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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 & NEW - 한국화가 강호생·정상수

'2인 2색' 붓 끝에서 움튼 한국화의 오늘과 내일

  • 웹출고시간2011.02.27 18:14:5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편집자 주

한국 전통그림의 맥을 잇는 대표적인 장르가 한국화다. 종이·비단·붓·먹·채색 등 동양의 전통적인 재료와 기법, 이론에 의해 그려진 그림을 말한다. 한국화는 동양화라는 용어와도 일맥상통하는데 1970년에 이르러 전통 회화의 독립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제강점기에 타율적으로 붙여진 명칭이 동양화라는 비판이 일면서 1980년대부터 공식적으로 한국화라 불리기 시작했다. 흔히 동양화는 먹물 번짐의 우연 효과를 기대하는 그림으로 오해하기 쉽다. OLD & NEW에서는 먹물의 우연한 번짐 효과가 아닌 과학적인 실험에 의한 당연한 결과를 화폭에 옮겨내는 강호생 작가와 전통의 기법을 토대로 한국화의 현대화 작업을 하고 있는 정상수 작가를 만나본다.
OLD - 강호생 작가

"어렸을 때 시골 담벼락과 흙바닥을 온 통 그림으로 채울 정도로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예나 지금이나 그림은 내 삶 그 자체고 분신이며 겉으로 드러나는 작가의 심장과도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어요"

섬세한 붓놀림과 과학적인 측량으로 한국화단에서 주목받고 있는 강호생(48·사진) 작가.

그에게 있어 한국화는 우연의 번짐 효과가 아니다.

몇 번의 시행착오와 측량을 통해 물과 먹물의 환상적인 번짐 효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우연의 효과가 아닌 과학적인 실험과 기록을 통해 만들어진 연구 성과다.


그가 그림을 그리는데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 단지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꼬마가 성장한 것뿐이다.

"어렸을 때 동네 아주머니가 아기를 업고 가는 모습을 그림으로 그렸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인체의 데생력이나 감각이 좀 있었던 것 같아요. 예전에는 학원대신 화실이 있었는데 며칠 동안 선배 화실에서 그림을 배우면서 서양화, 디자인, 조각, 정밀묘사, 수채화, 한국화 등 여러 파트를 그렸어요. 그 중 마음에 가장 와 닿는 파트가 한국화였죠"


그에게 있어 한국화는 가장 어렵지만 신비스럽고 오묘한 장르였다.

입시 한 달 전에는 자신의 방에 온갖 정물들을 채워 넣고 한국화의 기법을 연구할 정도로 열성이었다.

"당시 방안에서 배추, 무 등 온갖 정물 재료 썩는 냄새가 코를 찌를 정도였어요. 그래도 그림 그리는 게 행복했고 입시를 준비하던 시간이 즐거웠던 추억이 됐죠. 다만 제 그림에 대해 정확한 평가를 받을 곳이 없어 서울 남영동에서 화실을 운영하는 선배를 찾아가 평가를 받던 일이 어려웠던 것 같아요"

여느 화가가 그렇듯 그에게 있어서도 경제적인 부분은 예외가 아니다.

"화가가 돈을 벌기위해 그림을 그리는 일은 당연한 일이고 이해는 가지만 그 시간에 그림을 그리고 싶어도 그리지 못할 때의 괴리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죠. 저는 '인사유명 호사유피'라는 말이 있고, '이름 없이 빛도 없이 감사하며 살자'라는 글을 비교해 보면 깊은 성찰에 빠지게 되요. 예술가로서 거창한 포부보다 대한민국이 '예술강국'이 되는 견인차를 할 수 있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면 족하겠습니다"

작가는 모름지기 자신의 작품을 평가하는데 인색해야 한다는 그는 자신의 작품을 비평할 줄 아는 비판적 자세를 통해 내부의 문제를 고민한다면 좀 더 현재의 미술계가 발전 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예술가는 어떤 의미에서 꿈을 자양분으로 삼고 살아갑니다. 충북에도 예술정책과 토대의 실천적 역할을 감당해 주는 '도립미술관'이 있으면 합니다. 미술관 건립은 이제 미술인들만의 목소리가 아니라 충북의 가치를 등가적으로 살리는 젖줄이 되고 있습니다. 미술관 건립을 통해 충북미술 발전은 물론 작가양성에도 많은 관심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강호생 작가 프로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청주대학교 대학원 회화과 졸업

-청주, 서울, 프랑스 등에서 10여회 개인전

-기타 단체전 및 초대 아트페어전 등 약 210여회 참가

-충북우수예술인상, KBS자연환경미술대전 대상, 대한민국미술대전 및 충북미술대전 입상
NEW - 정상수 작가

"내 자신에게 있어 그림이란 내 자신을 들여다보는 거울이에요. 내가 현재 가장 관심 있어 하는 것들을 그림으로 그리게 되니까요. 앞으로도 이 길의 선택에 있어 후회 없는 종결자가 되도록 노력해갈 것입니다."

30대 젊은 화가로 한국화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있는 정상수(37·사진) 화가.

그에게 있어 한국화는 화선지에 먹의 농담을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화선지 대신 금박을 입히고 먹으로 그린 부분을 태운 독특한 그림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선보인 작품은 금색과 흑색의 조화를 보여주는 일명 '금박그림'이에요. 현대 매스 미디어의 핫 이슈가 되는 '스타들의 스캔들'이 작품의 모티브가 됐어요"

작품 속에는 세계적인 스포츠 산업의 정점에 있는 운동선수들이 등장한다.

한때 스캔들의 중심에 서 있었던 골프선수 타이거 우즈와 대중들에게 선명하게 기억되고 있는 그의 여인들이 그림의 주인공으로 호출됐다.


그가 추구하는 작업은 갑부 스포츠 스타의 여인들을 하이힐 외에 아무런 장치 없이 완벽한 성적 대상으로 황금빛 무대에 등장한다. 한국화로서는 파격적인 시도인 셈이다.

"제 작업에서 여성들의 몸은 물신주의의 정점에서 탄생된 스타들이에요. 물질만능시대에 살고 있는 스타들이 갖춰야할 도덕성, 대한 일종의 경고문(?)이라고도 할 수 있죠. 공인으로서 사회적 모범이 되고 책임감과 도덕성에 관한 중요성을 인식하라는 마음에서 앞으로도 이 같은 작업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선보일 계획입니다"

그가 그림을 그린 동기는 간단하다.

'예술적 감'이란 것은 후천적인 것에 의해서도 좌우되지만 어느 정도 타고 나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청주에서 대학 진학을 위해 즐겁게 입시를 준비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대학을 졸업하고 좀 더 견문을 넓히기 위해 중국 북경 중앙미술학원에 들어가게 된 거죠."

그는 당시 유학시절에 준비한 작품을 통해 중국 유학시절의 향수와 급 변화하는 중국의 현실을 표현했다.

중국여성에 대한 현 위치와 주변 국가와의 관계를 작가적 시각에서 그려낸 것이다.

"아직 작가 경력이 오래되지 않아 특별히 내세울 작품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坐臥像-hao ma?'라는 대형 설치 작품이 애착이 가는 편이에요. 중국유학시절부터 준비한 작품인데 4년 동안 모두 1천8개의 담뱃갑을 모아 참선에 있는 부처의 형상을 만든 것이에요. 마치 명상하는 내 자신의 모습을 하루하루 일기처럼 작업한 것이라 더 애착이 가는 것 같네요"

한국화의 현대화를 꾀하는 작가는 "앞으로도 새롭고 신선한 아이디어, 재료적인 효과를 통해 한국화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동박(銅箔)이라는 재료를 통해 현대 한국화에서의 새로운 에너지를 발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김수미기자

△정상수 작가 프로필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학예연구사

-충북대 미술교육과 졸업, 충북대 인문대학원 미술과·중국 북경 중앙미술대학원 국화과 재료반 석사

-북경 중앙미술대학원 학생 교류 및 중국 798예술지구 교류사업 추진

-대한민국 미술대전 구상 부분 특선, 충북미술대전 한국화 부분 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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