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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11.02 17:40:4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변광섭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부장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4대강 사업이 마무리된다. 2년간 22조원이라는 엄청난 예산을 들였으며, 물줄기 보다 더 길고 험한 찬반논쟁으로 한반도가 신음했다. 4대강에 새로운 생명과 미래가치를 담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생태계 파괴에다 비생산적이라는 시민사회의 간극을 좁히지 못한 채 한강 낙동강 영산강 금강의 4대강에 16개 보가 완공되었다.

따지고 보면 개발을 강행한 정부의 주장과 반대에 앞장섰던 시민사회 논리의 정점은 하나였다. 신음하고 있는 한반도를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역시 개발 중심의 4대강 사업은 비논리적이고 비생산적이며 시대에 역행하는 일이라는 소신을 갖고 있지만 어느덧 국토는 파헤쳐지고 되돌아 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이것이 현실이라면 4대강에 문화로 물결치고 생명과 생태가 조화로운 신 르네상스를 만들면 좋겠다. 한강을 따라 천년의 역사를, 금강을 따라 백제의 아름다움을, 낙동강을 따라 찬란한 전통문화를, 영산강을 따라 남도의 맛과 멋을 즐기며 자연과 인간, 문화와 문명이 하나되면 좋겠다. 사람들이 그 강줄기에서 나긋한 걸음을 좆으며 새로운 꿈을 심고 희망을 노래할 수 있다면 논쟁은 종식되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필자는 4대강 정비사업이 시작되는 시점에 공예숲 조성을 제안한 적이 있었는데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실천으로 옮겨야겠다. 공예숲이란 한반도 젖줄에 공예문화의 향연이 흐르는 아름다운 공간을 말한다. 각기 문화적, 지리적, 생태적 특징을 갖고 있는 4대강에 차별화된 공예숲을 조성하고 가장 한국적이고, 가장 세계적이며, 가장 미래지향적인 문화콘텐츠를 담자는 것이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가구와 옻칠 등 공예품의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지역별로 특화된 묘목을 식재하고 관리하며 녹색체험마을을 조성하면 4대강을 친환경 녹색공간으로 변모시킬 뿐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자원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이들 공간에 농촌체험과 생태 및 문화체험, 공예체험 공간과 병행시키고 올레길이나 둘레길처럼 슬로우시티를 만든다면 도시민의 휴식공간과 농촌의 신경제성장의 거점이 될 수 있다.

고사위기에 직면한 실크로드 산업을 부흥시키고 이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4대강 실크로드사업 필요하다. 실크와 관련된 생산 및 유통, 연구 및 개발을 추진하고 관련문화를 엿볼 수 있는 박물관 미술관 건립과 바이오산업에 이르기까지 마스터플랜을 짜고 접근해야 한다. 이와함께 권역별로 차별화되고 특화시킨 공예테마파크와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공예창작스튜디오와 4대강 거점별 축제문화 개발 및 지원으로 관광상품화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물론 한지 한옥 한식 한글 한복 한국음악 등 한브랜드를 상생시키면 무한한 에너지가 샘솟을 것이다. 고려청자, 이조백자, 분청사기의 도자문화에서부터 금속, 목칠, 섬유 등 한국의 공예문화는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애달프고 고단한 한국사와 함께 단절 및 왜곡되면서 지금은 제몫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우리의 몸속에는 장인의 DNA가 흐르고 있다.

사실 인류는 강줄기를 중심으로 창조되며 역사의 물줄기를 만들어 왔다. 한국사도 그러하다. 조선시대의 역사문화와 근대의 아픈 과거를 간직하고 있는 한강, 백제의 숨결이 오롯이 남아있는 금강, 농경과 생태와 식도락으로 풍요로웠던 영산강, 하회마을 병산서원 소수서원 팔만대장경 등 전통문화의 감동이 물결치는 낙동강 등 유유히 흐르는 물줄기와 함께 달려오지 않았던가. 4대강에 세워진 16개의 보에 역사성을 담았다 하니 물길따라 발길따라 스토리텔링 여행을 즐기며 새로운 미래를 고민해야겠다.

이제, 한국의 미래를 공예문화에서 찾으려는 지혜와 열정이 필요하다. 전통문화에서부터 최첨단 IT·BT·CT산업에 이르기까지 공예로 통(通)하는 나라만이 희망이 있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스 정신이 살아 있는 것은 오직 공예뿐이기 때문이다. 법고창신(法古創新)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옛것을 본받아 새것을 창조하려는 발상의 전환, 생태와 지역문화가 조화로운 공예크루즈 상품을 만들고자 하는 모색과 가치의 확장만이 우리가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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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