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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11.09 17:04:1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김승환

충북대 교수/충북문화예술연구소장

지난 10월 25일 이기용 교육감께서 내면의 일단을 드러낸 일이 있었다. 사소한 것 같지만 중요하고 우연인 것 같지만 필연인 발화는 이렇다. "충북 행정의 수부도시인 청주·청원의 낙후된 체육시설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분산유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발화는 논리적으로 '청주·청원의 체육시설 낙후를 해소하기 위하여 2016년 전국체전은 청주를 중심으로 개최되어야 한다'라는 결론이 생략되어 있다. 교육감께서 하신 말씀의 진의는 청주·청원의 체육시설을 개선하고 학교체육과 생활체육 복지를 증진해야 한다는 좋은 뜻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이 발화를 충주의 입장에서 보자면 참으로 당황스러울 것이다. 그간 불균등 발전으로 크게 상심해 있는 충주에 비해서 훨씬 발전해 있고 이미 두 차례나 체전을 개최한 청주가 또다시 전국체전을 개최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지극히 우연한 발화이며, 체육시설만 거론했다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받아들이는 충주학생과 충주시민의 입장에서는 무척 마음이 아팠을 것이다. 여러 면에서 존경받는 교육감께서 충주전국체전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해명하신 것과 같이 전국체전 충주유치와 충주체전이 성공할 수 있도록 주도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

필자가 교육청에 이런 고언(苦言)을 드리는 것은 잘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의 마음을 아프게 해서는 안 된다'라는 더 큰 인도주의 교육원칙을 상기하고자 함이다. 지금 충북교육청 현관에는 '충북교육은 죽었다'라는 검은색 휘장이 걸려 있다. 이것은 일반계고교에 장애학생 전공과정을 설치해 달라는 교육평등권 요청이면서 '언론에 보도된 장애학생 폭행사건'으로 인하여 생긴 갈등과 긴장이다.

청주에 비해서 충주가 소수자이자 약자인 것처럼 장애학생은 소수자이자 약자이다. 어떤 분들은 장애인단체의 요구가 지나치다고 격렬하게 비난하지만, 이 문제는 성심과 성의가 있으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며 그것이 바로 선진교육이고 민주교육이다. 인간은 누구나 잠재적 장애인이므로 언제나 약자와 소수자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약자와 소수자를 배려하는 것은 곧 우리 자신에 대한 자기존중이며 인도주의의 최소 실현이다. 따라서 충북교육청은 법적쟁송으로 비화한 '언론에 보도된 장애학생 폭행사건'에 일단 정중한 사과를 드리고 장애학부모의 고충을 들어야할 필요가 있다. 특히 충북교육청은 귀를 막고 눈을 감은 채 전혀 잘못이 없다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진솔한 자세로 대화에 응해야 한다.

최근 충북교육청은 청주고등학교를 자율형 공립고로 전환함으로써 특별 교육을 용인한 바 있다. 이 결정의 이면과 과정에는 많은 고충과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청주고등학교의 전환은 다른 학교의 자율형 전환과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전통의 명문학교를 부활하려 한다는 비판으로부터 그야말로 자율형이므로 평준화를 훼손하지 않는다는 옹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관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학력제고와 수월성 교육 즉, 공부 잘하는 학교와 성적 좋은 학생에게 정책의 초점이 모아져 있다는 점이다.

공부 잘하는 학생을 육성하는 일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공부 못하는 학생이나 어려운 학생을 잘 보살피는 일이다. 따라서 청주고등학교를 자율형 으로 전환하기 전에 청주고등학교에 장애학생 전공과를 설치하여 인도주의 민주교육을 실천해야 한다. 지금 충북교육청 정문에는 공권력 투입으로 인하여 풍찬노숙을 하면서 각종 차별철폐와 장애학생 교육권 신장을 위하여 눈물을 삼키는 분들이 있다. 충북교육청은 이들의 아픔을 나의 아픔처럼 이해하고 또 긍정적이고 열린 시선으로 장애학생의 기본인권을 신장시켜야 한다. 부디 충북교육청은 성적 좋고, 집안 좋고, 권력 있는 특수한 사람들의 특수한 교육보다 약자와 소수자를 우선하는 교육정책을 펴 줄 것을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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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