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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석

충청북도사회복지사협회장

2011년 11월 29일자 중앙일보 1면에 우파 복지시대라는 기사가 실렸다. 한나라당에서 내년 복지예산을 3조원 늘리겠다고 발표했고 그 내용을 우파 복지시대라 표현한 것이다. 3조원 증액 내용을 보면 0-4세 전면무상보육 5500억, 대학생 반값 등록급 5000억, 비정규직 사회보험료 5000억, 직업훈련.취업활동수당 5000억, 뉴타운재개발대책 5000억, 청년취업.창업지원 2000억, 기타 참전수당인상(1200억) 및 경로당지원(700억)등이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9만7천명을 정규직으로 전환도 이 부분에 포함되어 있고, 부자증세 부분도 포함된 내용이다. 지난 6.2지방선거에서 시민단체에서 주장했던 내용들이고 그 당시에는 복지포퓰리즘이라 강하게 부정적 견해를 밝혔고 그를 주장하는 집단을 좌파라 치부했던 여당에서 획기적인 전환을 한 셈이다.

이 내용을 우리는 환영을 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논쟁거리로 보아야 할 것인가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복지는 정치인의 표 얻기 수단에 불과하다는 논리가 또 다시 재현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음이 씁쓸하기만 하다. 또 하나 안타까운 것은 3조원의 복지예산을 늘리는데 현재의 복지수준을 끌어올리는 예산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현재의 복지전담인력의 처우개선이나 근무환경개선을 위해 얼마를 쓰겠다는 식의 접근은 전혀 배제되어 있다는 것에 우리는 이 정책의 실효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회복지의 파이는 늘어나는데 그 일을 하는 종사자들의 처우개선이나 근무환경 개선은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복지파이를 늘리면 도움을 받는 사람들은 늘어날 것이고 도움을 받는 사람들의 욕구수준도 늘어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지 일선 현장에서는 예산이 없다는 핑계로 보조금 동결이라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고, 보조금 동결과 동시에 종사자들의 처우도 제 자리 걸음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조선일보 기사에 의하면 올해 억대연봉을 받는 사람들의 수가 32만 3천명에 달한다고 한다. 건강보험공단에 신고 된 직장 가입자 1248만여명의 소득 자료를 분석한 결과이다. 이와 반면 월급 200만원을 받지 못하는 직장인은 전체 직장인의 절반(638만명·51.1%)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일례로 서울의 한 대학원에서 컴퓨터를 전공한 이모(30)씨는 복지관에서 컴퓨터 강사로 일하며 월 160만원을 받는다. 초등학교 '방과 후 교실' 강사 하던 때보다는 수입이 낫지만 4년째 100만원대 월급쟁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씨는 "대학원까지 나왔는데도 아직 월 급여가 200만원이 채 안 된다"며 "지금껏 학비 대준 부모님 뵙기가 민망하다"고 했다. 억대 연봉을 받는 사람들의 증가와 월 급여 200만원도 안되는 사람들의 차이를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

혹자는 사회복지 종사자들을 중간상인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예산을 대상자에게 직접주면 될 것인데 중간에 사회복지종사자들이 인건비를 챙기기 때문에 대상자에게 돌아가는 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문제는 주변에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회복지는 무조건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전문가들이 전문적인 방법을 통해 서비스를 줌으로써 대상자들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데 있다. 결국은 이를 통해 예산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제도가 본래의 취지대로 돌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회복지종사자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면 사회복지의 예산증액으로 인한 반대급부 보다 더 많은 효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선거철만 되면 너도 나도 종사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뛰겠다는 약속을 한다는 것이다. 선거가 끝나면 전혀 고려 대상이 되지 않는 그런 약속을 이젠 우리는 믿어서는 안 될 것이다. 즉 종사자들의 처우개선 부분은 선거용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정치인들이 생각하는 복지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하고, 언론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언론에서도 역시 선거철 이외에는 사회복지종사자들의 처우개선 부분에 대한 접근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일은 결국 사회복지종사자인 우리 모두의 책임이 아닐까 생각해 보면서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는 좀더 생산적이고 진일보적인 사회복지 공약들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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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