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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향식 공천 제대로 됐나 - '악마의 손'을 찾아라

새누리·새정연 모두 현역 국회의원 공천 개입
기득권 양보 헛구호…원내·외 파워게임 성행
출마자 탈당·불복 원인 대두 "새정치 죽었다"

  • 웹출고시간2014.05.13 20:12:34
  • 최종수정2014.05.13 20:12:58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협위원장과 지역위원장에 대한 충성도를 가장 높게 평가했다. 도내 8곳 당협·지역위에 소속된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은 내용은 조금씩 달랐지만 체급에 따라 위원장에 대한 보은(報恩)의 정도는 변하지 않았다.

◇여성 도의원들의 고배

민선 5기 도의회에서 교육위원장을 맡아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줬던 새정치연합 최미애 의원이 지난 2월 돌연 불출마를 선언했다.

최 의원은 당시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고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같은 당 연철흠 청주시의원의 체급상향을 위한 사전 교통정리라는 해석이 나왔다.

최 의원과 함께 민주당의 여성 비례대표로 활약했던 정지숙 의원은 민선 5기 도의회에서 새누리당 김양희 의원과 함께 '여성 3인방'으로 꼽혔다.

비록 성향은 극과 극으로 나눠졌지만, 여성 의원끼리 주고 받는 독설이 지역 정·관가를 뜨겁게 달궜던 사례가 적지 않았다.

그런 정 의원이 13일 탈당을 선언했다. 청주 2선거구에서 새누리당 김양희 의원과의 '여전사 혈투'가 예상됐지만, 새정치연합 공천에서 정우철 시의원에게 밀렸다.

최·정 모두 시의회의 도의원 도전에 밀려 출마의 꿈이 좌절됐거나 좌절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정 의원은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새정치연합 충북도당의 여성학살 정치, 밀실정치, 공작정치 공천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과대망상적인 사욕에 사로잡혀 원칙에 벗어난 행동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무소속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전략공천과 배신 정치

새정치연합 충북도당은 이번에 청주2선거구 도의원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정지숙 의원의 공천은 당연한 수순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도내 8개 당협·지역위 별로 1명씩 여성에 대한 전략공천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새정치연합은 이번에 지역구 도의원 공천에서 단 1명의 여성후보를 배치하지 않았다.

새정치연합 충북도당은 한때 지역구 도의원 여성전멸이라는 비난여론을 의식해 비례대표 1~2번 모두를 여성으로 배치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물론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여성 1번과 장애인 2번으로 조정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정 의원은 "공천장을 잡고 뒤흔드는 존재에 의해 도당이 좌지우지되고 있다"고도 했다.

정 의원이 도당마저 좌지우지된다고 지목한 인물은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친노 주류의 새정치연합 3선 국회의원이다.

청주2선거구는 이에 따라 새누리당 김양희(59) 후보와 새정치연합 정우철(54) 후보, 무소속 정지숙(67)·표순성(62) 후보 간 4파전 양상을 예고하고 있다.

'1여 1야 2무'로 선거가 진행되면 새누리당 후보의 낙승이 예상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전략공천을 강행한 뒷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당협·지역위원장의 사천(私薦)

풀뿌리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지방자치 역사는 20년에 달한다. 그동안 공천으로 인한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숱한 노력이 진행됐다.

정점은 지난 2012년 대선에서 공론화된 기초단체장·기초의원 공천제 폐지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약속을 지키지 않은 데다, 무공천 실천을 위해 창당한 새정치연합의 '철수 정치'가 겹치면서 이번에도 당협·지역위원장의 횡포가 봇물을 이뤘다.

새누리당은 올해 초 5명의 국회의원 간 알력설이 파다했다. 도지사 후보에서 기초의원 후보까지 현역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의 '제 사람 심기'는 극에 달했다. 지역구 뿐만 아니라 비례대표 역시 각 당협위원장의 '아바타 만들기'에 불과했다. 청주시 비례 순위를 당협 서열로 정하고, 도당위원장 몫으로 도 비례를 쟁취한 것은 '한편의 코미디'로 읽혀진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은 무공천 약속 불이행을 국민에게 사과하기 위해 상향식 및 개혁공천을 천명했다. 그러나 도내에서 이 원칙이 지켜진 선거구는 단 1곳도 없다는 평가다.

여야 모두가 기득권을 양보하지 않았고, 원내·외 당협·지역위원장 간 파워게임이 벌어졌으며, '악마의 손'에 염증을 느낀 출마자들은 탈당과 불복을 마다하지 않았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불거진 공천잡음과 관련해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모두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당협·지역위원장의 사천(私薦)을 은폐하기 위해 서로가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묵인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김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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