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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6.08 16:31:43
  • 최종수정2021.06.08 16:31:43

최종웅

소설가

이준석 돌풍이 매섭다. 백전노장들을 물리치고 당당히 1위를 하기 때문이다. 그 기세가 워낙 거세서 신기하기까지 하다.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꼬마가 영어회화를 능숙히 하고, 고등수학을 척척 푸는 신동(神童)처럼 느껴진다.

대체 이준석의 돌풍은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태풍과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정상적인 날씨는 일주일 간격으로 눈비가 오게 마련이다. 너무 가물면 기온이 올라가게 되고, 고온을 해결하기 위해 비상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자연이 선포하는 비상사태다. 우리 정계에 비상사태를 선포할 만큼 다급한 일이라도 있는 걸까? 얼핏 아무 문제도 없어 보이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럴만한 일이 없는 것도 아니다.

보수정권에 신물이 나서 썩은 물을 갈아치운다는 심정으로 진보를 선택했다. 그렇게 탄생한 진보정권이 국민이 바라는 일은 하지 않고 엉뚱한 짓만 하는 게 도를 넘었다고 판단한 것일지도 모른다.

북한과 친하게 지내면서 핵을 없애고, 북한주민의 인권을 신장하는 일을 한다면 불평할 이유가 없다. 김정은 독재정권만 이롭게 한다고 걱정하니까 불만이 쌓인 것이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력이 약한 노약자를 돕는 것을 누가 반대하겠는가. 정권유지를 위해 돈을 물 쓰듯 한다고 의심하니까 반대하는 것이다.

검찰개혁도 비슷하다. 검찰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고 정권안보에 매달리는 폐단을 없애려고 시작했던 것이다. 검찰이 정권 비리를 수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검찰개혁처럼 호도한다고 생각하니까 반발하는 것이다.·

조국 사태도 그렇다. 검찰개혁을 주도한다는 것은 사나운 호랑이를 잡는 것처럼 위험한 일이다. 당연히 호랑이를 두려워하지 않을 만큼 용감한 무사를 선발해야하는 건 상식이다.

하필이면 호랑이에게 약점이 잡힌 겁쟁이를 법무장관으로 임명해 두 번씩이나 망신을 당한 게 아닌가. 호랑이가 너무 사나워서 잡지도 못하고 상처만 입었다고 변명하니까 수긍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문제들이 쌓여서 더 이상은 못 참겠다는 불평이 분출하기 시작한 것이고,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표로 나타난 것이다. 정권을 교체하자면 야당 대표부터 바꿔야 하고, 이런 일을 할 사람을 찾다가 보니 이준석을 발견한 것이다.

문제는 이준석이란 청년이 잘생긴 외모와 달변 말고는 시대정신을 구현할만한 능력을 찾을 수가 없다는 점이다. 그가 당 대표가 된다고 해서 정권교체를 할 만한 능력이 갑자기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가 당선된다고 해서 진보정권의 친북정책을 바꿀 수 있겠는가. 그가 대표가 된다고 해서 전 국민에게 살포하는 재난지원금을 어떻게 막겠는가.

답이 보이지 않는다. 정권교체는 해야겠는데 기성정치인으로는 안되겠으니까 홍길동처럼 상상의 인물을 만들어낸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의미에서 제2의 윤석열 현상일 수도 있다.

돌이켜 보면 우리 정계에도 40대에 돌풍을 일으키면서 등장한 인물이 많았다. 김대중 김영삼 이철승 등이 다 그런 인물이다. 군사정권이 기승을 부릴 때 독재타도를 외치며 등장한 양 김씨를 보고 열광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금방 독재정권을 무너뜨릴 것 같은 기세였지만 정작 군사정권을 타도한 것은 엉뚱한 김재규 중정부장이었다.

숙성기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김대중이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해서는 수십 년간의 숙성기간이 필요했고, 김영삼도 대권을 잡기 위해서는 군사정권과 야합하는 숙성절차가 필요했다.

이준석이 바람을 일으키고 있지만 결실을 맺기까지는 인고의 세월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우선은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는 야당에 관심을 유도한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일단 국민의 관심을 받으면 당 외곽에서 맴돌고 있는 윤석열 최재형 김동연 등 대권주자들이 당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다. 그렇게만 되어도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분위기는 조성된 것이다.

야권의 유력한 대선 주자들이 치열하게 경선을 하게 되면 이준석 돌풍보다 강한 태풍이 불수도 있을 것이다. 그게 바로 이준석 바람의 결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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