 외손으로 하여금 제사를 지내게 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것을 토대로 조선 초기가 남녀 평등적인 사회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근본적으로 조선조는 부계혈통의 가부장적 사회였다.

이 시기에 통제받고 억압받은 한국 여성들의 사회적 삶의 조건을 가장 여실히 나타내 주는 보편적인 조항인 '칠거지악(七去之惡)'이 있었다.

이는 ①시부모에게 순종하지 않는 것(不順舅姑), ② 자식을 낳지 못하는 것(無子), ③ 음탕한 것(淫行), ④ 질투하는 것(嫉妬), ⑤ 나쁜 질병이 있는 것(惡疾), ⑥ 수다스러운 것(口舌), ⑦ 도둑질하는 것(盜竊) 등이 그 내용이다. 조선 초기에 보급된 대명률(大明律)에서는 칠거지악이 이혼의 강제사유로 이용됐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산업사회부터 현대사회에 이르는 여성의 삶

600년을 이어온 조선시대 가부장제 전통은 근대와 현대사회로 이어지면서 가정과 여성의 삶 속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근대 사회는 대한제국의 성립과 일제기로 볼 수 있는데 이 시기는 생존자체가 궁극적 목표였던 때로 일본식 교육이 전개됐고,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남성이 노동을 맡고 가정은 주부가 중심이 되는 성별 분업이 나타났다.

또 대가족 제도에서 핵가족화가 이뤄진 시기로 여성교육이 대중화 됐고 근대적인 평등이념이 전파되면서 남녀평등 사상이 보편화됐고 여성의 사회진출이 현저히 늘어났다.

이 시기 식민지 정책에 의해 공업화가 진행되면서 현모양처란 말이 등장했다. 원래 일본에서 온 것으로 당시 일본 사회에 자본주의가 상당히 진전되고 남성들이 대거 임노동 영역에서 일하게 되자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남편 중심의 가족에 알맞은 여성상으로 제시된 것이다. 현모양처상은 주로 근대 교육을 받은 층에 국한됐는데 소위 엘리트 여성은 결혼을 시집이라는 가족 집단보다 능력있는 남성과의 결합으로 간주하게 됐고 자신의 역할을 근대적 직장을 가진 능력있는 남편을 내조하고 그 아이를 기르는 일에 전념하는 현대적 가정주부의 역할에 한정시켜 인식하게 됐다.

그러나 근대화 과정을 통해 점차 여성의 교육률이 높아지고 사회진출이 늘어나면서 현대사회의 많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직업은 필수, 결혼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시집살이'라는 말이 점점 줄어들고 오히려 '며느리살이'라는 표현으로 여성의 지휘향상에 대한 과도기적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현대적인 가족의 모습은 더 이상 가부장적인 규범이나 제도에 묶여있는 집단이 아니라 개개 구성원의 진정한 인간적 만남이 이루어지는 집단이고 나아가 인간 회복을 위한 사회변화를 주도하는 모태가 되고 있다.

△제주 해녀의 삶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이외에서는 보기 어려운 해녀의 모습은 우리나라 여성의 삶을 이야기 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제주의 해녀는 섬으로 둘러싸인 제주도의 힘겨운 자연환경과 역사적 환경 속에서 탄생했다. '삼다도'라 불리기에 바람과 돌이 많고 화산회토로 이루어진 섬이기에 농사를 짓기에 어려움이 많다.

예부터 내륙과 떨어진 섬이라는 특수한 지형적 위치가 탐관오리들의 수탈과 정치적 차별대우가 더해져 제주의 어려운 경제사정을 만들었다. 이러한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인해 제주의 여성들은 밭에서 김을 매지 않으면 바다에서 물질을 해야 하는 운명에 순종해 왔다.

일반적으로 한국의 여성은 1960년대 이전까지는 경제활동의 참여 수준이 미비했다. 전통적인 윤리관 속에서 한국의 여성들은 사회참여가 저조했던 것이다.

해방이 되고 1960~70년대 경제개발이 시작되면서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와 함께 집안에서의 지위가 상승했다. 하지만 제주의 소녀들은 7~8세 때부터 헤엄치는 연습을 시작해 12~13세가 되면 어머니로부터 두렁 박을 받아 얕은 데서 깊은 데로 헤엄쳐 들어가는 연습을 했다. 15~16세가 되면 바다 속에서 조업을 시작해 비로소 해녀가 되고, 17~18세에는 한 몫 잡이 해녀로 활동한다.

이때부터 40세를 전후해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게 된다. 해녀의 물질은 삶을 위한 몸부림으로 볼 수 있다.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열심히 물질을 해도 식구들을 배불리 먹이기에 부족했고 그렇다고 자신이 물질을 그만두면 가족의 생계가 끊기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물질을 해 왔던 것이다.

해녀들의 하루 조업양은 4~5시간이다. 해녀들은 수없이 자맥질을 해 물밑의 구석구석을 살피고 진귀한 해물을 잡아 올린다. 노련한 해녀는 수심 깊은 곳에서 값비싼 전복, 소라 등을 캐내지만 나이든 해녀나 경험이 부족한 신참들은 얕은 물가에서 성게나 해삼 등을 주로 잡아 올린다.

제주도 해녀들에 따르면 요즘은 대부분 나이 탓에 바다 연안에서 물질을 하며 하루에 5~10만원 정도 벌이를 하고 있다고 한다.

또 어촌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면서 젊은 해녀는 거의 찾아보기도 힘들어졌고 가장 어린 해녀가 40대 후반이라고 하니 이 같은 현상은 다른 어촌계에도 대부분 비슷한 상황이라고 한다.

바다에서의 물질은 해녀 혼자의 뜻에 따라 한다. 물질을 나가든 말든, 오랜 시간 물질하든 , 이는 해녀 자신의 뜻에 따를 뿐 어느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다. 물속으로 얼마나 깊숙이 들어가든, 바다에서 무엇을 캐었든 개개인의 자유에 따라 움직인다.

이러한 자유와 고독 담긴 삶의 도구를 통해 해녀는 자신의 삶의 여정을 자녀에게 대물림으로 이어주고 해녀로서의 삶을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에 해녀의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이다.

현재 제주도의 해녀들은 힘든 물질을 자신의 자식들에게 시키지 않으려고 하고 있고, 젊은이들 역시 힘든 물질보다는 편한 일을 찾아 육지로 나가기 때문에 해녀의 수가 급격히 줄어 들었다. 또한 이런 힘든 물질로 인해 많은 해녀들이 그들만의 직업병에 시달리고 있어 앞으로도 해녀의 수는 점점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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