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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11.10 20:17:03
  • 최종수정2021.11.10 20:17:07
드르니 항의 남자
              이현복
              충북시인협회



남자가 금속탐지기로 바다의 속살을 더듬는다
고개를 숙이고 갯벌 속으로 헤드라이터를 비춘다
누군가 놀다간 흔적을 샅샅이 뒤진다
탐지기가 찡찡 운다
울음 속으로 삽날을 꽂는 남자의 어께가 팽팽하다
어린꽃게 애조개 갯지렁이가 잘리고
물속에서는 여자처럼 붉게 운다는
소주병 뚜껑이 튀어 나온다
이 거 버리고 가면 또 울어요
그가 웃으며 허리에 찬 봉지에 넣는다

자정이 넘은 바다는 들숨으로 돌아서고
수천 년 드르니* 길을 처음처럼 밀며오는 파도
손가락 한 마디 만큼 밀려와 몸 수십 번 고르고
그렇게 발등을 덮는 바다의 널리우는 숨소리

남자는 온갖 것들의 울음을 온몸으로 고른다
백 원짜리 동전 하나에도 반짝 생기가 도는 드르니 바다
오백 원짜리 학의 날개에 묻은 모래를 털어주며
운 좋으면 금반지 목걸이 팔찌도 나온다고
그는 탐지기로 가을바다를 끌어당긴다

아이가 셋이에요
모래에 묻힌 울음을 캐는 남자를
별들이 깊숙이 탐색하고 있다

*들어왔다 나갔다 한다는 안면도지방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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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