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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7.31 16:39:56
  • 최종수정2023.07.31 16:39:56

임영택

오선초 교사·동요작곡가

폭우로 인해 강둑이 무너지고, 산사태로 인해 많은 생명과 재산을 잃은 아픔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다시 폭염때문에 어렵고 힘든 나날을 살고 있다. 막을 수도 있었던 재난사고를 보면서 너무도 가슴이 아파 밤잠을 설쳤다. 급기야 한밤중에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 현상으로 선풍기를 끼고 잠자리에 들지만 잠이 오지 않기는 매한가지다.

가슴 먹먹하고 안타까운 소식이 언론을 통해 들려왔다. 폭우로 인해 온 나라 곳곳에서 생명과 재산을 잃어 아픔과 안타까움이 가득한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젊은 교사의 안타까운 죽음 소식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얼마나 견디기 어려웠으면? 대체 무엇이 그런 선택을 하게 했을까? 라는 생각도 잠시 언론을 통해서 하나씩 밝혀지는 진실 앞에 서서히 화가 부풀어 오른다. 같은 현상을 두고 여기저기서 내뱉는 서로 다른 말들이 부딪혀 더더욱 분노를 일으키게 한다. 답답하다. 속 시원히 소리라도 지르고 싶다.

이번 사건을 두고 일각에서는 '교권 실추'라고 규정하고, 이의 원인을 '책임은 없는 학생, 인권만 지나치게 강조한 학생인권조례 탓'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래서 학생인권조례를 손봐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교권과 학생 인권은 대립각으로 볼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과거 교육목적상이라는 이름으로 교사의 학생에 대한 체벌이 묵인되고 일상적이었던 때가 있었다. 이 때에도 교권에 대한 문제 제기는 여전히 있었다. 그런데도 유독 이번 사안을 두고 학생 인권을 너무 강조해서 교권이 추락됐다 라는 논리를 들이대는 것은 적절치 않다. 우리 교육의 현실에서 왜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는지 본질을 바로 보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옳은 처사다.

견지망월(見指忘月)이라는 말이 있다. 손가락으로 달을 보라 가리켰더니 보라는 달은 안보고 손가락만 본다는 말로 본질을 외면한 채 본질과는 상관없는 것에 집착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길이 창창한 젊은 교사의 극단적 선택 앞에 놓여있던 교육 현장의 막막한 현실. 엄청나게 밀려드는 행정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언제부터인가 교육을 공급자(교사)와 수혜자의 개념으로 만들어 교육이 서비스업으로 치부됐고 밀려드는 수혜자(학부모)의 민원이나 항의, 요구에 아무런 대응을 할 수 없게 만든 구조적 문제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그 안에서 교사들이 얼마나 심한 감정노동과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지를 우선 살피는 것이 본질이다.

교권과 학생 인권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기본권이다. 진정으로 교권의 신장을 원한다면 교사와 학생의 인권이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는 교육 환경 조성이 우선돼야 한다. 또한 현재 교사들이 안고 있는 불필요한 행정업무를 없애야 하며 소위 학부모 등의 악성 민원으로 인한 스트레스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안전한 법적·제도적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공교육의 만족도와 신뢰도를 제고한다는 미명 하에 오롯이 교사 한 사람에게 지워졌던 무한 책임의 짐을 벗어내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정책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달을 보라 가리켰더니 달은 보지 아니하고 손가락만 보고 비합리적이며 비논리적인 억지 주장을 펼치는 일은 당장 멈추어야 한다. 교사는 학생들과 함께 행복한 배움과 가르침을 간절히 원하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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