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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7.03 19:40:2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청중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일 오후 6시반부터 세종시민체육관에서 열린 '세종시 출범 1주년 및 시민의 날' 기념 행사장을 찾은 이모(55·여·조치원읍)씨는 매우 불쾌한 경험을 했다. 그는 오후 7시반에 시작될 축하공연에서 좋아하는 가수를 좀 더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식전행사도 시작되기 전에 앞쪽 관람석으로 갔다. 하지만 빈 자리가 많은 데도 불구,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이유도 설명하지 않은 채 "여긴 앉으면 안 된다"며 쫒아내더라는 것이다.

해프닝의 배경은 잠시 후 밝혀졌다. 오후 7시,기념식이 시작되자 시장,국회의원,시의장 등 이른바 'VIP'라 불리는 사람들이 사회자의 안내를 받으며 관람석 가운데로 입장하더니 맨 앞줄에차례대로 앉았다. 관람석 한쪽으로는 찜통 더위에 어울리지 않게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VIP들의 뒷줄에 차곡차곡 착석했다. 전직 군수 등 지역사회에서 소위 '방귀 깨나 뀐다는' 일부 인사도 포함돼 있었다. 자세히 보니 그 곳엔 '기관 단체장석'이란 팻말이 조그맣게 붙어 있었다.

"오늘 행사의 주인공은 이 자리를 함께 하신 바로 여러분들이십니다.…" 이런 내용의 시장 기념사가 끝나자 시의장 축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한복을 입은 그는 선거유세를 하듯 장황하게 자신의 치적을 자랑했다. 연신 부채를 흔드는 관람객들에게서 짜증 섞인 반응을 감지한 사회자가 "다음 행사가 있으니 축사를 짧게 해 달라"고 간청했다. 교육감에 이어 당초 예정에 없던 국회의원 축사까지 추가되자 '틴탑'과 '케이윌'을 애타게 기다리던 젊은 방청객들의 짜증은 절정에 달한 듯했다.

다행히 마지막 축사를 한 이충재 행복도시건설청장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그는 행정중심복합도시라 불리는 이른바 '오리지널 세종시' 건설의 주역이면서도 핵심적인 내용만 명쾌하게 설명,청중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자신들의 치적만 장황하게 늘어놓는 다른 선거직 공직자 4명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축사가 길어지는 바람에 결국 이날 기념식은 당초 예정보다 10분 늦은 오후 7시40분쯤 끝났다.

서울시민에서 최근 세종시민으로 바뀐 기념으로 중학생 딸과 함께 행사장을 찾았다는 남모(43·주부·한솔동)씨는 "마치 선거 유세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공무원들이 시민 위에 군림하는 도시가 어떻게 명품도시냐"라고 반문했다.

세종시는 "명품도시 품격에 걸맞은 시민소통 위주의 배려와 공감의 의전 체제로 전환한다"는 취지로 의식행사 개선안을 마련,지난 5월 8일 발표했다. 개선안의 골자는 "모든 행사는 정시에 시작해 30분 이내로 단축하고,지정좌석제를 폐지 또는 축소해 좌율좌석제로 전환하며,축사나 격려사는 부득이한 경우 최소한의 범위에서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이 발표는 누구를 위해 한 것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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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