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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12.08 13:40:00
  • 최종수정2014.12.08 13:40:00

백경미

여성학 박사

개인의 영원한 정신적 요람이자 사회유지의 기본집단으로 인식되었던 '가족'은 지금 한국사회의 변화 속에 가장 급변하는 그래서 더욱 관심을 끄는 현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IMF사태' 이후 경제위기의 재연과 반복, 저성장의 여파는 한국사회 중산층의 몰락으로 이어졌고 남성들의 일은 가족을 책임질 만큼 충분하지도 안정적이지도 못한 것이 되고 있으며, 여성들에게는 불확실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직업경력의 관리가 어머니나 아내 역할보다 중요한 것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생계터전의 와해는 이른바 가족 위기나 해체로 인식되고 있는 현상들을 발발시키고 있다. 결혼과 출산, 양육으로 이어지는 가족생활의 주기는 크게 변화하고 기성의 잣대로 부류하기 어려운 비정형 가족들도 증가하게 되었다.

불황의 연속은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고 하는 소위 '삼포세대'의 청년집단을 보편적인 사회현상으로 만들어 놓았고, 증가하는 만혼자와 1인가구, 이혼율 증가, 출산율의 저하와 고령화는 삶의 버팀목이자 정신적 요람임을 자체해 온 가족을 그 내부에서부터 동요시키고 있다.

개인 삶의 불안정성과 경쟁을 부추기는 시장질서 속에서 개인은 끊임없는 자기계발의 요구에 직면하고, 이는 기존의 성역할 분업에 근거한 가족구조의 정당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즉 노동시장의 불안정성이 지속됨에 따라 남성의 생계부양자 지위는 위축되고, 맞벌이가구가 증가하면서 여성의 역할과 지위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요구되는 동시에 자녀나 노인돌봄이 더 이상 가족을 통해 충족되기 어려워진 것이다.

오늘날 가족해체의 위험이나 돌봄의 공백은 일부 계층의 문제로 국한될 수 없게 되었고 가족외부에서 해결할 수 있는 돌봄서비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이는 결과적으로 돌봄의 사회화와 국가역할을 둘러싼 논쟁을 촉발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의 가족문제는 곧 긴요한 사회·국가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개인보다는 가족의 가치를 우위에 두는 한국의 가족주의는 변함없이 가족이 영원한 개인의 보루로 남아있기를 원하고 있으며, 사회와 국가는 개인의 사회경제적 삶과 정서적 관계의 해결책을 가족에서 찾고자 한다. 이런 현상은 최근 대중매체나 TV 종편방송에서 가족 관련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나 가족 관련 에세이류의 단행본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오늘날 가족해체, 가족기능의 약화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과 남성 그리고 개인의 삶에 대한 근본적인 가치관과 일하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말하자면 일과 삶, 일과 가족의 균형인데, 먼저 돌봄노동을 포함한 노동의 공유와 돌봄노동에 대한 가치회복이 이루어져야할 것이다. 또한 이상적 노동자상에 대한 인식 역시 변화해야 한다. 남성 생계부양자 모델에 근거한 이상적 노동자상은 여성을 노동시장에서 주변화 시킬 뿐 아니라 오늘날 현실성 역시 상실해 가고 있다. 대신 일과 가족 사이의 역할을 다중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일-가족 양립과 균형의 책임을 남녀 모두에게 있는 것으로 인식되는 사회, 이러한 가치관 위에서 정책적인 노력이 지속될 때 신자유주의 시대 가족 해체의 문제는 비로소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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