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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 & NEW - 조각가 장백순 & 어호선

차가운 돌에 따뜻한 생명을 불어넣다

  • 웹출고시간2011.03.13 20:42:4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편집자 주

덩그러니 놓여 있는 바위 하나를 보면 그저 차갑기 그지없다는 생각을 한다. 움직임도 없이 그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돌. 아무런 생명력도 없는 돌이 고유의 빛깔을 드러내고 새 생명을 얻는 순간이 있다. 조각가를 만났을 때다. 그저 덩치 큰 바위에 지나지 않던 차가운 성질의 것들은 이내 특유의 재질감과 오묘한 색깔을 드러낸다. 여기에 정적인 움직임을 입혀 주면 어느새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예술작품으로 새 생명을 얻는다. 돌 조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백순, 어호선 작가를 만나봤다.
OLD - 장백순 조각가

"고등학교 때 우연히 미술실을 지나면서 본 석고상이 한 순간에 제 인생을 바꿔 놓았어요. 살아 숨 쉬는 듯 한 표정이 나를 매료시켰고 그 때의 충격과 여운은 지금의 저를 만든 원동력이 됐지요."
'발아' '새' '소통' 시리즈로 이름을 각인시킨 장백순(46) 작가.
 
충북을 중심으로 활동하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국으로 활동 무대를 넓히고 있는 대표적인 조각가다.
 
그의 주된 장르는 돌이다. 조각을 할 수 있는 수많은 재료 중 돌을 택한 이유는 오묘한 빛깔이 뿜어져 나오는 신비로움에 있다.
 
조각의 기법에 따라 투박한 성질을 드러내기도 하고 한없이 부드러운 감촉으로 만지지 않고도 눈으로 볼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청원 출신인 그는 대학을 진학하기 전까지 줄 곳 시골에서 생활했다.
 
목수인 아버지 밑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그는 조그만 나무 한조각도 예사로 넘기지 않았다. 자르고 붙이고를 반복하다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야만 직성이 풀리는 소년이었다.
 
"제가 처음 무언가를 만들었다는 뿌듯함에 사로잡힌 것은 손바닥만한 방이 4개 있는 초가집을 완성했을 때였어요. 작은 초가집이었는데 어린 마음에도 그 집을 보며 기쁨에 겨워 감동했던 기억이 지금도 선하네요."

장백순 작가의 조각품들

그에게 있어 무언가를 만드는 일은 일상과도 같은 일이었다. 그러면서 늘 흥미롭고 기대되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고등학교 미술실을 지나며 우연히 본 조각상은 그의 인생을 바꿔놓게 됐다. 조각상의 살아 숨 쉬는 듯 한 표정이 신선한 충격이다 못해 미술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서게 한 촉매제가 됐다.

"성격이 좀 급한 편이라 오랜 시간을 인내하며 만들어내야 하는 조각이 적성에 맞냐는 말도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도 돌 조각을 고집하는 이유는 세월에서 묻어나는 연륜이 마력처럼 저를 매료시키기 때문인 것 같아요"
 
2000년 자연의 시작점인 씨앗과 인간의 존재를 동일선상에서 풀어보려는 '발아' 시리즈로 첫 개인전을 연 그는 2003년부터 '새' 시리즈를 통해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그리고 지난 2009년부터 '소통'이라는 새 작품 테마로 관람객들과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조각이란 제 삶의 전부이고 저를 있게 하는 존재의 이유라고 할 수 있어요. 앞으로는 한국의 문화 바우처 역할을 하면서 조금이나마 문화강국으로 성장해 가는데 보탬이 될 수 있는 작가로 남고 싶습니다."

NEW - 어호선 조각가
 

장백순 조각가 프로필

-홍익대학교 조소과 졸
-개인전 12회(청주, 서울, 부산, 싱가폴, 홍콩, 뉴욕), 초대 및 단체전 150여회
-청주시 신인예술상, 현대 충북예술상 수상
-현 한국미술협회, 청주조각회, 현대조각 회원, 충북대·청주교대·한국교원대 출강
 
"돌 조각처럼 중독성이 강한 작업이 없는 것 같아요. 제작과정이 까다롭고 제작기간도 오래 걸리지만 막상 원하는 형태가 나왔을 때의 희열감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지요."
 
자연에 대한 무한한 경외심과 사랑을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는 어호선(33) 작가.
 
조각이 외롭고, 거칠고, 힘든 작업이지만 돌을 다루면서 자연의 원리인 참는 법과 기다리는 법, 순응하는 법을 깨달았다는 그다.
 
그는 돌을 이해하고 원하는 대로 표현하면서 즐거운 노동의 의미를 알게 됐다고 했다.
 
그가 조각을 하면서 조각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된 것은 대학교 3학년 때의 일이다.
 
"실기수업을 하는데 석조를 처음 접했어요. 그때 '조각이란 이런 것이구나'하고 깨달으면서 매 시간이 흥미로운 수업이 됐어요. 이후 졸업과 동시에 조각가 박수용 선생님을 만나 4년간 선생님 작업실에서 본격적으로 석조를 배우게 됐고 그것을 계기로 지금의 자리에 있게 된 것이지요"

조각의 매력을 발견한 그에게도 힘든 시기는 있었다.


조각가 박수용 선생의 작업실에서 생활하며 조각가로서의 작품관이나 전업 작가로서의 삶 등이 두려운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는 "그래도 조각을 하면서 제 작품을 진심으로 사랑해주고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있어 그 어느 때 보다 행복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며 "그 속에서 얻는 무한한 에너지가 삶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소재를 작품의 모티브로 했다.
 
비온 뒤 마당 잔디 위를 누비는 달팽이와 이른 봄 겨울나무를 뚫고 나온 여린 새싹이 그의 작품 모티브가 됐다.

달팽이, 꽃, 소라 등 그의 작품에서 알 수 있듯 그는 현대인들에게 조그만 여유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작품활동에 매진한다.
 
"저에게 있어 돌과 노동과 자연, 그리고 삶은 제 하루이자 숨쉬기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앞으로도 부단히 노력해 부지런함과 성실함으로 무장한 작가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그는 유행에 민감한 미술계의 현실에 대해 "유행에 예민하게 반응하기보다 자신이 원하는 작품에 진정성을 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대중들에게 정신적인 즐거움을 주는 직업이 예술가임을 기억하고 행복한 직업에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김수미기자

어호선 조각가 프로필

-청주 출생
-건양대학교 조소과·충북대학교 일반대학원 조소과 졸업
-개인전 1회(서울) 및 단체전
-충청북도 미술대전 대상, 대전광역시 미술대전 최우수상·특선, 서울현대미술대전 특선 등 다수
-한국미술협회, 한국조각가협회, 청주조각회, 토석조각회 회원, 충북대학교 미술학과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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