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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10.29 17:06:13
  • 최종수정2019.10.29 19:27:03

최종웅

소설가

무심천은 청주를 남북으로 관통할 뿐만 아니라 동서까지 포용할 수 있는 중심에 있다.

아마 그 땅값을 시가로 환산한다면 평당 수백만 원은 충분할 것이다.

그 넓은 땅값을 돈으로 계산한다면 천문학적인 금액일 것이다.

만약 그 엄청난 재산을 개인이 갖고 있다면 저렇게 방치하진 않을 것이다.

무심천도 여느 하천과 비슷한 과정을 거치면서 오늘에 이르렀을 것이다.

지저분한 무심천을 콘크리트로 포장해서 길을 내고 주차장을 만들면서 흡족했을 것이다. 도심의 교통난과 주차난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꿈도 부풀었을 것이다.

그게 어제 같은데 지금은 다시 자연 상태로 복원하자는 소리가 높다. 아무리 자연형으로 복원한다고 해도 쾌적한 시민공원으로 거듭날 수가 없다는 게 문제다.

소음 때문이다. 무심천 제방 양쪽에 도로가 있고, 그 도로로부터 나오는 자동차 소음은 사람을 질리게 만든다.

아무리 돈을 들여 공원을 만들어놓아도 사람이 꼬이지 않는 이유다.

그렇다고 도로를 없앨 수도 없다. 환경단체가 그렇게 아우성을 치는데도 여태 하상도로를 없애지 못한 이유다.

그 한계를 극복하는 게 바로 지하도로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무심천은 쾌적한 공원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오지 말라고 해도 사람이 몰려들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그런 공사를 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다. 서울 도심 지하에 급행철도(GTX)를 깔고 있는 토목기술을 생각하면 무심천 지하에 도로를 만드는 것쯤은 일도 아닐 것이다.

지하도로 공사를 하면서 얻는 골재만 팔아도 공사비의 상당 부분을 충당할 수 있다는 전문가도 많다.

무심천 도심구간 지하에 청주의 남북을 관통하는 10차선 정도의 도로를 건설한다면 청주의 교통, 주차, 공원 문제 등은 거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환상을 실현할 수 있다면 청계천보다 강한 영향을 파급할 게 분명하다.

전국 각지의 도심 하천에 지하도로가 생기는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이런 변화를 주도한 주인공은 금방 유명해질지도 모른다. 만약 이 일을 청주시장이 했다면 충북도지사쯤은 떼놓은 당상일 것이다.

그 여세를 몰아 질주한다면 대권까지 넘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상상이 가능한데도 아무도 공약하지 않는다.

왜 일까· 모험을 하기 싫어서일 것이다. 위험한 장사가 돈이 많이 남는다는 말도 있다.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용기가 세상을 바꾸고, 세상을 바꿀 능력이 있는 자만이 지도자가 될 자격이 있다.

이런 상상을 하면서 무심천을 걸으면 무심천만큼 철학적인 이름도 없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전국 각지에 하천이 있고, 그 하천마다 이름이 있지만 대부분 도시 이름을 땄다. 대전천 안성천 안양천처럼.

만약 무심천을 청주천이라고 했다면 이런 글도 쓰지 않을 것이다.

무심이란 말이 모든 것을 포기한 듯 한 의미이지만 극락의 경지도 포함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무심천을 바라보면 허전하다는 기분을 감출 수 없다.

무심이란 명칭에 어울리는 시도 없고 가요도 없어서다.

지하도로 개설로 소음이 사라진 무심천은 전국적인 명소가 될 것이다.

벚꽃이 눈부시게 핀 봄에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 테고, 만발한 꽃과 함께 사랑도 흐드러지게 피어날 것이다.

아름다운 벚꽃 사랑이 봄 여름 가을을 거치면서 한껏 뜨거워지다가 겨울이 되면서 돌연 이별을 맞는 과정도 눈에 선하다.

첫눈이 소복이 쌓이는 겨울, 눈발처럼 시린 이별을 하는 연인의 모습도 겹친다.

안개 자욱한 계절에 추억을 찾아 무심천을 배회하는 젊은 나그네의 쓸쓸한 모습도 어딘가 있을 것이다.

'무심천 나그네'

1, 벚꽃 눈부신 무심천엔/사랑도 흐드러진다. /말 없는 무심천아!/ 사랑이 기쁘면/왜 노래하지 못하느냐·

2, 첫눈 소복한 무심천엔/이별이 눈발처럼 흩날린다/ 무정한 무심천아!/사랑이 아프면/ 왜 울지 못하느냐.

3, 안개 자욱한 무심천엔/미련도 안개처럼 자욱하다. /무심천 나그네야!/ 그 아픈 추억을/어찌 잊으려 왔느냐·

이 글이 누군가에 의해 가요로 작곡되어 빛을 본다면 무심천은 비로소 그 이름값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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