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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수도 시대의 충청대망론

최종웅의 세상타령

  • 웹출고시간2021.04.06 15:57:45
  • 최종수정2021.04.06 15:57:45

최종웅

소설가

반기문 총장이후 잠잠하던 충청대망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보수진영에 유력한 대권 주자가 없는데 느닷없이 윤석열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충청도에서 낳고 자란 것은 아니지만 선대 고향이 충청도라서 충청 출신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다음은 충청도가 덩칫값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충청도 인구가 영호남에 비해서 형편없이 적을 때는 한국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영호남이었다.

이제 영호남 시대는 끝났다. 충청도의 인구가 호남을 추월했다는 뉴스가 보도되어 '영충호 시대'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기 시작한 것도 한참 지났다.



충청 인구가 호남은 물론 TK도 추월해서 행정수도만 완성하면 PK까지도 넘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영호남이 주도하던 정치를 영남과 충청이 주도해야 맞는 게 아닌가. 아직도 한국 정치는 물론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를 영호남이 좌지우지하고 있다.

실제로 TK는 박정희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등 수많은 대통령을 배출했고, PK도 김영삼 노무현 문재인 등을 배출했다.

충청도보다 인구가 적은 호남도 김대중을 배출한 이후 이낙연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결속하는 분위기다.

충청도는 덩칫값도 못 한다는 소릴 들을 만도 하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까· 무엇보다 충청 출신의 대권 주자들은 대부분 보수진영이었는데 영남 출신과의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다행히 차기 대권구도는 영남에 보수진영의 유력 후보가 없기 때문에 충청권에 대권 후보가 나온다면 영남을 흡수할 수 있는 기회다. 실제로 충청권에 수많은 대권 후보가 명멸했지만 가장 근접했던 게 김종필이었다.

그러나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등 영남출신 보수 후보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진보진영의 후보가 호남에서 나오고 충청권에서 보수 후보가 나온다고 가정하면 영남은 태생적으로 충청을 지지할 수밖에 없다.

천재일우의 기회가 건국 이후 처음 찾아 온 것인데 이를 무산시킬 수 없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보다 중요한 이유도 있다. 바로 행정수도 시대를 맞았다는 사실이다. 행정수도는 서울에 편중된 대한민국을 균형 있게 분산하자는 취지고,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정도로 다급한 과제다.

여당은 행정수도를 추진한다고는 하지만 수도권의 눈치를 보느라 과감하게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 국회 대법원 등을 세종시로 옮겨서 명실공히 행정수도로 위상을 갖추지 않으면 수도권에 편중된 대한민국을 균형 있게 발전시킬 수 없다.

개헌을 해서라도 수도를 세종시로 옮겨야만 가능한 일인데 이렇게 중요한 일을 하는데 충청권이 소외될 수는 없다. 그래서 충청권 대망론이 다시 등장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보다 중요한 이유도 있다. 바로 윤석열 불씨를 꺼뜨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렇다 할 대권 주자가 없는 보수진영에서 윤석열은 횡재라고 할 수밖에 없다.

행운이 찾아오면 당연히 내 것으로 만들려고 하는 게 인간의 본성인데 어쩐 일인지 보수진영은 눈치만 살피며 선뜻 잡으려고 하지 않는다.

왜일까· 기득권을 침해 받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런 때 충청권에서 불씨를 살려야한다.

이런 의미에서 충남 출신의 정진석 의원의 과감한 윤석열 지지선언은 의미가 심장한 것이다.

지금까지 열거한 여러 이유보다 중요한 이유가 있다. 지역대결 현상이 점점 심화되고 있는데 이를 해소할 지역은 충청권뿐이 없다는 점이다.

옛날엔 지역대결만이 문제가 되었지만 지금은 보혁 노사 빈부 노소 등으로 사분오열하고 있어,  이를 우려하는 여론도 고조되고 있다.

충청권의 역할이 이처럼 막중하지만 충청권은 모래알처럼 결속하지 못하는 기질이 있다.

실제로 김종필은 13대 대선에서 충청에서 간신히 1위는 하였지만 다른 후보들이 고향에서 몰표를 얻은 것과는 비교되었고, 이회창은 17대 대선에서 고향에서도 2위를 하는데 그쳤다.

요즘 윤석열이 지피고 있는 충청대망론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충청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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