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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흐르는 속도는 나이에 비례한다는 우스개가 있다. 불혹이 지나면 자동차 계기판의 숫자가 40킬로미터라서 그 만큼의 속도로 내달린단다. 나이 드신 분들의 말을 빌리면, 늙을수록 세월의 흐름이 무척 빨라진다고 한다. 이런 이치는 마치 중천에 머물던 해가 서산에 질 때는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것과 같다.

어느 자리에서 "마흔 지나니까 하루가 빨리 지나간다"고 했던 적이 있었다. 그 때 나이 드신 어르신이 웃으며 "환갑 지나면 하루가 눈 떴다 감고 나면 지나간다"며 불혹은 아직 청춘이라 하셨다. 하긴, 나이는 아랫사람과 견주면 위기지만 손위 사람에게 기준을 맞추면 위안이 되는가 보다.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다는 뜻의 불혹. 세상의 이치를 볼 줄 아는 안목을 지녔다는 나이가 되었다는 의미다. 바른 안목이 열렸으므로 부질없는 세상일에는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확고부동한 자신의 신념으로 세상의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선비의 삶을 살아야 하는 나이라는 뜻도 되겠다.

18세기를 대표하는 조선시대의 문인 이용휴(李用休)가 마흔이 된 정재용(鄭在用)에게 쓴 편지에서 "눈(眼)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외부를 보는 눈이요, 다른 하나는 내부를 살피는 눈이다. 외부를 보는 눈으로는 사물을 살피고, 내부를 보는 눈으로는 이치를 살핀다. 그런데 외부를 보는 눈은 현혹되기 쉬우므로 반드시 내부를 보는 눈에 의해 바로 잡혀야만 한다. 따라서 내부를 보는 눈이 더 온전하다."고 조언했다.

나는 이 글을 보고 세상일에 현혹되지 않고 삶의 본질을 바로 보아야 불혹의 삶이 부끄럽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선가(禪家)에 "개는 흙덩이를 쫓아가지만 사자는 흙덩이를 던진 사람을 물어버린다"는 법문이 전하는데 거짓과 진실을 잘 판단해야 된다는 가르침이다. 이런 안목과 기준이 바로 서야 마흔의 나이 값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며 혼돈의 삶을 사는 게 나이 사십이다.

일전에 불혹을 이야기하면서 '유혹되지 않는 나이'라고 설명한 적이 있다. 그때는 돈과 이성의 감정에서 홀가분해질 수 있다는 뜻으로 말한 것 같다. 이 의미를 다른 입장에서 해석하면 누구도 '유혹하지 않는 나이'라고 할 수 있다. 유혹의 중심에서 멀어졌다고 해야 할지 모르지만 그만큼 젊지도 늙지도 않은 중년의 나이라는 것이다. 저 링컨의 "남자의 나이 사십이 넘었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져라."는 말은 이제부터는 인물보다는 인품에 투자해야 된다는 일종의 충고다. 더 이상 과거의 젊음에 안주하지 말고 현재의 연륜을 멋으로 승화하고 자신의 삶을 관조하라는 의미로 보고 싶다.

독수리는 70년 정도의 수명을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수리가 이렇게 오래 살 수 있는 것은 다시 태어나는 과정이 있기 때문이다. 독수리는 40세 정도가 되면 부리와 발톱이 무디어지므로 더 이상 먹이사냥을 할 수 없게 된다. 이 때 독수리는 절벽으로 몸을 던져 무딘 부리를 없애고 새로운 부리가 나오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새로 자란 부리로 이번에는 자신의 발톱을 하나하나 뽑는다. 이런 아픔과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또 하나의 부리와 발톱이 탄생하는 것이다. 독수리에게 40세는 생사를 선택해야하는 시점이다.

사람의 나이 마흔에도 자기 혁신을 위한 삶의 전환이 필요하다. 인생을 80으로 기준하면 절반을 살았으니 제 2의 삶을 준비할 때라는 것을 절감한다. 내안에서 가치관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은 타성에 젖은 삶에서 주체적인 삶의 방식으로 인생을 설계해야한다는 뜻도 된다. 그러므로 사람에게 있어서도 40세는 무엇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터닝 포인트다.

사회학자 윌리엄 새들러 박사는 마흔 이후의 장래에 대해 검토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착륙'을 준비하는 것인지, '이륙'을 준비하는 것인지 결정하라고 했다. 남자나 여자나 불혹의 나이는 곧 기회이면서 위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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