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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과 함께하는 겨울연가 - 함께하는 마음

  • 웹출고시간2016.02.25 15:10:17
  • 최종수정2016.02.25 15:10:24
지난 가을에 친구들과 상당산성길을 걷자고 약속을 하였었다. 약속 된 시간 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친구들을 기다리는데 차 한대가 들어왔다. 차에서 내리는 사람이 예전에 같이 근무하다가 명예퇴직한 선생님이기에 얼른 달려가 인사를 하였다. 서로 반가운 마음에 손을 잡고 웃으며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다. 얘기 중에 아침마다 내가 타준 커피가 기억난다면서 그 때에 정말 고마웠다는 말씀을 하신다. 내가 마실 차를 준비하며 그저 나보다 어른이신 선생님에게 한잔 더 타서 준 것 뿐인데…. 선생님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고마움으로 간직하고 있었나보다.
그 때처럼 지금도 나는 아침에 교무실에서 차를 마실 때에는 동료교사들에게 웃으며 함께 마실 것을 권하고 있다. 내 권함에 응하면 한잔을 더 준비하여 같이 마시며 대부분의 하루를 즐겁게 시작한다. 내가 주변 사람에게 차를 마시자거나 선배 선생님들께 차를 대접하는 것이 윗사람에게 잘 보이려는 생각이 깃들인 것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은 경우도 있다. 간혹 그런 오해가 있긴 하였으나 내 마음이 그렇지 않았기에 난 마음에 두지 않고 웃으며 함께 차 마시는 시간을 좋아한다. 또 누구는 평등에 위배되는 행동이라며 반감을 표시 할 때도 있었다.

요즘은 교무실 업무를 도와주는 교무행정사에게도 차심부름은 시키지 못하게 하고 각자의 차는 자기가 준비하여 마시라고 한다. 이러다 보니 가끔씩 외부에서 학교에 손님이 오시면 교감선생님은 직접 차를 준비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시간에 특별히 바쁘지 않다면 옆 책상에 앉은 내가 스스럼없이 차를 준비하여 가져다주고 있다. 내 이 행동에 교감선생님은 매번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누가 차를 준비하든 그것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시간되는 사람이 나보다 윗사람 아랫사람 가리지 않고 한잔 더 준비해주는 여유로운 마음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은 작은 일이라도 웃으며 함께 나누면서 조금씩 정을 쌓아 가는 과정이다. 누구에게 잘 보이려고 남보다 좋은 평가를 받고 싶어서 교무실에서 차조차 한 잔 편히 마실 수 없는 분위기라면 우리네 사는 모습이 너무 가엾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요양원에 계신 친정아버지도 현직에 계실 때 출근하여 들어간 교무실에서 누군가가 건네주는 커피한잔이 무척 기분 좋았고 그 고마움에 하루의 시작이 행복하였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하였었다.
아버지가 다른 사람 덕에 하루를 즐겁게 출발할 수 있었던 것처럼 내가 타준 차를 마시는 내 주변의 사람도 그렇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마음을 서로 갖는다면 우리 사는 세상에는 웃음이 더 많아질 수 있을 것이다.

벌써 새 학기가 다가오고 있다. 이번에는 교무실에서 또 누구와 이웃하며 자리를 하게 될지 모른다. 난 새로운 선생님에게도 내가 마시는 차를 권하고, 함께 마시며 하루를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하기를 낯설어하는 선생님이 있다면 그에게도 주변의 선생님들과 함께 차 마시는 시간을 갖기를 권하면서 따뜻한 마음을 나누련다.

짧은 시간이지만 함께 차를 마시며 누군가 교실에서 일어난 힘들었던 일을 하소연하면 이 어려움을 들은 선배나 동료는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 하면서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지혜로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회가 개인주의로 변하여 자기만을 챙기며 살고 있어서 갈수록 정이 없어진다고 하는 선배들의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이렇게 함께 차 마시며 이야기하는 시간을 만들어 우리의 학교 문화를 즐겁고 행복하게 바꾸어 갈 수 있는 교육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작은 것을 함께 나누다보면 점차 더 많은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도와주는 친밀한 관계를 형성 할 수 있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이렇게 조금씩 너그럽고 여유로와 져서 교무실이 더 웃음 많고 편안한 학교로 가득한 교육의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이런 인성의 과정이 발전되어 학교마다 모두가 서로 도와주고 격려해주며 함께 성장해가는 교육정신의 산실이라는 생각이 모두의 마음속에서 자라났으면….

조동원 수필가 약력

-신춘수필문학상 공모 최우수 수상

-푸른솔문인협회 회원·

-충청남도 중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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