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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1.09 13:52:42
  • 최종수정2018.01.09 13:52:42

최종웅

소설가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를 보면서 의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잖다. 이러다가 대한민국의 정체성마저 흔들리는 게 아니냐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한 일이 적폐청산인데, 그것은 대부분 국정원, 사이버사령부, 기무사처럼 북한과 싸우는 기관이었다.

적폐청산이 안보위기에 대북기관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추측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도 설마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 그런 일을 하겠느냐고 자문해 볼 때도 있다.

왜냐하면 대통령은 국익을 위해서 어떤 일을 하고도 그 이유를 말할 수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자칫 주변 국가와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어서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높은 산에 올라 강물을 내려다보면 대통령의 뜻을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람의 욕심 같아선 저 강이 직선으로 흘러가지 않는 게 불만스러울 수 있다. 굽이돌아 흘러가는 강물을 직선으로 바로 잡으면 엄청난 농지가 생길 것이라는 공상을 했던 적도 있다.

그게 얼마나 어리석은 상상인지 얼굴이 붉어질 때가 있다.

강이 흐르는 목적은 바다에 빨리 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때 그런 상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강의 또 다른 목적은 어느 한 곳도 빼놓지 않고 적시는 것일 수도 있다. 그래야만 모든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어서다.

그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강은 굽이굽이 돌아 흐르는 것이다. 우리 대통령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목적은 우리 국민이 평화롭게 잘 살도록 하는 것이다. 그 평화라는 개념에는 남한의 경제력도 보존하고 북의 군사력도 보유하는 것일 수 있다.

남북의 힘을 합쳐 남부럽지 않게 사는 것이 궁극의 목표일 것이다. 만약 우리의 경제력과 북의 군사력이 결합할 수만 있다면 유사 이래 최고의 번영기를 맞게 되는 셈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일본은 물론 중국이나 미국도 무시할 수 없는 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런 목표를 갖고 있다고 해도 말을 할 수 있을까· 미국은 북한의 핵을 없애기 위해 사생결단을 낼 각오다. 조금만 더 압력을 가하면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이란 확신을 갖고 있다.

중국이 조금만 더 협조하면 북한이 금방 항복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중국까지 압박하고 있다. 이런 때 대한민국 대통령이 북의 핵과 남의 경제력을 통합하겠다고 하면 난리가 날 것이다.

놀라기는 중국이나 일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남북이 같은 민족인데도 통일 국가로 살아가지 못하도록 만든 것은 우리가 아니라 주변 열강이었다. 그들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남북이 잘 살 수 있는 조건이라도 되는 것처럼 떠들지만 사실은 자신들이 싸우지 않고 살기위한 전략일 뿐이다.

만약 한반도에서 통일 분위기가 무르익는다면 주변 열강이 제일 먼저 놀랄 것이다. 이런 일을 누구보다 잘 아는 문재인 대통령은 감히 그런 말을 하지 못할 것이다. 말도 하지 못하면서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만하는 대통령의 심정은 흐르는 강물처럼 답답할 지도 모른다.

높은 산에서 강물을 내려다보는 구경꾼은 왜 빨리 바다로 가지 않느냐고 질책하겠지만 강물은 어느 한 곳도 빼놓지 않고 적셔야 하는 임무를 포기할 수 없다. 강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좀 늦더라도 굽이굽이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한민국 대통령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북한과 성급한 대화를 하면 미국이 의심할 것이고, 미국의 눈치만 보면 중국이 화를 낼 것이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대통령의 말이나 정책은 오락가락하는 것으로 비출 수도 있다.

우리가 선출한 대통령이 어떤 통일관을 갖고 있고, 그것을 어떻게 실현하느냐는 건 능력이지만 국운일 수도 있다. 박정희란 대통령이 등장해서 가난을 떨쳐버렸듯이 문재인이란 대통령으로 해서 남북의 적대관계를 씻을 수 있다면 그것은 천운일 것이다.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기다려줘야 하는 것은 우리가 뽑은 대통령에 대한 신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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