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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 & NEW - 여성합창지휘자 김덕규·김은실

여성 전무 국내 지휘자 세계의 '마에스트라'

  • 웹출고시간2011.07.03 19:03:2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최근 여성 지휘자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뜨겁다. TV프로그램인 '남자의 자격'에서 박칼린의 활약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뮤지컬 감독인 그녀는 예능프로를 통해 여성 지휘자의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5월 청주시립합창단 3대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김은실(여·47)씨가 부임했다. 외국에서 합창지휘를 전공하고 한국에 온 여자박사 1호 여성상임지휘자다.

여성으로서 우리나라 원조 합창지휘자를 꼽으라면 김덕규 현 중부대학교 예술체육대학장을 꼽을 수 있다. 여성이 전무한 지휘자 세계에 과감히 발을 들여놓은 최초의 여성 합창지휘자다.

이들 둘은 미국 Universit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만나 서로 멘토-멘티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영원한 음악 동반자인 김덕규·김은실씨를 만나 여성 지휘자의 카리스마있는 인생 이야기를 들어본다.


OLD - 김덕규 중부대학교 예술체육대학장


△'합창단 여성 첫 상임지휘자의 원조'라는 타이틀에 대해.

"당시 제가 공부할 때만 해도 우리나라가 여성 지휘자들이 서기에 녹녹치가 않았어요. 합창지휘를 공부하고도 무대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없었으니까요. 초대 대전여성합창단에서 지휘를 맡으면서 붙은 타이틀인데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를 맡는 동안까지 이어지다가 이번에 김은실 지휘자가 청주시립합창단 지휘자로 부임하면서 타이틀을 물려주게 됐네요"

△학창시절 꿈이 지휘자였나.

-"2남5녀 중 셋째인데 형제들 중 머리가 좋다는 소리를 좀 많이 들었죠(웃음). 학교에서도 성적이 좋아 집에서는 의과대학을 보내려고 했어요. 그런데 학교에서는 제가 피아노에도 소질이 있고 노래도 곧 잘하니까 음대에 가는 게 어떠냐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음대에 진학해 작곡을 공부하게 됐어요. 이후 합창지휘는 미국 Universit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교환교수로 있으면서 실력을 좀 더 다진 격이죠"

△지휘자로서 기억에 남는 무대가 있나.

-"우리나라 외에도 러시아, 영국, 캐나다,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수많은 공연을 했는데 이탈리아 로마에서 잡은 지휘봉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2006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카펠라 합창단의 객원 지휘자로 초청 받았을 때도 가슴이 벅찼지만 올해 1월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을 이끌고 지역 최초로 영국의 에딘버러 축제에 참석했을 때예요. 당시 번스타인의 치체스터 시편송을 로마 최고의 음악학교인 싼타체칠리아 음악원 학생들과 함께 연주하는데 내가 선택한 길이 정말 행복하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 올랐죠"

△여성 지휘자 김은실에 대해.

-"김은실 지휘자는 미국 Universit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만났어요. 저는 교환교수로 2년을 가 있었고 김 지휘자는 합창지휘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었어요. 처음 만났는데 이야기가 잘 통하더라구요. 음악에 대한 열정도 있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당시 김 지휘자가 둘째 아이를 가졌는데 몸이 힘들어 공부하기도 쉽지 않았을텐데 건강하게 아기도 낳고 박사학위도 받는 모습을 보고 장하다는 생각을 했죠. 김 지휘자는 매사에 열심히 하는 열정적인 모습이 매력적인 사람입니다"

△여성 지휘자의 강점.

-"현 시점이 남성 위주의 지휘자 과정에서 서서히 바뀌는 때라고 생각해요. 점점 세대교체가 된다고 봐야죠. 이전에는 여성 지휘자들에게 폐쇄적이었다면 이제는 준비된 사람에게 기회를 열어 주는데 관대해 졌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2%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여성 지휘자가 2% 더 유리한 때가 있어요. 바로 어휘력인데 지휘자라면 5개 국어 정도는 기본으로 능통하거든요. 곡 해석을 해야 하는데 유명곡들 대부분이 외국어잖아요. 어휘력은 여성들이 좀 더 좋은 편이니까 나름 공부하기에 유리한 면이 있어요. 미국의 경우 지휘자의 80%가 여성인데 여성 지휘자들이 섬세하다보니 곡 해석 면에서도 더 뛰어나다고 볼 수 있겠죠"

△아직 미혼이신데 앞으로의 계획.

-"합창에 관한 음악재단을 설립하고 싶어요. 이를 법인화해 연령별, 성격별로 나누고 저녁에는 직장인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만들고 싶습니다. 그동안 대전에서 줄곧 활동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을 한 몸에 받았는데 그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더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김덕규 프로필

-현 중부대학교 예술체육대학장(뮤지컬·음악학과 교수)

-현 국제 합창올림픽 조직위원회 예술위원

-상트페테르부르크 카펠라 합창단 객원지휘(2006년)

-캐나다 밴쿠버 챔버 합창단 객원지휘(1996년)

-미국 USC 합창지휘 교환교수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역임

-논문 '레너드 번스타인의 치체스터 시편송 분석 연구'
OLD - 김은실 청주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


△시립합창단 지휘자로서 국내 첫 여성 상임지휘자라는데.

-"미국 Universit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합창지휘를 전공하고 박사학위를 받았어요. 그동안 외국에서 합창지휘를 전공한 분들은 많았는데 한국에 귀국한 여자박사 1호는 제가 유일하다고 하더라구요. 저에게 기회를 준 청주시에 감사하고 제가 가진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늘 공부하는 자세로 임할려구요"

△학창시절 꿈이 지휘자였나.

-"그냥 공부하는 거 재미있어 하던 평범한 학생이었어요. 음악을 하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때 합창부에 들어가면서 부터인데 당시 반장을 맡아 나름 재미있게 활동했었던 것 같아요. 그러던 어느 날 노래를 부르는데 득음을 한 것처럼 목이 확 트이더라구요. 그래서 성악과(대학)를 가야겠다 생각했는데 공부해서 평범하게 대학가라는 부모님의 말씀에 아쉽게 꿈을 접었죠. 대학에서는 독어독문학을 전공했는데 합창지휘를 하고 싶다는 꿈이 사라지질 않더라구요. 그래서 연세대 성악과에 편입하기로 마음을 먹고 딱 두달 레슨을 받았어요. 그런데 수 많은 경쟁자를 제치고 제가 유일하게 뽑히는 행운아가 돼 본격적으로 합창지휘를 공부하게 됐지요"

△여성 지휘자 김덕규에 대해.

-"김덕규 교수님은 미국 Universit of Southern California 합창지휘 박사과정을 공부할 때 만난 사이에요. 당시 교환 교수로 2년 오셨는데 교수님 덕분에 얼마나 재미있게 공부했는지 몰라요. 죽이 척척 맞아 며칠 밤낮을 세워도 음악에 대해 할 이야기가 많았어요. 그래서 유학생활을 더 열심히 할 수 있었고 더 많이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한국에 돌아와서도 교수님 덕에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첫 객원지휘자로 무대에 섰어요. 늘 교수님은 저의 롤모델이자 멘토로서 음악인생을 함께하는 동반자와 같다고 할 수 있어요"

△10년이라는 외국유학에 가족들의 반응은.

"제가 결혼을 하고 첫 아이를 낳은 다음 미국 유학을 갔거든요. 당시 유학까지는 생각을 안했는데 시어머니가 권유하셔서 떠나게 됐어요. 남편이 홀로 한국에 남아 고생이 많았죠. 아직도 시어머니는 "지휘하는 사람은 손이 예뻐야 한다"며 설거지도 못하게 하시거든요. 이전에는 화를 내고 제가 하겠다고 싸우다시피 해 하곤 했는데 요즘은 그저 감사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말씀이 없네요. 늘 든든한 후원자가 돼 주시는 가족들이 있어 힘이 납니다"

△앞으로의 계획

"청주에는 아무런 연고가 없는데 청주시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라는 기회를 열어 준 청주시에 감사합니다. 그동안 제가 유학하며 배운 것들, 또 그 이상의 실력을 발휘하는 지휘자가 되기 위해 늘 공부하는 자세로 단원들과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일려구요. 또 이제껏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시도를 통해 청주시에서 받은 것 이상의 것을 환원하고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지휘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김수미기자

김은실 프로필

-현 청주시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미국 Universit of Southern California 합창지휘 박사

-미국 Westerminster Choir College 교회음악 석사

-연세대학교 성악과 학사

-서강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졸업

-제39회 서울시 여성합창단 경연대회 금상 수상

-외국에서 합창지휘 전공 후 한국에 귀국한 여자박사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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