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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식

회남초 교장·아동문학가

어느 날, '히든싱어'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았다. 한 가수의 노래를 가장 모창하는 사람들이 나와 원가수와 대결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날은 이적이라는 가수가 나왔고 프로그램 출연자들은 고등학생 1명, 서울대 2명, 카이스트 1명, 부산대 1명 등 다섯 명 중 4명이 내로라하는 대학교 학생들이어서 관심을 끌었다. 객석에 있던 출연자는 이적의 노래를 잘 부르면 공부를 잘할 수 있느냐고 농담까지 할 정도였다.

이 모창 능력자들은 어려움에 처했던 시절 이적의 노래를 듣고 용기와 자신감을 얻었다고 하였다. 이적의 노래에 대해 깊은 감동을 받았고 노랫말을 생각하며 긍정적인 생활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들은 이적은 "노래를 만든다는 것이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내가 생각지도 못한 파장을 만들 수 있구나하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고 화답하였다.

노래를 단순하게 멜로디만 따라 부르는 것이 아니라 노랫말 속에 담긴 울림을 발견했다는 이야기이다. 우리가 좋아하는 노래를 따라 부르면 그 노랫말 속에 담긴 내용이 나의 처지와 같아서 흠뻑 빠져들고 마음의 위안을 받기도 하고 용기를 얻기도 하는 것은 누구나 경험한 일일 것이다.

노랫말 중에는 말도 안 되는 것들도 있지만 정말로 마음에 오래 남고 오랫동안 사람들이 좋아하는 노래는 깊은 의미가 있고, 생활이 있고, 아름다운 현상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노랫말들이다.

노랫말이 무엇인가? 바로 시에 곡을 붙이면 노랫말이 된다. 좋은 노래를 부르듯 하루 한편의 시를 읽는다면 그리고 그 중에서 가슴에 남는 시 몇 편이라도 내 것으로 만든다면 사람들의 삶은 훨씬 더 윤택해질 것이다.

가끔 글 속에 인용하고 있는 시는 어른들을 대상으로 쓴 시이기도 하고 어린이를 대상으로 쓴 시이기도 하다. 시를 읽다가 마음에 와 닿으면 우리 아이들이나 어른들이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아 알려주고 싶어서이다. 이런 좋은 시가 있다는 것을….

시 읽기가 좋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강조하고 있다. 그 중 한 사람인 스티브잡스는 시 읽기를 강조한 CEO로 유명하다. 그는 '생각이 막힐 때 시를 읽으면 아이디어가 샘솟는다'라면서 습관적인 사고로 창의적인 생각이 막힐 때 시를 읽으면 타개할 수 있다고 하였다.

스티브잡스의 예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시를 아주 좋아한 민족이다. 조선시대 인재를 뽑을 때는 시제를 내걸고 시를 지어 공직에 임명되는 잣대로 삼았다. 사대부의 필수불가결 조건으로 시를 지어 등용의 과정을 거치는 과거 시험을 치렀던 것이다.

우리는 급하게 서두르거나 호들갑을 떠는 민족이 아니어서 시를 좋아했다. 시의 언어는 정갈하여 시를 읽으면 아름다운 언어를 사용하게 되고 마음도 정화될 것이다. 또 시는 소설이나 산문처럼 단숨에 읽고 마는 것이 아니고 반복하여 읽으며 숨은 뜻을 찾고 공감하며 맑은 심성과 순화되는 정서로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창문 너머 보이는 맑은 대청호는 햇살을 조리질하느라 반짝이고, 단풍은 오늘따라 더 곱다. 이 좋은 가을, 좋은 시를 읽으며 잔물결로 마음을 일렁이게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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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