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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미

충북여성발전센터 연구개발팀장

세월호가 휩쓸어간 잔인한 4월을 보내고 국민의 관심이 선거로 옮겨가기나 할까 싶더니, 5월 들어 따끈따끈하지만 슬픈 신조어가 생겨났다. 앵그리맘(angry mam), 앵그리틴(angry teen), 이 두가지 신조어는 모두 핀란드의 벤처기업에서 만든 스마트폰 게임 앵그리버드에서 유래된 듯하다. 2~3년 전 절대인기를 누렸던 앵그리버드는 그야말로 화가 난 새(angry bird)로 알을 훔쳐간 돼지군단을 향해 날아가서 부딪혀 무찌르는 게임이었다.

알을 도둑맞은 앵그리버드도 생각해보면 화날만하고 슬픈 캐릭터이긴 했으나, 손가락 하나만 움직이면 몇시간이고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고 캐릭터 자체도 귀여웠던지라 대중들에게 적지않은 사랑을 받았었다. 언제가부터 잊고 살았는데 세월호 참사와 선거를 사이에 둔 시점에 앵그리맘(화난 엄마), 앵그리틴(화난 10대)이라는 신조어로 다시 기억나게 된 것이다.

앵그리틴과 앵그리맘, 끝까지 국가와 어른을 믿으면서 영문도 모르고 죽어간 10대들과 자신의 목숨보다 아끼던 아들딸을 앞서 보내야했던,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아야했던 이 땅의 십대와 엄마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들이 아파하고 화가 나는 동안 국가, 언론, 군인, 남자어른들은 도대체 무엇을 했는가? 그래서 앵그리틴, 앵그리맘은 앵그리버드와 달리 슬프고 앞으로는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신조어다.

그렇지만 이번에도 언론과 정치권의 대응은 정말로 빠르고 놀라웠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이런 부류의 유권자들의 마음…. 특히 유권자의 반을 차지하는 엄마 표심을 어떻게 얻어야 하는가를 정확히 꿰뚫고 각종 보도매체는 발 빠르게 이 말을 쓰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부디 이번 선거만큼은 화난 엄마들의 마음을 단지 표심만으로 이용하지 않기를 바란다. 매번 선거 유세기간에는 유권자의 반을 차지하는 어머니로 대변되는 여성의 표심을 얻기 위한 공약들이 범람하지만 당선이후 어머니의 마음이나 여성을 위한 정책들은 후순위로 밀려나기 마련이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은 오는 6·4 지방선거에는 40, 50대 '앵그리맘'의 표심을 당락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 분노와 상심, 슬픔이 가득한 현재의 국민들에게 국민의 생명과 존엄을 최우선으로 하는 '섬김의 리더십'이 절실하기 때문일 것이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어머니 수난사(2009)'에서 "오랜 세월 동안 국가가 가정을 지켜주지 못해 가족 중심으로 각개약진해야 하는 사회에서 어머니는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아주 빈번히 아줌마라는 차별적 시각을 받으면서도 자식을 위해서는 억척스러울 만큼 강해지는 이 나라의 엄마들이 지금 분노하고 움직이고 있다. 앵그리맘들의 분노와 걱정은 단지 자기 아이의 안전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이제 엄마들은 정부의 무능, 사회적 부실, 책임감 없는 조직과 개인들로 인한 문제들이 다음 세대로 물려지지 않도록 희망하고 행동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선거를 통한 정권의 행보를 지켜볼 것이라는 점을 6.4지방선거를 통해 입성하게 될 분들이 반드시 기억해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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