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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우

청주시 흥덕구 산업교통과 주무관

어렸을 적부터 책과 담을 쌓아 필자의 지적 깊이는 매우 얕다. 머리를 채워보고자 독서를 조금씩 시작했다. 그러던 중 공자의 손자 자사가 집필한 동양의 고전 '중용'을 우연히 접하게 됐는데 좋은 내용이 있어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몇 글자 적어본다.

인간의 앎에 관한 다양한 형태가 있다. 태어나면서 아는 인간인 생이지지(生而知之), 배우면 곧 아는 인간인 학이지지(學而知之), 열심히 곤혹스럽게 노력해야 겨우 아는 인간인 곤이지지(困而知之)가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있다 해도 결국 아는 데 이르러서는 동일하다. 천재는 분명히 있지만 '중용'이 말하고자 하는 인간세에 있어서는 천재의 역할은 극소화된다. 이 세상을 이끌어가는 것은 천재가 아니라 노력하는 보통의 인간들이다. 결국 아는 데 이르러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수학 문제를 잘 푼다는 것은 결국 짧은 시간 내에 잘 풀어서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는 뜻이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걸려도 잘 설명해 주면 범용한 인간도 풀 수가 있다. 경쟁 사회에 유리한 천재성이라는 것도 매우 필요한 요소이지만 문제는 모든 사람이 공통의 윤리적 바탕, 수학적 이성에 도달한다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시험에서 한두 점을 더 잘 받는 사람이 모인다고 그 사회가 더 훌륭한 사회가 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끊임없는 노력이요 호학(好學)이다.

이에 관해 순자는 그의 책 '수신'편에서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했다. "천리마는 하루에 천리를 간다고 뽐낸다. 그러나 조랑말이라도 열심히 가기만 하면 열흘이면 같은 목적지에 너끈히 도달할 수 있다."

문제는 가는 목적지가 명확히 있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아무리 천리마라도 가는 목적지를 명확히 정하지 않고 천방지축으로 날뛰기만 하다 보면 뼈와 근육이 다 상해 도중에 죽게 돼 있다. 사실 순자가 이 말을 했을 때는 천리마의 존재를 사실상 부정한 것이다. 인간세에 천리마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신화일 뿐이다. 천리마처럼 보이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 조랑말들의 범용성의 위대함, 그 근원적 방향성을 파악하지 못하면 허공의 신화로 끝나버리고 마는 것이다. 이 땅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이다.

'중용' 20장에 '인일능지(人一能之), 기백지(己百之), 인십능지(人十能之), 기천지(己千之)'라는 글귀가 있다. 해석하면 '남이 한 번에 능하거든 나는 백 번을 하고 남이 열 번에 능하거든 나는 천 번을 한다'라는 뜻이다.

필자는 머리가 좋지 않기 때문에 여러 번 시험에 떨어져 포기할까 생각도 했지만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현직에 있다. 반면에 천재적인 두뇌로 큰 어려움 없이 공무원 시험에 한 번에 합격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한 번에 합격했든 몇 번 만에 합격했든 합격한 사실은 우열을 가릴 수가 없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면 해내지 못할 일은 없다는 것이다. 결과보다 아름다운 과정을 즐기며 성실히 목표한 바를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조랑말의 삶을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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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