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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1.24 15:05:53
  • 최종수정2021.01.24 15:05:53

송용섭

충청북도농업기술원장·교육학박사

어느새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국민들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재택근무, 화상회의, 원격교육, 온라인콘서트, 차박여행 등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았을 뿐 아니라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화 영향으로 외식이 줄어들면서 집밥이 부활했다.

집밥은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음식 또는 식사로서 가정식(家庭食), 영어로 옮겨보면 홈메이드푸드(homemade food)다. 코로나19 발생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외식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가정 내에서 음식을 즐기는 횟수가 점차 줄어드는 세태 속에서 집밥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어머니의 손맛과 애정이 함께 버무려진 집밥이 무척이나 그리워졌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 최근 들어 국민들은 오랜 시간을 집에서 보내야만 하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직접 식재료를 구입하고 요리하여 밥상을 차리는 행동에 나선 것이다. 요리에서 점차 손을 떼고 있던 여성들뿐만 아니라 남성, 청소년, 어린이에 이르기까지 음식에 관심을 갖고 직접 밥상을 차리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국내 1인 가구 비중이 2019년 사상 첫 30%를 돌파하면서 홀로 즐기는 혼밥과 혼술의 시대이었다면, 이제는 안전과 건강까지 고려해 집에서 즐기는 홈밥과 홈술의 시대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푸드비즈니스랩의 분석에 의하면 "간편하고 맛있는 '집밥 1.0'의 시대와는 달리 간편하지만 신선한 음식, 편리하지만 건강한 음식, 초록색이지만 맛있는, 달지만 저당인, 짜지만 저염인 식품을 원하는 '집밥 2.0'의 시대"가 오고 있다.

기존의 집밥과는 개념이 다른 다채롭고 화려한 집밥으로 귀환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2020년 식품소비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9년과 비교하여 식품 구입 시 중요하게 고려된 요소는 영양(건강), 구입과 조리의 편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집에서 식사하는 횟수가 증가하고 면역력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과 편리성을 중요시하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건강한 식재료와 식습관 그리고 면역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가장 뚜렷한 변화로서 가정간편식(HMR), 즉 집에서 전자레인지나 에어프라이어로 간단히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식품 구매가 크게 증가했으며, 특히 컵밥, 덮밥, 냉동밥류와 같이 밥이 들어있는 간편식이 급격히 늘어났다. 또한 요리에 필요한 식재료가 다듬어져서 포장되어 조리법대로 따르면 완성되는 밀키트(meal kit)의 판매가 식품업체 매출의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확산 이후 영업 제한으로 고객이 급감하고 폐업하는 음식점들이 속출하면서 레스토랑 간편식(RMR)의 판매가 새벽배송 업체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러한 가정간편식 국내시장 규모는 코로나19 특수에 힘입어 4조원을 넘어 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약 40% 성장한 수준이다.

구매하는 쌀의 평균가격도 상승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저가인 혼합미보다는 단일품종인 고가의 고품질 쌀을 선호하고 있다. 자신과 가족의 입맛에 맞는 건강한 쌀을 다소 비싸더라도 구매하는 소비 성향이 쌀 시장에 반영된 것이다. 그리고 냉장고에 오래 보관해도 문제없고 어떤 음식과도 조화를 잘 이루는 김치 판매량도 크게 늘어났다. 또한 계란과 우유, 돼지고기 등 축산물의 경우는 동물복지인증을 받은 제품을 선호하는가 하면 채식 인구가 빠르게 성장하는 등 윤리적 가치가 중시되는 소비시대를 맞고 있다.

먹방, 쿡방 등 방송프로그램의 인기 상승과 함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표출되고 있는 음식에 관한 관심은 건강과 안전, 맛을 중시하는 국민들의 욕구가 적극 반영된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농업인들이 식품소비 트렌드에 맞추어 안전하고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하여 공급하고, 지방마다 특화된 다채로운 음식과 레시피를 개발하여 간편식으로 상품화한다면 집밥의 화려한 귀환은 국민을 보다 건강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농가소득 창출로 이어지는 변곡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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