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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낙수

한국교원대학교 교수, 외솔회 회장

알려진 바에 의하면, 정부가 대학의 시간강사 제도를 폐지하고, 시간강사의 강의료를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올린다는 내용의 개선안을 발표했다고 한다. 대통령 소속 사회통합위원회는 시간강사에 대한 고용안정성 확보, 열악한 처우 개선 등을 내용으로 하는 대학 시간강사 제도 개선 방안을 대통령에게 건의했는데, 그 내용은 시간강사 제도가 폐지되고, 시간강사에게도 교원의 법적 지위가 부여되며, 시간당 강의료도 4만원대에서 8만원 수준으로 대폭 인상된다는 것 등이라고 한다.

그러나 시간강사들은 오히려 강사자리에서 잘리는 게 아닌지 불안해 하며, 전체 대학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사립대학들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도 한다. 아마 국립대학들도 정부에서 더 많은 보조금을 내놓지 않는 한 재정에서 상당한 곤란을 겪을 것이다. 그 이유는 각 국립대학들은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보통 전체 강의의 30%에서 50%까지를 시간강사들이 차지하고 있는데, 그 많은 강의에 대한 강의료를 곱으로 올리면, 그 액수가 엄청나게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 강의를 전임교수들에게 맡기려면, 교수 정족수를 배로 늘리거나, 초과 강의료를 지금보다 많이 올리는 방법밖에 없는데,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사립대학에서 시간강사를 많이 쓸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전임교수 한 사람에게 들어가는 연봉으로 시간강사 열 명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법적으로 전임교원이 아닌 겸임교원과 초빙교원으로 기존의 시간강사를 바꿀 수 있으므로, 그것은 기존 시간강사 제도의 변형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걱정을 아니할 수 없다. 규정대로라면 겸임교원에게는 한 시간짜리 강의를 주어도 무방하며, 별도의 임금을 주지 않아도 되므로, 무한대로 임명할 수 있다.

사실 대학교수는 특별한 경우를 빼고는 보수면에서 그렇게 훌륭한 대접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 국립대학교의 정교수라고 하면 50-60대가 보통인데, 보수는 대기업의 과장급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대학교수는 좋은 직업이라는 인상을 받고 있고, 교수가 되기 위해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석사, 박사과정을 밟는다. 그러자면 적어도 오 년 이상은 걸려야 하고, 교수가 되기 위한 최소 2년 이상의 교육 혹은 연구 경력을 쌓아야 한다. 그런 다음 대학교 공채에 응모하면, 몇 단계의 심사와 면접을 받아야 한다. 그 기간에 대상 학과 교수들의 이견과 권익, 갖가지 압력과 청탁에서 이겨내야 한다. 학과에서 통과가 되었다 하더라도, 공개강좌나 면접, 최종 인사위원회에서 떨어지는 수도 있으니,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심사에는 학문의 수준, 논문의 질 같은 것이 고려 사항이나, 때로는 학벌이나 경력이 중요 변수가 될 수 있고, 나이가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인문과학 같은 경우에는 40 세 이전에는 앞에서 말한 학력, 경력 쌓기에도 빡빡한데, 50 세 이후에는 나이가 많아서 안 된다고 하니, 교수가 될 수 있는 기간은 겨우 10 여 년에 불과한 셈이다. 요즘 국립대학에는 성(性)도 고려 대상이어서, 대학 전체 교수 인원의 30%를 여성으로 채우라는 규정 때문에 여성이 별로 없는 학과에서는, 억지로 여성 교수를 뽑아야 하는 경우도 있어서 '역차별'이 아니냐 하는 의견도 있다.

어쨌거나 한 번 교수가 되면, 여러 가지 난관이 있기는 하지만, 큰 문제가 없는 한, 만 65 세에 정년을 할 수 있고, 일 주일에 10 여 시간만 강의를 하고, 거의 일 년의 반은 방학으로 보낼 수 있으니, 좋은 직업임에는 틀림이 없다. 게다가 신분으로도 과히 낮은 대우는 받지 않고, 제자들의 존경을 받을 수도 있으니, 누구나 한 번 쯤은 욕심을 낼 만한 자리다. 거기에 비하여 시간강사들은 정말 천 길 차이다. 한 시간에 잘해야 삼 만원에서 오, 육 만원에 불과한 강의료를 받으며, 그것도 많은 시간을 주는 것도 아니고, 보통 한 학교에서 주당 아홉 시간 이내의 강의를 맡는다. 그것도 방학에는 쉬어야 하고, 학기에 따라 교과의 개설이 예측불허니, 고정된 수입이 안 된다. 어떤 이들은 여러 대학에 나가 많은 강의를 하기도 하지만, 그러려면 심신이 과도하게 소진되므로, 건강에 무리가 온다.

그렇다고 대학에서는 그들을 구제하기 위하여 교수 숫자를 대폭 늘릴 수도 없고, 정부에서 말하는 대로 강의료를 엄청나게 올릴 수도 없으니, 참 난감하게 되었다. 그러니 아마 대학에 따라서는 전임교수들에게 초과 수당을 올려 주고, 강의를 많이 맡아달라고 부탁하여야 하고, 그러면 강사 숫자는 줄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알려진 대로라면, 전국 대학의 시간강사 숫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모두 칠만 명이며, 그 중 전업 시간강사가 사만 명으로 추정된다고 하니, 적은 숫자가 아니다. 정말 대학과 정부, 강사 당사자들의 슬기로운 합의에 의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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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