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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소설가·전 단양교육장

아침 출근길. 혼잡한 지하철에 커다란 가방을 든 남자가 승차하더니 승객을 향해 말하기 시작합니다. 저마다의 시선을 저마다의 관심거리를 향해 던지던 모두의 시선이 쪼르르 한 곳으로 모입니다. 삼십 대로 보이는 건장한 청년입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바쁘신 시간에 잠시나마 소란을 피우게 되어 죄송합니다. 제가 이렇게 여러분의 앞에 나선 이유는 좋은 물건을 하나 소개해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여길 잘 보십시오. 가늘고 긴 플라스틱 막대의 머리 쪽에 솔이 소복하게 달려 있지요? 이게 무엇일까요? 맞습니다. 바로 여러분이 일상생활에서 항상 사용하는 칫솔입니다. 제가 이걸 왜 가지고 나왔을까요? 맞습니다. 여러분에게 판매하려고 가지고 나왔습니다. 얼마일까요? 단돈 천 원입니다. 이번에는 뒷면으로 돌려 보겠습니다. 영어가 쓰여 있습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이게 왜 쓰여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수출을 했기 때문입니다. 수출이 잘 됐을까요? 여러분의 예상대로 망했습니다. 자, 그럼, 여러분께 하나씩 돌려보겠습니다."

청년은 칫솔을 승객들에게 돌렸습니다. 사람들은 황당했지만 봉변이 두려워 마음 놓고 웃질 못했습니다. 칫솔을 다 돌린 청년이 말을 이어갔습니다.

"자, 여러분, 여기서 제가 몇 개나 팔 수 있을까요? 여러분도 궁금하시죠? 저도 궁금합니다."

잠시 후, 결과가 나왔습니다.

"자, 여러분, 칫솔을 네 개 팔았습니다. 얼마를 벌었을까요? 맞습니다. 네 개를 팔았으니까 사천 원을 벌었습니다. 제가 실망을 했을까요, 안했을까요? 예, 실망했습니다. 제가 여기서 포기할까요, 안할까요? 절대 안합니다. 왜냐고요? 바로 다음 칸이 있기 때문이죠."

청년은 가방을 들고 유유히 다음 칸으로 건너갔습니다. 여유를, 넉넉함을 남긴 청년이 모습을 감춘 뒤에야 승객들은 마음 놓고 웃음을 터뜨리며 뒤집어졌습니다.

어느 날 아침, 필자에게 지인으로부터 아래의 메시지가 배달되어 왔습니다. 그에 의하면 대한민국은 아래와 같은 나라입니다.

'국민의 90%가 국기를 소유하고 있는 나라/ 일하는 시간이 세계 2위인 잠 없는 나라/ 문맹률 1% 미만인 나라/ 노약자 보호석이 있는 5개국 중 하나인 나라/ 여성부가 존재하는 두 나라 중 하나/ UN이, 문자 없는 나라 3개국에게 제공한 문자를 지니고 있는 나라/ 단기간에 IMF를 극복해 세계를 경악시킨 나라/ 세계 10대 거대 도시 중 한 도시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 인터넷, TV, 초고속통신망이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나라'

이러한 대한민국이지만 조용할 날이 없습니다. 국민 모두가 진영 논리에 휩싸여 두 패로 나뉜 채 아웅다웅하는 것이 일상으로 되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시민단체들은 시민단체들대로, 정치인들은 정치인들대로, TV의 패널들은 패널들대로 한결같이 두 패로 나뉘어 아귀다툼입니다.

그러한 모습으로 뒤덮인 TV나 신문을 바라보노라면 한숨만이 나올 뿐입니다. 하지만 필자는 희미하게나마 희망을 갖습니다. 필자의 이러한 희망은 지하철의 청년처럼 억지로라도 미래에 대한 기대를 걸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지인의 메시지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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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기업 돋보기 1. 이을성 SSG에너텍 대표

[충북일보] 건물에 발생하는 화재는 곧 인명 피해로 이어진다. 최근 대전 한국타이어 공장의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대량의 타이어가 타며 가연 물질이 나온 것도 화재 진압 어려움의 원인이었지만 공장의 조립식 샌드위치 패널 구조도 한몫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대형 화재 발생 시 피해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혀 온 가연성 건축자재 사용 제한 건축법 개정안이 지난해 2월 11일 본격 시행됐다. 개정안에 따라 건축물 내·외부의 마감재와 단열재, 복합자재 심재 모두 화재 안전성 확보가 의무화됐다. 강화된 법 개정으로 준불연·불연 건축자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충북도내 선도적인 제품 개발로 앞서나가는 기업이 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에 위치한 ㈜SSG에너텍은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고효율의 건축자재를 개발·제조하는 종합건축자재 전문기업이다. 특히 주력 제품인 'IP패널(Insulation Panel: 동적내진설계용 준불연단열일체형 패널)'은 마감재와 단열재를 일체화한 외단열 마감 패널이다. 이을성(59) SSG에너텍 대표는 "단열·내진·준불연 세 가지 성능을 충족하면서 일체화된 단열·마감재는 SSG에너텍이 유일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