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6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문현지

탈북민봉사단체 목련회

나는 탈북민 가수다.

당연히 심연의 한편에는 헤아리기조차 힘든 고통으로 뒤엉켜 평생 풀지 못할 것 같은 실타래를 숙명으로 안고 살아야하는 한 맺힌 인생이기도 하다.

거친 삶을 살다보니 어느 때 부터인가 눈물샘이 메말라버렸다고 생각했는데 20회 청풍 벚꽃축제 공연을 마치고 눈처럼 흩날리는 꽃잎을 보다가 지난달 단체 관람한 귀향이라는 영화의 나비가 떠올라 어쩌면 내가 나비가 될 것 같다는 생각에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서글픈 역사로 자기 뜻과 상관없이 유린당한 아픔을 부끄러워하며 죄인처럼 살아야 했던 그들, 죽어 영혼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소녀들, 손짓하듯 나풀거리는 날개로 라도 귀향하고 싶었던 꽃잎처럼 가녀린 영혼의 나비들.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나도 청춘을 유린당했다. 북한 땅에서 선택의 여지없이 체제에 맹종해야하는 교육으로 인해 김 부자를 신처럼 섬겼다.

차라리 광신도에 가까웠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다. 어처구니 없게도 그때는 그것이 진리고 그곳이 지상낙원인줄 알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지상낙원이라는 믿음이 굶주림 앞에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고난의 행군 후 배급이 끊기고 살아남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했다. 후진국 병인 결핵으로 피를 한 사발 토해도 쌀 한웅큼을 손에 쥐기 위해 발버둥 쳐야했다.

살고 싶었다. 사람처럼 살고 싶었다. 그래서 긴 고민 끝에 간절한 마음으로 자유를 선택키로 했다. 험난한 사선을 넘나드는 탈북 과정을 거쳐 제천시에 정착하면서 신변보호관과 보안협력위원들의 헌신적인 배려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당한 인생을 살아가게 됐다.

늦었지만 지면을 빌어 정말 감사한 마음을 표하고 싶다.

시간이 흐르며 가정도 꾸리고 생활이 안정되며 내가 받은 혜택의 일부라도 환원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목련회 활동을 하면서도 문득 문득 잃어버린 청춘과 보상받을 수 없는 지난 세월이 떠오를 때면 너무나 서럽고 억울하다.

그곳은 지금도 변함없다. 자유와 인간의 존엄성을 세뇌로 결박당한 우리의 2천400만 동포가 찬바람을 맨살로 받으며 그 동토에 서 있다.

굶어 죽어가는 가족을 바라보지 않은 사람들은 북한을 이해한다고 말하지 말아야 한다.

더욱 억장이 무너지는 것은 이들이 체제유지와 핵 개발에 밀려 자신들이 어떤 대우를 받는지 조차 모르며 숨을 거두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제사회의 핵제재 효과로 조금씩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식당종업원 집단 탈출 등 엘리트 층의 귀순 등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수년이 지난 지금도 북한을 기억하는 날에는 가슴이 먹먹하게 저며 와 눈물로 불면의 밤을 보내는 날이 많다.

나는 염원한다. 핵으로 판 구덩이 속으로 북한정권이 무너져 내리기를. 그날이 빨리 와 맹종 속에 살아가고 있는 동포들에게 진실 된 삶과 희망이라는 기쁨을 안겨 주고 싶다.

인간이 누려야할 자유와 존엄의 가치를 알려주고 싶다. 그리고 그날이 오면 두 다리로 고향땅을 밟으며 귀향하고 싶다.

긴 세월을 기다리다 나비가 돼서야 가는 길은 너무나 슬플 것 같기 때문이다. 희망이 멀지 않다는 것을 믿는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재황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장 인터뷰

[충북일보]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이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메카인 충북 오송에 둥지를 튼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은 지난 10년간 산업단지 기업지원과 R&D, 인력 양성이라는 목표달성을 위해 쉼없이 달려왔다. 지금까지의 성과를 토대로 제2의 도약을 앞둔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이 구상하는 미래를 정재황(54) 원장을 통해 들어봤다. 지난 2월 취임한 정 원장은 충북대 수의학 석사와 박사 출신으로 한국화학시험연구원 선임연구원, 충북도립대 기획협력처장을 역임했고, 현재 바이오국제협력연구소장, 충북도립대 바이오생명의약과 교수로 재직하는 등 충북의 대표적인 바이오 분야 전문가다. -먼저 바이오융합원에 대한 소개와 함께 창립 10주년 소감을 말씀해 달라.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이하 바이오융합원)은 산업단지 기업지원과 R&D, 인력양성이융합된 산학협력 수행을 위해 2012년 6월에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바이오헬스 분야 산·학·연 간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창업 생태계 조성과 기업성장 지원, 현장 맞춤형 전문인력 양성 등의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충북 바이오헬스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부 재정지원 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