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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9.04 16:26:03
  • 최종수정2023.09.04 16:26:03

임영택

오선초 교사·동요작곡가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엄청난 뉴스들이 홍수를 이룬다. 사회 모든 영역, 모든 분야에서 어쩌면 그리도 전방위적으로 쏟아지는지 감당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무릇 일이란 것이 하나씩 하나씩 순차적으로 일어나고 해결되는 과정을 거치면 참 좋으련만 요즘 우리 사회는 그런 순차성을 잃은 듯하다. 특히 정치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정신을 심각하게 어지럽힌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며, 정치적인 존재라고 가르쳤다. 정치를 외면하고선 살 수 없으며, 일상생활 자체가 온전히 정치로부터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의 정치는 오히려 외면하고 싶다. 정치적인 존재임을 거부하고 싶게 한다. 차라리 정치에서 멀찍이 벗어나 온전히 신경쓸 것 없는 평안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한 건 비단 나만의 판단일까? 그래서 더더욱 머리가 복잡하고 혼란스럽다. 무엇이 옳은 것이고 옳지 않은 것인지 가치 판단이 어렵다.

이렇게 어수선하고 복합한 세상 속에서 진실과 정의를 가르치며 행복을 가꿔가야 할 일선 교사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소식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을 가르친다는 일이 얼마나 숭고한 일인가? 내가 가진 역량을 다른 이를 위해 쏟는다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가 말이다. 하물며 자라나는 아이들이 삶의 이정표를 세울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니 이것만큼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 또 있을까 싶다. 그런데도 그 일을 멈출 수밖에 없는 데에는 말못할 고통과 괴로움이 막대했으리라.

상황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복잡다단한 사회를 이르는 '뷰카(VUCA)'라는 말이 있다. 변동성(Volatile),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의 영문 첫 글자를 딴 말로 상황이 급변하고 변동성이 너무 커서 당장 내일도 예측하기 힘든 경제·사회적 상황을 일컫는다. 지금 우리 사회 현상이 꼭 그렇다. 정치, 경제, 사회, 교육, 역사, 문화 등 어느 한 분야라고 할 것도 없이 모든 영역에서 복잡하고 불확실한 사회 현상을 드러내고 있다.

관심으로 시작하여 외면에 이르는 지난한 과정속에서 수많은 감정 상태와 마주하게 된다. 왜냐하면 일련의 일들이 전혀 상식적이지도 않고, 공정하지도 않으며 남 탓과 억지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어 보면 볼수록 화가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개를 돌린다. 차라리 모르고 지내는 편이 훨씬 속 편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사회를 등지고 살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이런 사회일수록 창의와 혁신의 문화를 조성하고 정착시키는 일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옳은 것도 없고 영원할 것도 없는 사회의 현상 앞에서 취약한 부분이 보인다면 수용력과 탄력성을 가지고 대처해야 하며, 불안감을 느끼는 순간이 온다면 보다 적극적인 공감과 마음 챙김이 필요하다. 또한 현상 가운데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흔들림 없는 직관과 냉철한 비판력으로 새로운 기준을 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그리하여 지금까지 가져왔던 고정된 관념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습관을 바꾸고 행동을 바꾸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새로운 관점의 토대 위에 새로운 환경을 구축하게 될 것이다. 뷰카(VUCA) 시대에 갖춰야 할 필요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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