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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 & NEW - 판소리 명창 조동언·김은정

"소리꾼은 내 천직"…판소리 대중화를 꿈꾸다

  • 웹출고시간2011.10.09 18:43:3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소리꾼 조동언씨(사진왼쪽)와 김은정씨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우리 귀에 익숙한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 한 대목이다.

판소리는 우리나라 시대적 정서를 나타내는 전통예술로 삶의 희노애락을 음악과 어울려 해학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장르다. 여기에 청중이 함께 참여한다는 점에서 더 큰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판소리는 사설(辭說)의 극적 내용과 음악이 융합되는 극음악이라고도 불린다.

판소리는 한 명의 소리꾼이 고수(북치는 사람)의 장단에 맞춰 창(소리), 말(아니리), 몸짓(너름새)을 섞어가며 긴 이야기를 엮어가는 것을 말한다.

유래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조선 영조 30년(1754)에 유진한이 지은 춘향가의 내용으로 보아 적어도 숙종(재위 1674∼1720) 이전에 발생하였을 것으로 추측하기도 하고, 조선 전기 문헌에 보이는 광대소학지희(廣大笑謔之戱)가 토대가 되었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판소리 명창이 청주에도 있다.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이수자로 전국판소리명창대회 대상(1998)을 수상한 조동언 선생이다. 그 뒤를 이어 선생의 제자이자 청주 출신 판소리꾼인 김은정씨가 우리소리를 알리는데 분주하다.

우리 것을 묵묵히 지켜 나가는 판소리꾼 조동언, 김은정씨의 국악사랑 이야기를 들어본다.

OLD - 조동언씨


△어떤 계기로 판소리를 시작했나요.

"제 고향이 경북 예천군 감천면이라고 TV가 딱 두 대 있던 시골마을인데 한대가 저희 집에 있었거든요.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었는데 조상현 선생의 우리국악 한마당을 보다가 반해 고교 진학할 때 부모님께 국악을 하겠다고 말씀 드렸다 혼이 났던 기억이 있어요. 결국 인문계로 진학했는데 그해 여름 방학에 학교를 자퇴했어요"
△소리를 하면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전 고등학교를 두 번 다녔어요. 학교를 자퇴하고 몇 달 뒤, 가족이 모두 집을 비운 틈을 타 무작정 서울에 올라가기로 하고 어머니의 지갑을 뒤졌더니 달랑 6천원이 들어 있더라고요. 다 가지고 가면 내일 아침 누님의 차비가 없을 것 같아 3천원만 빼고 이웃집에서 나머지 3천원을 빌려 서울가는 버스를 탔어요. 당시 나 자신에게 했던 약속이 '조상현 선생님께 꼭 소리를 배우겠다'는 것과 '소리를 배우면 반드시 학교 공부를 다시 시작하겠다', '꼭 명창이 되겠다'는 것이었는데 선생님의 연락처를 몰라 공중전화로 114 안내원에게 알려달라고 하소연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후 물어물어 꼬박 한나절을 걸어 조상현 선생님 사무실을 찾았는데 3년 이란 시간을 잔심부름꾼으로 보내고 나서야 '고생했다'라는 말 한마디에 힘을 얻어 소리를 배우게 됐고 15년쯤 지나고 나니 선생님의 전수자라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이나 철학.

"제 성격이 아주 단순해요.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끝장을 봐야만 직성이 풀리는 성격일 지금까지 소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소리가 밥이 되진 못해도 전통의 맥을 이어가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있어야 할 자리를 찾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하고 있거나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아직도 매주 수요일마다 조상현 선생님께 수궁가를 배우고 있어요. 벌써 몇 년 정도가 지났는데 소리도 다른 장르와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배우고 가르치고, 가르치고 배우고를 반복해야 우리 국악이 널리 알려지지요. 저는 국악을 배우려는 이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관객과 청중을 찾아가 우리 국악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전국을 순회하며 특강을 시작했는데 해마다 8천여 명의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좀 더 대중과 호흡하고 밀착하는 것이 우리 국악을 널리 알리고 우리 것을 지켜 나가는 지름길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어떤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까.

"저와 관련해 TV 국악프로그램을 보고 꿈을 키운 초등생이 충북지역문화예술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 명창이 됐다는 내용이 실렸더라구요. 만인이 이 부분에 공감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제 자신을 수련해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우리나라 대표 소리꾼으로 기억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조동언 프로필

-중앙대학교 한국음악과 및 동예술대학원 졸업
-SBS주최 서울전국 판소리 명창대회(1996~2000년)일반부·명창부 문화부장관상 2회 수상
-2005년 25현 가야금 3중주단 '가야美' 1집 음반 기획 및 제작
-프랑스(소르본느대학)국제교류 한국의 숨결 총 감독 역임(2005~2007년)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이수자.
-서원대, 고려대, 건국대언론홍보대학원문화콘텐츠 강의교수
-저서 '판소리호흡법에 영향을 미치는 발성법과 호흡법의 관계성 연구'
NEW - 김은정씨


△어떤 계기로 판소리를 시작했나요.

"초등학교 때 어느 과목보다 예능시간이 기대됐던 것 같아요. 학교 행사가 있을 때마다 아이들 앞에 서곤 했는데 초등학교 2학년 담임선생님께서 국악을 한번 해보라고 권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엄마 손에 이끌려 처음 국악원이라는 곳에 가 가야금을 먼저 배우게 됐어요. 그리고 가야금과 함께 판소리를 접하면서 우연이 아닌 필연적으로 소리를 배우게 된 것 같습니다."

△소리를 하면서 에피소드가 있다면.

"처음에 소리를 시작할 때는 음치라고 하지 말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일반 가요나 동요를 부르는 것과 달리 소리의 꺾기 등 기교가 많아 소리에는 진전이 없다고들 하더라구요. 제가 소리를 하는데 많이 의기소침해 지고 고민을 하니까 부모님께서 수련원을 보내주셨어요. 소리하는 친구들이 모여 산으로 들어가 수련을 하는 곳인데 그곳에 다녀와서도 진전이 없으면 그때 그만둬도 늦지 않는다고 설득하시더라구요. 소리도 연륜이 있는 것인지 그곳에서 수련하고 온 뒤부터 목이 트여 저를 보는 선생님들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냈다고까지 하시더라구요"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이나 철학.

"판소리라는 장르는 끊임없는 자기 수련 과정이에요.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며 연습량을 많이 해야만 훌륭한 소리꾼이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소리는 하루를 쉬면 내 자신이 알고, 일주일을 쉬면 선생님이 알고, 한 달을 쉬면 관객이 아는 것 같아요. 그만큼 꾸준한 연습이 없으면 정말 힘든 게 판소리인 것 같네요"

△현재 하고 있거나 앞으로의 계획

"현재는 전국의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국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지도하고 있어요. 또 여성소리그룹 미음(美音)에서 활동하며 공연무대에 서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판소리꾼으로서 국악을 대중적으로 알리고 관객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끊임없는 고민과 노력으로 국악의 대중화에 나서고 싶습니다. 학생들에게는 더 이상 국악이라는 장르가 어렵고 지루한 것이 아니라, 즐겁고 흥겨운 장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전통 판소리를 좀 더 공부해 판소리 박사로도 불리고 싶습니다"

△어떤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까.

"훗날 김은정이라는 이름을 떠 올렸을 때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내가 그 사람의 소리를 듣고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고 감동의 순간을 되뇌이게 하는 그런 소리꾼으로 남고 싶습니다"

/ 김수미기자

#김은정 프로필

-청주 출생
-목원대학교 음악대학원 재학 중
-2009년 전국 진도 민요 경창대회 일반부 최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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