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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미

여성학박사

'땅콩회항' 사건으로 인해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란 말이 세삼 국민의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란 프랑스어로 '귀족성은 의무를 갖는다'를 의미한다.

14세기 백년전쟁 당시 프랑스의 '칼레'라는 도시가 영국군에 포위당한다. 칼레는 영국의 거센 공격을 막아내지만, 결국 항복을 하게 된다. 후에 영국왕 에드워드 3세에게 자비를 구하는 칼레시의 항복 사절단이 파견된다. 그러나 점령자는 "모든 시민의 생명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누군가가 그동안의 반항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며 "이 도시의 대표 6명이 목을 매 처형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칼레시민들은 혼란에 처했고 누가 처형을 당해야하는지를 논의했다. 모두가 머뭇거리는 상황에서 칼레시에서 가장 부자인 '외스타슈 드 생 피에르(Eustache de St Pierre)'가 처형을 자청했고 이어서 시장, 상인, 법률가 등 귀족들도 처형에 동참한다.

그들은 다음날 처형을 받기 위해 교수대에 모였다. 그러나 임신한 왕비의 간청을 들은 영국왕 에드워트3세는 죽음을 자처했던 시민 여섯명의 희생정신에 감복하여 살려주게 된다. 이 이야기는 역사가에 의해 기록되고 높은 신분에 따른 도덕적인 의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이 되었다.

이후에도 각국에는 높은 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실천한 사례가 기려지고 그들의 의식과 실천은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는 매체체가 되곤 했다. 우리나라는 사회 저명인사나 고위공직자 등 상류층 자재의 병역기피가 매우 오래된 병폐로 잔존하고 있는데 비해, 영국의 왕실이나 왕실에 속한 귀족들은 영국 병역법에 따라 장교의 신분으로 군복무를 반드시 이행해야한다. 땅콩사건의 장본인 역시 원정출산을 감행한바 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국민의 입장에서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에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조선시대 경주 최부잣집은 며느리들에게 시집온 후 3년간은 무명옷만 입을 것을 가훈으로 삼을 만큼 검소를 실천하였지만, 수입의 1/3은 빈민구제에 썼으며 일제감정기 때는 재산을 독립운동자금으로, 해방 후에는 전 재산을 교육을 위해 투척하여 대표적인 한국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회자되곤 한다.

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와 공공정신, 이러한 의식은 계층간 대립을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으로 기려져 왔다. 특히 전쟁과 같은 총체적 국난을 맞이하여 국민을 통합하고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득권층의 솔선하는 자세, '노블레스 오블리제'의 실현이 필요하다.

2014년 한해, 세월호 사건 등 다른 사람들의 일로만 느껴지지 않는 국민적 아픔이 체 가시기도 전에 안전 불감증에 의한 사고들이 지역을 불문하고 속속 터지고 있다. 성탄절과 연말이 다가왔지만 사람들은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없다고들 한다. 그 만큼 국민들의 경제적 체감온도가 낮기 때문일 것이다. 국민들은 충분한 위기감과 기득권에 대한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총체적 위기감을 극복하고 피기득권자, 소위 '을'의 박탈감을 아우르는 기득권의 공공성이 필요한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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