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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4.02 13:23:37
  • 최종수정2014.04.02 13:23:14

김형식

행정초등학교 교감·아동문학가

"우와! 엄마 이 로봇 봐요. 이 로봇 갖고 싶어요."

"안 돼. 보는 것마다 사달라면 어쩌니?"

"준이도 갖고 있고 다른 애들도 가졌단 말예요."

"안 된다고 했는데 왜 고집을 부리지. 혼나고 싶어?"

"그럼, 할머니한테 전화 걸어 사 달라고 할 거야."

"너 전화하기만 해 봐."

입을 쭉 빼문 아이는 문구점 유리문을 확 열어젖히고 앞서 나갔다. 유리문 너머로 보니 밖에서 발을 탕탕 구르며 골을 부리고 있는 듯했다. 그저 웃음이 나왔다.

아이는 할머니나 할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아주 불쌍한 목소리로 다른 아이들은 다 갖고 있는 것을 안 사준다고 일러바칠 것이다.

"오냐오냐 내 새끼, 내가 사주마."

그저 손자가 귀여운 할아버지는 사 달라는 것이 고마워 쾌히 사준다고 할 것이다. 그러면 며느리는 노인네들 때문에 애 버릇 나빠진다고 탓을 한다. 할아버지가 응석 받아주는 것만이 애 버릇 나빠지게 하는 것인가? 음식점에서 밥을 먹을 수 없도록 저희들끼리 장난치고 뛰어 다니는 아이들 기죽는다고 야단치지 않고 내버려 두는 것이 버릇 나빠지게 하는 것이 아닌가 따져보았으면 좋겠다.

아이가 할아버지나 할머니를 찾을 때에는 모르는 척 해주는 것이 현명한 것이다. 아이들이 돌파구를 찾고 할아버지나 할머니와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알아야 한다. 조부모가 그만한 경제력이 있고 아이가 기댈 언덕이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할아버지가 사 주실 형편이 못되어 그동안 안 사주셨다면 아이는 아예 기대도 안 할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불리해지면 할아버지 쌈지 돈을 축내어 왔던 손자는 그만큼 할아버지와 가까워져 있을 것이다.

조부모, 부모, 많은 형제자매가 함께 사는 세상이 아니다 보니 부모들이 외출할 때 자기네들 필요에 의해서 잠깐씩 맡겼다가 데려가는 아이들을 꿈에 떡 맛보듯 하는 할아버지나 할머니는 뭐든 해주고 싶을 것이다.

어느 선생님께서 하시던 말씀이 생각난다. 아이들에게 용돈만큼은 꼭 아버지인 자기가 주었단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점점 대화가 없어지자 말을 걸게 하기 위하여 용돈 주는 일을 담당하였다고 한다. 그런 요구도 없으면 부모와도 대화가 점점 멀어지는 아이들이 조부모와의 관계는 더 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할아버지나 할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는 것은 그만큼 가까워졌을 때 하는 것이다. 부모들은 현명한 방법으로 조부모와 손자 사이가 가까워질 수 있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내 어릴 적, 어머니에게 꾸중을 듣거나 꾸중 들을 짓을 했으면 할아버지 일하시는 논이나 밭으로 쫓아갔다. 논두렁밭두렁에 앉아서 일이 끝나길 기다렸다가 집에 들어갔었다. 할아버지란 든든한 빽을 앞세우고…. 이 나이에도 어린 날의 그리움 속에 늘 계신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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