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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상

청주기상대장

지난해 5월30일, 청주의 낮 최고기온은 무려 33.2℃를 기록했다. 한여름을 능가하는 불볕더위이다. 청주기상대가 관측을 시작한 이래(1967년) 낮 최고기온이 33℃를 넘은 최초의 5월이었다. 또한 제주시에서는 기상청에서 열대야 일수를 공식적으로 통계내기 시작한 이후(1973년) 최초로 5월에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기상청에서는 6월에서 9월까지만 시행하던 폭염특보제 운영기간을 올해 5월부터 연중으로 확대하여 운영한다. 이례적인 5월의 폭염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여기에는 쉽게 간과해서는 안 될 사실이 숨어있다.

폭염(暴炎)은 매우 심한 더위를 뜻하는 한자어이다. 폭염의 원인은 자연스러운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지만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라고 보는 쪽이 대부분이다. 한반도에서도 온난화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100년(1912~2008년) 한반도의 평균기온은 1.7℃ 상승하여 세계 평균기온 상승률에 비해 1.5배 이상 높다. 이러한 지구 온난화는 더욱 가속화돼 나타날 전망이다. 현 추세대로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한다면 21세기 말 전지구 평균기온은 4.6℃ 상승하고, 우리나라는 이보다 더 높아 무려 5.7℃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지구의 기온 상승은 단순한 기온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인하여 집중호우, 폭염, 가뭄 등 이상기후의 발생 빈도 및 강도가 전 지구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집중호우, 폭설 등의 극한 기상현상 발생이 빈번해지고 있으며 그 피해도 급증하는 추세이다.

그렇다면 20세기에 들어 국내에서 가장 큰 인명 손실을 낸 자연재해는 무엇일까. 기상청에 따르면 1994년 한해 총 3천384명이 사망한 폭염으로 기록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1994~2005년 여름철 서울, 대구 등 대도시 지역에서 더위로 인한 사망자는 2천127명으로 기상재해로 인한 사망·실종자 1천219명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이러한 폭염 피해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 기후변화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여름철은 길어지고 겨울철은 짧아지는 경향을 보이며 폭염과 열대야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충북지역도 예외는 아니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금처럼 계속 증가한다면 21세기 말(2071~2100년) 여름철은 지금(98일)보다 41일 길어지며, 겨울철은 지금(123일)보다 49일 짧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과정에서 폭염일수는 현재 8.9일에서 48.5일로 증가하며, 열대야일수도 현재 0.3일에서 39.3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전망대로라면 '계절의 여왕' 5월도 이젠 옛말이 된다. 기상청에서는 일평균기온이 20℃ 이상 올라간 후 다시 떨어지지 않은 첫날을 여름의 시작으로 보는데, 현재 충북지역의 여름은 6월 2일 시작되고 있으나 21세기 말에는 5월 15일로 현재보다 보름이상 빨라진다. 5월은 더 이상 꽃피는 봄이 아니라 폭염의 여름이 되는 것이다.

폭염일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면서 사망자 수는 더욱 급증할 전망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은 무엇보다 건강에 큰 영향을 준다. 폭염이 기상재해 가운데 가장 많은 사망자를 가져오는 것은 폭염이 그만큼 건강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인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더라도 누적된 온실가스 영향으로 우리나라 기후변화의 부정적 영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변화 피해 최소화 및 적응을 위한 정책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하며 국민들의 노력도 뒷받침 되어야 한다. 기후변화는 더 이상 '임기응변'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유비무환'의 자세가 필요한 중요한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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