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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12.01 18:42:3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임만규

청주혜화학교장

앙상한 가지를 들어내며 추위에 떨고 있는 나무의 모습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며 교육현장을 안정시키지 못하는 교육정책과 짓밟힌 교권으로 사기를 잃고 있는 교육현장의 선생님들을떠올리게 된다.

흔히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 하여 '짧은 시간에 그 효과를 논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체벌금지 매뉴얼'은 학생의 교실 내 문제행동에 교사들이 효과적으로 대응하여 지도할 수 있는 방안으로 소개됐다. 이 방안은 교실에서 발생할 문제행동으로 학습태도 뷸량, 불손한 언행, 용의 불량, 음주, 흡연 등 18가지로 구분하여 '이렇게 지도해 보세요.' '이렇게도 할 수 있어요.' '그래도 안 될 때는' 등 3단계의 각 문제행동 대응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교실 내 문제행동을 유형별로 정리하고 단계별로 대응지도요령까지 정리하여 매뉴얼로 만들어 제시한 것이다. 그런데 과연 이 매뉴얼이 문제학생을 지도하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될까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부분이 많다.

염려는 사실로 증명되기 시작했다. 수업 중 잠을 자고, 음식을 먹는가 하면, 이를 말리는 교사에게 반항이라도 하듯 버젓이 화투를 꺼내 판을 벌리려는 학생을 제지하자 이를 휴대폰으로 찍어 고발하는 적반하장의 실태가 교육현장의 현실로 나타났다. 이제 또 어떠한 일들이 벌어질지 모를 일이다. 음주, 흡연 측정기 사용지도, 염색, 파마 금지를 위한 두피건강을 설명한다는 교육방법 지침이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국교총은 실효성 부족을 염려하며 인권침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주장하였다. 따라서 서울시교육청은 물론 각 교육청들은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지도대책 매뉴얼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일부 광역시교육청들이 일선학교에 체벌을 금지하자 일선 학교에서 학생지도를 위해 체벌을 한 교사에게 반항하는 학생이 속출하고 있다.

모 중학교에서는 수업시간에 책상에 엎드려 자는 것을 주의를 주자, "아이 ×× 짜증나"하며 계속 반항하자 교사는 지도차원의 체벌을 가했다. 그러자 이 학생은 이 사실을 근거로 교사를 경찰에 고소했다고 한다.

모 전문계고교에서는 수업시간에 책상에 발을 올린 채 장난을 쳐 "발을 내리라."고 주의를 주자 가방에서 화투를 꺼내 화투 놀이를 하며 반항하는 일이 생겼다. 교사가 밖으로 불러내려 했으나, "내가 왜 나가야 하느냐" 며 버티는가 하면 청소시간에 창문을 열라고 하면 "어차피 닫을 것 왜 여느냐"고 하는 등 불손한 태도를 굽히지 않는 일이 자주 생긴다고 한다.

그 뿐 아니다. 욕설을 퍼붓고 뛰어 나가거나 흡연하다가 걸리고도 당당하게 맞서는 광경은 이제 흔하게 볼 수 있다. 순천의 한 여고에서는 여학생이 여교사와 서로 머리채를 잡고 난투극까지 벌였다고 한다.

에서 살펴본 일련의 사건들은 학생들을 훌륭한 인재로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선생님들과 이러한 선생님들로부터 필요한 가르침을 잘 받아 바르게 성장하려는 수많은 모범학생들에게도 잘못된 가치관을 만들어주기 쉽다.

오랜 세월동안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엄한교육은 훌륭한 선비들을 양성하는 근간이 돼 왔다. 어린시절 이 같은 엄한교육을 받아온 기성세대의 인재들은 전쟁의 아픔을 딛고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굳건한 나라를 이끌어 왔다. 그런데 시대의 요구에 따라 부드러운 교육방식을 요구하는 민주교육이 교편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체벌이 좋은 교육방법으로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모든 선생님들은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다만 교육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적절한 상황에서 불가피한 지도방법으로 사용하여 왔을 뿐이다.

여기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학생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를 확실히 규명하는 것이다. 바람직한 인간 양성을 위한 교육은 훌륭한 교육내용을 잘 가르치고 배우는 '교학상장'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교학상장은 스승과 제자가 존경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마음이 돼야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제자가 스승을 존경하고 따르지 않는 교육현장을 만들어 가는 것은 참으로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사회 구조와 풍토 그리고 필요한 교육제도에서 교권이 무시되는 일이 있어서는 곤란하다. 모든 조건과 제도에 선행되어 스승의 가르침이 존중되며 이를 잘 따르고 선행을 실천하는 제자들의 노력하는 모습에서 아름다운 교육의 실효성이라는 열매를 수확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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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