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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2.04 17:27:43
  • 최종수정2021.02.04 17:27:43
가끔씩 TV에서 전해주는 따뜻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래도 살만한 곳이라는 생각을 한다. 지하철 틈에 발이 끼인 사람을 주변 사람들이 힘을 합쳐 기차를 밀어 구해내는 장면이나, 서로 손에 손을 잡고 인간 밧줄을 만들어 파도에 휩쓸린 사람을 구해내는 장면이나, 폐하수구에 떨어져 보름이 지난 새끼가 안타까워 주변을 서성이는 어미 개와 새끼를 위해 밤을 새워 구해내는 장면을 볼 때 가슴이 뭉클해진다. 정인이 양모가 사는 세상에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이 가득한 사람도 살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놓이기도 하는 것이었다.

속보로 모 당대표가 성추행으로 사퇴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멍멍이 한 마리가 또 있네.' 참으로 끊이지 않는 이야기다. 젊은 피를 바쳐가며 민주화를 외치던 그 맑고 순수했던 청년들은 어디로 간 것인가. 길바닥에 무릎 꿇려도 굽히지 않던 정의는 어디로 간 것인가. 그들이 목청 돋아 외치던 민주화가 이제 막 시작이 됐는데 어찌하여 그 어떤 비리 보다 추악한 성추행범이 되어 누구는 감옥에 가고 누구는 스스로 생을 마감해야 하는 것인가.

요즘 전기 공사를 하고 바가지를 옴팡 쓰고는 속을 끓이고 있는 중이었다. 전기 누전 차단기의 가격을 알지 못하니 달라는 대로 줄 수밖에 없었다. 그 사장을 사기꾼이라고 욕을 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이런 성추행범에 비하면 조금 덜 나쁜 인간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세상에는 나쁜 인간의 종류를 들라면 수도 없을 테지만 성추행범을 제일 더러운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깡패들도 양아치로 불리는 것을 치욕스러워 한다는 영화에서 보고는 그럴만하다고 공감했다. 이런 부류의 인간을 찌질한 인간이라고 한다. 그들도 누군가의 남편이고 아들이고 아버지가 아닌가. 존경받는 남편에 아버지가 되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 아닌가. 부모에겐 자랑스러운 아들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자랑스러운 아들이 아니었다 해도 부끄러운 가족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

남자들이여, 제발 존경 좀 하게 해주지 않겠는가. 남편으로 아버지로 모시고 있는 상사로 시장님으로 도지사로 대표님으로 말이다. 우리는 왜 그들을 찌질한 멍멍이로 불러야 하는 것인가.

언제나 우리는 행복이라는 것을 지나간 과거에서 찾는다. 현재나 미래는 어떤 위험과 불안이 존재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따스하게 품어주시던 때가 행복했고 수업 중에 끄덕끄덕 졸고 있으면 회초리로 잠을 깨우는 것이 아니라 지난밤에 너무 공부를 열심히 한 탓이라고 등을 두드려주시던 선생님의 말씀이 행복했었다. 늦은 밤 골목을 지키고 서서 위협을 하거나 도촬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수줍게 편지를 전해주고 달아나던 여드름 투성이의 소년들이 우리를 행복하게 했었다.

요즘은 어쩌다 밤길을 걷게 되는 날은 누군가 따라오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잔뜩 긴장을 한다. 뒤에서 사람이 오는 소리가 들리면 벽에 붙어서 그 사람이 지나간 다음에 발걸음을 옮긴다. 그러니 딸 가진 사람들의 노심초사가 과장은 아닌 것 같다.

예전처럼 안심하고 길을 걸어 다닐 수는 없는 것인가. 모르는 남자가 다가와 길을 물어도 달아나지 않고 친절히 길을 가르쳐줄 수는 없을까. 직장 상사가 격려해 주는 말을 그대로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는 없을까. 옆집 아저씨가 예쁘다고 하는 말을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는 없는 것일까. 이렇게 여자들을 불안에 떨게 하지 말고 마음 놓고 살 수 있게 해줄 수는 없단 말인가.

남자여, 제발 존경하게 해주십시오. 믿음직한 남자들이 있는 한 어디든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십시오. 존경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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