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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미

한국이민정책발전재단

요즘 '뿌리 깊은 나무'라는 사극이 인기라고 한다. 한글의 창제과정을 그린 드라마라고 하는데 소재와 이야기 구조는 물론이고 탄탄한 구성과 연출력 또한 돋보인다는 평을 얻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는 것은 '세종대왕'의 재발견이라고 할 것이다.

드라마 속에서 세종은 기존 사극 속에서 보여져왔던 근엄한 왕의 전형을 깨트리고, 백성들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왕으로서의 권위를 지켜내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는 때로는 권위를 집어던진 파격적인 언행으로, 때로는 높은 학문적 지식이 바탕이 된 날카로운 비판과 새로운 것에 대한 불굴의 도전 정신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정치적 기득권을 행사하려는 기성 정치세력들에게 염증을 느끼고 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과의 공감대 형성에 성공하였다. 역사적으로 고증된 사실도 아니고 옛 왕조시대에 있었을지 없었을지 모를 드라마 속 이야기에 시청자들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 정치문화의 변화 또는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 또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변화의 기대감 때문이 아닐까?

지난 10월의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일명 '안철수 바람'은 기성 정치권에 보내는 유권자들의 경고성 메시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뜻밖에 유권자들로부터 예전과 다른 강한 경고를 받게 된 기성 정치권이 입을 모아 쇄신을 이야기하고 변화를 추구해야한다는 긴장감을 갖게 되었다는 점은 값비싼 보궐 선거의 최대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회는 오늘도 싸움에 바쁘다.

요즘 싸움의 가장 큰 쟁점은 한미 FTA이다. 모두 나라를 위해 하는 일이라고 입을 모으는데, 찬성하는 정부 여당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게 맞는 것 같고, 또 반대하는 야당 측의 얘기를 들으면 그 말이 맞는 것 같고 참으로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만큼 손익관계가 얽히고설킨 어려운 문제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에 앞서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매사에 타협점을 찾지 못하는 정치권의 능력 부재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더욱 큰 문제는 정치권의 싸움이 곧국민들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국민들도 덩달아 분열하고 패를 가르게 된다는 점이다. 타협과 합의 정치가 그리운 절대적 이유 또한 그것이다.

여야가 유권자의 눈을 의식하여 물리적 힘겨루기를 자제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점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이지만 이 정쟁의 혼란 속에서도 훌륭한(?) 의원님들은 내년 총선에 대비하여 자신의 지역구 예산을 늘리는데 여념이 없다고 하니 놀라울 뿐이다. 우습게도 그런 일에는 여 · 야의 모든 의원님들이 한마음 한뜻이 된다고 한다.

내 선거, 내 지역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국회의원 수준이 우리의 정치수준이고 유권자의 수준 역시 그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는 부끄러움이 가슴을 콕콕 찌르지만 그래도 한마디쯤 던져야 가슴이 시원할 것 같다. "정말 치사하게 그럴래?"

사전을 보니 정치란 나라를 다스리는 일.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그렇다면 정치인이란 당연히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말할 것이다. 우리는 이제 드라마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 참 정치 · 정치인을 만나고 싶다. 그러기 위해 나부터 변해야겠다. 정치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유권자의 변화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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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