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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낙수

한국교원대학교 교수, 외솔회 회장

해마다 이 때쯤이면 한 해를 마감한다는 의미에서 일 년 동안에 있었던 일들을 정리할 만도 한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 왜냐하면 마지막 날까지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가슴을 졸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사정은 올해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12월 20일, 우리나라는 연평도 해상에서 우리의 영해에 사격훈련을 한 이후 북한이 어떻게 대응할지 몰라 비상을 걸어놓고 있는 상태다. 그들은 지난 달에 우리의 군사훈련에 항의한답시고 포탄을 쏘고, 이 번에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지만, 그런 공갈 협박보다도 그들은 비겁하게 우리들이 안심하고 평화롭게 있을 때 갑자기 테러나 군사공격을 감행하기 때문에 불리할 때 숨죽이고 있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12월 23일, 북한의 인민무력부장이라는 사람이 "우리 혁명 무력은 필요한 임의의 시각에 핵 억제력에 기초한 우리 식의 성전(聖戰)을 개시할 만단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한다. 그러니 그들은 스스로 비겁하게 우리가 방심하고 있을 때 불시에 공격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셈이다. 건듯하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큰소리치는 그들이니 그런 말에 놀라고 겁먹을 우리들이 아니지만, 동족에게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의 발상은 세계인의 조롱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들이 그토록 큰소릴 치는 것은 핵을 가졌기 때문인 바, 리서치 앤 리서치(R&R)가 지난달 27일 실시한 조사에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의 책임'에 대해 전체 국민 평균 의견은, 대북 지원정책을 적극 추진한 전정부에 43.3%나 있다고 했다는데, 그 지원금으로 굶어죽는 제 백성들을 구제하는 데 쓰지 않고, 동족이나 말살시킬 못된 곳에나 썼으니, 참 한심한 사람들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제 남한은 세계에서 알아주는 부국이 되었고, 우리의 풍습과 예술은 세계 만방에 알려져서 이른바 '한류'라는 조류를 만들어냈다. 체육도 각종 국제대회, 올림픽, 아시안 대회, 어느 곳에서도 다른 민족에 뒤지지 않는 실력을 갖췄다. 정말 동방의 한 작은 나라의 작은 민족으로서는 쉽게 이룰 수 없는 쾌거라 아니할 수 없다. .

그런데 변하지 않는 곳이 있으니, 그곳은 바로 정치권이다. 여와 야가 대치하고 경쟁하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도 있는 일이니 그렇다 하고, 국회에서 치고, 받고, 피를 흘리고, 나와서는 길거리에서 민중들을 선동하고, 책임을 다른 상대방에게 떠넘기는 행태는, 광복 이후 65년 간 변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에서부터 국회위원까지 부정을 저지르고, 말실수를 하고, 오욕칠정에 매달리다가 결국 패가망신하는 일도 바뀌지 않는다.

'백년지대계'라는 교육도 한 해도 그냥 넘어가는 일이 없이 많은 문제를 양산하고 다음 해로 넘어가게 되었다. 가장 큰 문제는 교권이 흔들리는 일이다. 교육자에 대한 홀대는 시간이 흘러가는 만큼 점점 심해지더니, 이제는 '학생 체벌 금지'라는 이상한 규정을 만들어 교사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학생들이 선생님을 폭행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성희롱을 하고, 모욕을 일심으니 이래 가지고 무슨 훌륭한 교육이 베풀어지겠는가·

국회위원들은 당리당략에 매달려 새해 예산을 본회의에서 제대로 토의도 하지 않은 채 통과시켰는데, 거기에 꼬리처럼 붙어서 넘어간 '서울대 법인화'는 아마도 몇 년 안에 전 국립대에도 적용될 것인데, 학교마다 이해관계가 다르고, 운영방식도 다른 대학들이 어떻게 대처할지 생각이나 해보았는지 모른다. 물론 그들이야 사 년마다 바뀌니 책임을 질 일이 아니다.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우리나라인데, 시도 때도 없이 먹는 김치 때문에 배추 파동과 같은 어처구니없는 일도 해마다 일어난다. 이것도 수요와 공급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는 데서 생기는 문제다. 일 년에도 몇 번이나 터지는 '구제역'이라는 병도 참 고질병이다. 날만 조금 추어진다 싶으면, 발굽이 둘인 짐승들에게 생기는 이 병이 수십 만 마리의 소들을 생으로 죽게 만들고, 심지어는 한 마을, 한 도시를 마비시키는 대사건이 되곤 한다. 소 한 마리가 죽어도 농민들에게는 큰 손실인데, 수십만 마리나 죽으면, 그 심정이 어떨지 짐작이 되지 않는다.

그래도 어김없이 시간은 흘러, 다사다난했던 '경인년'은 가고, 새로운 '신묘년'은 밝아올 것이다. 바라건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민초들은, 괴롭고, 원통하고, 화가 치미는 그런 일들은 모두 잊고, 내년에는 뭔가 보람되고, 신나는 일이 생겼으면 하는 소망을 가지고 한 해를 마감하여야 할 것이다. 정치도, 경제도, 교육도 그리고 모든 분야에서 선진국다운 풍모를 갖추기를 바란다. 그리고 저 악랄한 북의 적들도 이제는 배고프고 헐벗는 백성들을 사랑하고, 평화와 자유를 구가하는 데에 일조하기를 비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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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