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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보영

수필가

손에 손을 잡고 파도타기를 한다. 파도의 물결이 춤을 춘다. 오늘 처음만난 이들이건만 오랜 지기라도 되는 것처럼 자연스럽다. 경기장은 온통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차 있다. 운집해 있는 관중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한껏 달아올라 있음이다. 자신이 지지하는 팀의 성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그들의 표정 또한 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경기를 보는 순간만큼은 온전히 자신을 몰입시킨 채 순간순간 빚어지는 경기의 내용에 따라 환호하며 안타까워하는 모습은 한 여름의 무더위를 무색케 한다. 그 뿐인가. 연고지가 아닌 다른 곳에서 경기가 열릴 때면 먼 길을 마다 않고 달려가는 열정 앞에서는 할 말을 잃는다. 이는 요즈음 야구장의 한 단면이다.

그곳에 그가 왔다. 한화 팀의 새로운 투수 로저스다. 공을 잘 던지는 것은 물론이고 그의 몸짓 하나하나가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안타가 될 뻔한 공을 수비수가 몸을 날려 잡아 주어 위기를 면하게 되면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려 흔들어 고마움을 표현하고, 점수를 내주지 않고 이닝을 막아내고 나면 잘 했다고 스스로를 격려하는 모습 또한 이채롭다. 그 뿐인가. 본인의 출전이 없는 날이면 소속된 팀의 선수들이 대기하고 있는 자리에서 팀원들과 스스럼없이 행동하며 팀의 사기를 불어 넣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도 아름답다. 팀의 일원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았건만 팀의 중심에서 웃음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 해 가고 있다. 아주 짧은 시간에 그는 오래 된 지기라도 되는 것처럼 아주 친숙한 모습으로 관중들에게 다가 왔다.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어느 누구도 혼자서는 살 수 없다.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가자면 어딘가에 소속 되어 있게 마련이다. 싫든 좋든 간에 감당해야 할 소임 또한 주어져 있다. 주어진 여건 속에서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인가는 각자의 몫이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온전히 녹아듦으로 한 알의 밀알이 될 것인가. 주인도 객도 아닌 주변을 맴도는 변두리의 삶을 살 것인가는 스스로 결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주어진 삶을 어떻게 영위해 가는 가에 따라 삶의 모습이 결정된다. 임하는 자세에 따라 마음이 빈곤에 처해지기도 하고 풍요에 처하기도 한다. 행복은 능동적인 것이지 수동적인 것이 아니기에 그렇다.

내 인생은 누구의 것도 아닌 내 것이다. 내 삶의 주인은 나다. 내 삶의 텃밭에 잡초만 무성하게 둘 것인가 알곡을 거둘 것인가는 내 의지와 행동여하에 달려 있다. 열정을 가지고 땀 흘린 뒤에라야 그에 합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음은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두고 순간순간 남의 탓이라며 누군가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내 모습이고 우리네 모습은 아닌지 모른다.

"나의 삶을 돌아 볼 때 그 결과 뒤에는 바로 그 순간에 내가 있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이는 긴 날들을 살아내면서 마주 할 수밖에 없는 이런저런 일들에 부딪칠 때나, 사람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할 때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하나의 잣대가 되기도 했다.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도 한번쯤은 이 글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가 생각해 볼일이다.

오늘 경기에서도 그는 완봉승을 거두었다. 그러나 경기의 승패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경기에 임하는 그의 자세다. 경기를 하다보면 심판의 결정에 수긍 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은 다반사일 게다. 이번 경기에서도 논쟁의 여지가 될 수 있는 일들이 일어났지만 그는 심판의 판정에 깨끗이 승복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준 것은 물론이고, 판정이 옳지 못하다며 항의하는 소속팀 선수를 진정시키려는 아름다운 모습이 모는 이들을 감동시켰다. 그의 모습을 보며 '아! 역시 모든 일은 제 할 탓이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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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