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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7.11.20 14:06:2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날씨가 꽤 춥지요? 어젯밤에는 첫눈답지 않게 제법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가을에서 성큼 겨울로 다가선 느낌이고 역시 11월은 가을과 겨울이 교차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11월은 국내 프로스포츠계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로야구와 축구가 공식일정을 마무리했고 초반 라운드를 치르고 있는 프로농구의 열기가 바야흐로 달아오르는 시점입니다. 적잖은 스포츠기자들도 야구, 축구에서 농구로 시점이 이동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올시즌 프로농구는 중요한 전환점에 있습니다. 지난 시즌까지 꼭 10시즌을 보낸 프로농구는 인기가 정체 혹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게다가 올시즌은 3시즌만에 외국인 선발제도를 자유계약제에서 드래프트제로 바뀌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용병 수준이 낮아 경기력까지 다소 처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프로농구사에서 최대 위기의 계절일 수도 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이에 따라 각 구단들 및 관계자들도 농구 인기몰이에 부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수영스타 박태환, 피겨요정 김연아, 탁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승민 등 유명인사들을 시구자로 초청하고 한 중계방송사는 김영수 한국농구연맹(KBL) 총재, 탤런트 박준규 등을 일일해설자로 세웠습니다. 농구 인기를 위해 모두 바람직한 일입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습니다. 다름아닌 시구입니다. 경기 전 시구자가 점프볼을 위해 공을 위로 토스하듯 던져주는 것인데 개인적으로 솔직히 별로 재미가 없습니다. 농구 개막 전까지 취재를 해왔던 프로야구와 비교가 되면서 더더욱 그렇습니다.
프로야구 시구는 경기 못지 않게 큰 관심을 받습니다. 시구자가 실제 투수처럼 마운드 혹은 그 앞에서 타석에 타자가 들어선 가운데 포수에게 공을 던지는 것인데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도 탤런트 홍수아, 원더걸스 선예, 영화배우 박진희 등 시구자들이 인터넷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런 인기 때문인지 서울의 한 구단 관계자는 "시구를 하려고 연예인들이 줄을 서 있다"고 귀띔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팬들과 언론의 주목을 받는다는 방증이겠지요.

연예인이라는 후광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들이 ‘야구를 한다‘는, 그 모습이 야구팬들을 즐겁게 하는 게 아닐까 합니다. 잘 던지면 잘 던지는 대로 놀랍고 못 던지는 대로 즐겁습니다. ‘폼이 그럴 듯하네, 쟤는 영 아닌데?‘ 팬들에게 옆사람과 이런 저런 얘기거리를 줄 수 있고 본요리인 경기에 앞서 입맛을 돋우는 전채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실제로 홍수아는 선수 못지 않은 역동적인 폼으로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의 ‘외계인‘ 페드로 마르티네스의 이름을 딴 ‘홍드로‘라는 별칭까지 얻었고 시구 동영상이 큰 인기를 모았습니다. 반면 박태환은 SK-두산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포수가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높은 공을 던져 팬들의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그런데 농구는 느낌이 퍽 다릅니다. 공을 그저 높이 던지는 단순함 때문인지 팬들과 언론의 눈길이 산만합니다. 선수들도 점프를 하는 시늉만 하는 정도입니다. 플레이오프 등 큰 경기가 아닌 정규리그라는 상황을 감안해도 흥미가 떨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무엇 때문일까요? 시구가 농구 경기의 일부지만 엄밀히 따지면 농구 기술이 아닌 까닭은 아닐는지요. 개인적으로는 공을 수직으로 올리는 것은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 그런 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구단과 농구 관계자들도 흥미가 떨어지는 시구 때문에 고민이 많습니다. 한 구단은 예전에 시구 뒤 점프볼을 따낸 외국인 선수가 덩크슛을 꽂기도 했는데 상대팀의 심기를 건드린다는 말이 나와 지금은 하지 않는답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예전 박세리 시구 때 골프 어프로치샷으로 림을 통과시키려는 방안도 생각했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테니스스타 이형택이 라켓을 이용해 테니스공을 림에 넣는 이벤트를 하기도 했답니다.

꼭 시구가 아니라 ‘시투‘(始投)는 어떨까 싶습니다. 자유투나 3점슛을 던지는 겁니다. 농구와는 무관한 유명인사들이 슛을 잘 던지면 잘 던지는 대로 놀랍고 못 던지는 대로 볼거리를 주지 않을까요? 무엇보다 농구팬들과 시청자에게 그들이 ‘농구를 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을 겁니다.
지금도 시구자의 자유투 등 행사는 있답니다. 그러나 경기 전이 아니고 전후반 사이인 하프타임에 한답니다. 농구 담당기자도 모를 정도입니다. 전반이 끝난 뒤 화장실을 가고 담배를 피우는 등 제각기 부산스러운 하프타임은 경기 시작 전과 주목도 면에서 하늘과 땅 차입니다. TV도 광고를 할 때입니다.

얼마전 전 여자농구 간판스타 유영주씨가 KBL 경기에서 시투를 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일견 반가운 마음도 들었지만 농구인 출신이 아닌 유명인사들도 한다면 하는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KBL에서는 경기 전 굳이 시구를 해야만 한다는 규정은 없답니다. 또 시구가 별 재미가 없어 다각도로 고민 중이라고 합니다.

지난시즌 올스타전엔가 시구를 했던 다니엘 헤니나 올시즌의 박태환, 김연아가 자유투나 3점슛을 쐈다면 어땠을지 상상해보세요. 농구광이라는 헤니가 3점슛을 성공시켰다면 굉장한 화제가 됐을 겁니다. 또 박태환, 김연아의 자유투 성공 여부와 함께 그들의 자세도 단순한 시구 때보다는 훨씬 관심거리가 됐을 거라고 믿습니다. 농구팬들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눈에 스타들이 농구를 하는 모습이 비치는 것이고 농구 인기에도 분명히 도움을 줄 겁니다.

처음이지만 마지막 편지가 될지 몰라 주절주절 말이 많았습니다. 혹시 다음 편지에서는 말을 좀 아껴야겠네요. 추운데 감기 조심하세요.

p.s-예전 프로농구 원년 개막전이던가요? 당시 국무총리가 경기 전 자유투를 쏘던 장면이 아슴푸레 생각나기도 합니다. 정치인이라 썩 유쾌하진 않았지만 그도 농구를 한다는 점에서 꽤 신선했던 기억이 납니다.


기사제공:노컷뉴스(http://www.cbs.co.kr/noc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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