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0.11.07 17:41:4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남석

충북대학교 명예교수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21세기를 생명공학의 세기라 말하고 있다. 20세기까지 진보해온 과학기술은 자동차, 컴퓨터 외 이루 말할 수 없는 혜택을 안겨주었으나 그로 인한 부작용이 항상 뒤따르며, 혜택을 누리기 위해 우리가 지불해야 할 비용은 결코 공짜가 아니었다. 인류는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식물과 동물 종에서 원하는 특성의 개체를 선택, 인위적 교배를 통해 개량해 왔으며, 전통적인 교배는 수정이 가능한 같은 품종 안에서만 가능하였다. 이에 반해, 유전 조작기술은 원하는 형질을 나타내는 특정유전자를 분리하여 다른 개체에 도입하는 것으로 원하는 형질이 발현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유전자 조작 기술에 의한 형질전환개체는 원하는 유전자를 도입할 때 함께 도입된 표식유전자에 의하여 선택이 가능하므로 개량을 위한 시간이 짧게 걸린다. 또한 유전자 도입에 이용하는 운반체는 같은 종 내에서의 유전자 전달 뿐 아니라 종래에는 불가능했던 다른 종사이의 유전자의 수평적 이동을 가능하게 하였다. 그러므로 동물에서 채소로, 세균에서 농작물, 인간에서 동물로 종간의 유전자 혼합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러한 기술을 농작물생산에 응용시켜 개발한 것이 "유전자 조작 농작물"이다. 유전자조작 농작물개발의 선두주자인 미국의 몬산토(Monsanto)사를 비롯한 생명공학 기업들은 생명공학이 미래의 인류를 기아에서 해방시킨다는 명제하에서 주로 추위, 병충해, 살충제, 제초제 등에 강한 성질들을 개발하여 수확량을 늘이는데 힘을 쓰고 있으며, 유전자조작으로 농약사용을 줄일 수 있어 환경오염은 줄이고 다수확을 보장하며 환경친화적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일반 소비자를 겨냥해서 잘 녹지 않는 초컬릿, 무르지 않는 토마토 등의 개발을 통해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현대인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소비자를 유혹 하고 있다. 요컨대, 생명공학만이 증가하고 있는 인류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며, 식량을 생산하면서 불가피하게 생겨나는 환경 훼손을 막을 수 있고, 이것은 농민들에게 비용을 절감케 할뿐 만 아니라 더욱 좋은 품종으로 더 많은 수확을 보장해 주었다.

1960년대에 활발하게 일어났던 녹색혁명으로 세계는 굶주림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다수확 품종'의 재배로 생산량이 비약적으로 증가되었고, 이러한 현상은 80년대 말까지 지속되었다. 1990년대에 이르러 곡물생산량이 점차 줄어들었고 다수확을 위해 높은 생산자재의 투입요구로 자금력, 기술 혹은 관개시설을 보유하지 못한 소농들은 품종조차 구하기 힘들어져 결국 땅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되면서, 소작농들의 이농현상이 생기자 부족한 노동력을 메우기 위해 농작업의 기계화가 더욱 촉진되었고 이로써 전통적인 환경친화적 농업은 중화학적 농업으로 변모하게 되었다. 녹색혁명이 특정지역에 적응해 온 토종 종자들을 없앴고 다국적 기업의 종자회사를 통해 국적 없는 단일종에 의한 단작화가 초래되면서 생물의 다양성이 파괴되고 말았다. 농약과 화학 비료, 제초제의 남용으로 토양이 산성화되고, 수질오염, 환경오염은 생물뿐 만 아니라 인체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주게 되었다. 면역성이 생긴 해충이나 잡초는 더 많은 제초제나 농약을 요구하게 되면서, 토양은 더 황폐해지고 각종오염은 더 심각해지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이러한 피해는 당대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후손들이 떠안아야 할 무거운 짐이 되어버렸다. 녹색혁명의 단기적인 이익을 얻기 위해 너무나 큰 대가를 지불해야만 하는 불공평한 거래였음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유전자조작 농작물은 제초제와 농약에 면역성을 가지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녹색혁명의 외부조건과 같으며, 녹색혁명과 마찬가지로 환경오염과 생태계의 파괴는 물론, 유전자조작 작물의 개발은 생물의 다양성 감소 즉, 유전자 풀(pool)의 감소를 초래했다. 유전자 조작된 유기체가 일단 한번 방출되면 이를 다시 실험실 안으로 회수하기란 불가능하다. 특히 미생물인 경우는 더욱 그렇다. 이런 이유 때문에 유전자조작된 유기체는 석유화학 물질 보다 환경에 대해서 오랜 기간에 걸쳐 훨씬 더 중대한 잠재적 위험으로 빠지게 할지 모른다. 한편 유전자조작 식품은 세계의 식단들을 몇 개의 종자회사가 좌우하게 될것이 명백하다.

생명공학 시대라 불리는 21세기를 이끌어 가는 힘이 바로 과학임을 부정할 수 없으며, 이로부터 얻어지는 혜택은 우리 생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기에 과학기술은 기술연관(技術聯關)으로 발생되는 문제의 해결과 예방을 위해 새로운 윤리가 요청된다. 과학 기술은 잘 사용된다면 분명 인간에게 큰 축복이 될 것이지만 인간의 이기적 욕망 때문에 재앙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유전자조작 농작물을 개발하는 행위가 DNA의 배열에 전적으로 의존하므로 아주 부분적인 특성으로 전체 유기체를 판단하려는 사고가 기본 바탕이 되면 작물의 고유한 특성은 무시되고, 인간이 할 수 있는 한 조작을 가해 좀 더 우수한 형질을, 좀 더 빠른 시간 내에, 좀 더 손쉽게 재배하고, 좀 더 많은 수확을 얻고자 한다. 과학자들에게는 더 이상 생물은 생명이 아닌 연구재료일 뿐이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모든 종을 넘나들면서 조작하고 있으며, 마치 기계의 부속을 맞추듯 끼워 맞추고 있다. 숲과 나무는 하나인데, 지금까지 전체를 쪼개어보는데 열중하느라 중요한 것을 잊고 있었다. 부분이 모여 전체를 이루지만 그것은 또 하나의 부분이 되는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 자연과 인간을 분리시켜 보던 관점에서 벗어나, 인간이 자연의 정복자가 아니라 자연의 한 부분임을 깨달아야 한다. 앞으로는 자연보호, 생명존중 조차도 인간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자연의 입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