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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8.04 17:40:34
  • 최종수정2014.08.04 20:03:13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인재(人災) 중 하나로 기록될 세월호 대참사가 일어난 지 100일이 지났다. 국회의원을 비롯한 상당수 정치인은 '참전 노병이 훈장을 자랑하듯' 아직도 노란리본을 가슴에 고이 단 채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사고가 난 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각종 시설물 안전점검을 한다고 법석을 떨었다. 국민들 사이에도,겉으로 보기에는 "다시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인재가 이땅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듯하다.

하지만 실상은 어떤가. 하루가 멀다 하고 비슷한 사건 사고가 터지고 있다. 너무 잔혹한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 "몇 명 죽었다"는 보도에는 어린이들도 무덤덤할 정도다. 선진국 그룹이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이란 사실이 무색할 정도의 '안전 불량국'이다. 그런데 2,3일 열린 '세종 조치원 복숭아 축제' 현장에서도 안전 불감증이 만연,기자를 슬프게 했다. .

지난 7월 1일 세종시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축제장은 지난해까지의 고려대 세종캠퍼스에서 세종(조치원)전통시장으로 바뀌었다. 방송사가 녹화방송하는 개·폐막 공연도 폐지됐다. 공연 규모가 크게 축소되면서 유명가수는 개·폐막식 각각 2명만 초대됐다. 예산을 아끼되 시장 상인이나 복숭아 재배 농민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자는 취지였다. 그 결과,절반은 성공했다. 세월호 참사로 그 동안 각종 축제가 줄줄이 취소됐던 탓도 있지만,방문객은 지난해보다 훨씬 많았다. 식당마다 문전성시를 이뤄,마지막날엔 일찌감치 음식재료가 바닥난 곳도 상당수였다.

하지만 공연에는 거의 문외한인 공무원들이 현장 관리를 하다 보니 곳곳에서 허점이 나타났다. 첫날 저녁 개막식 땐 큰비가 내렸지만,주최측에서 관람객들에게 1회용 우비를 지급하는 모습은 구경할 수 없었다. 무대앞 VIP석에 있던 시장,시의회의장,교육감 등 일부에게만 지급됐다. 공연 전문 대행사가 진행한 지난해까지 행사 때 모든 관람객에게 우비가 지급된 것과 대조적이었다. 무대 뒷쪽에 서 있던 기자도 결국 관람을 포기했다. 우산을 펴고 뒷자리 관객의 시야를 방해를 하면서까지 공연을 즐길 강심장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큰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기자처럼 공연장을 빠져나가는가 하면 의자를 든채 앞 자리로 우루루 몰려가는 관람객들로 어수선했다. 하지만 현장을 통제하는 사람은 없었다.

다음날 저녁 폐막식 때에는 다행히 보슬비가 내려 우산이나 우비가 없어도 공연을 관람하는 데 큰 불편이 없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공연장의 의자가 전날의 절반 정도로 줄어 있었다. 비를 가릴 수 있는 천장이 있는 무대 앞 부분을 제외하고는 좌석이 사라진 것이었다.

오후 8시반쯤,폐막식 피날레를 장식할 섹시가수 홍진영을 보기 위해 인파는 꾸역꾸역 밀려들었다. 좌석 뒷쪽에 쌓아둔 의자를 포갠 뒤 그 위에 올라서서 관람하는 사람도 계속 늘었다. 하지만 현장을 관리하거나 제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폭이 2m도 되지 않는 무대옆 보도는 콩나물시루처럼 빽빽,노약자가 하나 넘어지면 연쇄 사고가 날 수 있을 정도로 아찔해 보였다. 그러나 제복을 입은 젊은 경찰들도 전혀 인파 관리를 하지 않으면서 '홍진영 구경'에 몰두하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6시반 찾은 폐막식 무대 현장에서는 역겨운 토사물 냄새가 났다. 아직 다 치우지 못한 쓰레기와 부러진 도로 안전봉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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