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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식

회남초 교장·아동문학가

아침 출근길, 물안개 피어오르는 대청호는 한 폭의 수묵담채화이다. 이 한 폭의 그림도 얼마 지나지 않아 제빛을 잃고 무서리가 내리면 금방 겨울이 오고 눈이 내릴 것이다.

날이 추워지면 아이들도 움츠러들어 방안에만 있을 텐데 이 아이들을 불러낼 거리가 무엇 있을까?

텔레비전 프로 중 어린 아기들이 나오는 프로 보는 게 유일하다. 남들은 손자 볼 때가 되어서 그렇다는데…. 어린 아기들 프로에 나오는 일본의 추사랑은 우리 시청자들의 귀여움을 받고 있는 아이이다. 이 아이가 아빠와 한국어 공부를 하느라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꼭꼭 숨어라 옷자락이 보일라~'라고 노래 부르는 걸 보며 숨바꼭질이 아이들 교육에 매우 효과적이라는 글을 떠올렸다.

'숨바꼭질' 놀이에는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교육적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유대인 아이들은 부모와 어울려 노는데 그 놀이 중 하나인 '숨바꼭질'은 정서적인 유대관계 형성과 순발력, 관찰력, 두뇌 회전력을 높여주는 비밀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술래가 된 엄마와 떨어져 숨지만 숨바꼭질에서는 언젠가 만날 수 있다는 안도감이 깔려 있다. 숨을 장소를 탐색하느라 옷장 속을 기웃거리고, 침대 밑으로 들어가고, 이 방 저 방 뛰어 다니는 아이들에게 관찰력, 내 몸을 숨길 수 있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구분하는 판단 능력, 이를 재빨리 판단하고 몸을 숨겨야 하는 순발력 등이 발달한다는 것이다. 숨바꼭질을 하면서 잠깐 엄마와 분리되는 불안감을 맛보지만 엄마가 아이를 찾는 순간 분리 불안을 떨쳐버리게 된다. 이때 까르르 터지는 웃음과 동시에 온몸에 행복호르몬이 생성되며 두뇌를 자극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자란 아이들이 미국 동부에 있는 명문 사립대 8개를 통틀어 이르는 아이비리그 학생의 4분의 1, 세계 억만장자의 40%, 세계 노벨상 수상자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 인구의 0.25% 정도인 유대인들이 이렇게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유대인만의 특별한 교육법 때문이다. 놀이 하나에서도 아이의 성장을 돕는 비밀이 숨어 있음을 알고 시간을 보내는 부모들이 가정에서 교육을 책임져 준 바탕 위에 학교 교육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놀이는 유대인에게만 교육적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도 어린 시절 동네 친구들과 숨바꼭질하며 어울려 놀았다. 해가 저물도록 친구들과 숨바꼭질을 한 기억은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다. 시골에서는 장독 뒤에도 숨고, 대문 뒤에도 숨고, 싸리 울타리 곁에도 숨고, 헛간도 기웃거려 보는 등 숨을 곳이 참 많았다. 가까이 다가오는 술래 발소리를 들으며 가슴 졸이던 기억이 아련하게 남아 있는 숨바꼭질은 아무런 도구가 없어도 된다. 숨을 장소와 술래 친구만 있으면 된다.

간단한 놀이지만 교육적인 효과를 간과하지 말았으면 싶은데 학교 끝나고도 서로 바빠서 못 어울리는 아이들, 한 동네에 학생이 하나 둘뿐이어서 함께 놀 수 없는 아이들, 놀아 줄 시간이 없는 바쁜 부모들이 현실이다. 컴퓨터 앞에 앉은 아이, 휴대폰만 만지는 아이, TV에서 눈을 못 떼는 아이 불러내서 숨바꼭질 한번 해보자. 딱하기 그지없는 우리 아이들에게 '숨바꼭질하자' 하면 아이들은 좋아할까· 시답잖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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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