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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낙수

외솔회 회장, 한국교원대학교 교수

필자가 중국에 있을 때 일이다. 상점에서 망에 세 개가 들어있는 오리알을 사다가 먹으려고 입에 넣으니, 입안이 화한 게 조금 이상했다. 그것은 버리고 다른 알을 입에 넣었더니, 이 번에는 입안이 불이 붙은 듯했다. 이미 목에까지 넘어가서 목안도 후끈거렸다. 뱉어내기는 했지만, 입안은 이미 화상을 입은 후였다. 학생들에게 물으니, 아마 오리알의 노른자를 노랗게 하려고 유황을 넣었을 것이라고 말해서, 비로소 그 까닭을 알 수 있었다.

그 뒤에 보도를 보니, 중국에서는 남자를 여자로 만드는 것 말고는 뮈든지 가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재주는 이미 옛날에도 뛰어났다는 기록도 있어, 우리나라 사신들이나 상인들은 어지간히도 숱하게 속았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런데 이런 재주가 지나쳐, 최근에는 동북공정이니 뭐니 해서 역사까지 가짜를 만들어서,

고조선이나 고구려를 저희 나라라고 하질 않나, 광개토대왕의 비석도 공개할 수 없다고 버티질 않나, 강도와 다름없는 짓을 자행하더니, 최근에는 중국 정부가 자국 내 소수민족 언어에 대한 표준을 정립하겠다는 명분으로 '스마트 폰'과 '스마트 패드' 등 첨단 정보기기에 대한 한글 입력방식의 국제 표준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한단다.

나아가 중국은 한국어를 사용하는 한국과 북한의 의견을 들어서 한글 방식의 표준을 만들기로 하고 국제협력까지 제안하며, 자국 내 휴대폰과 개인 컴퓨터 등의 한국어 입력방식을 만든 후 이를 '국제 표준화 기구(ISO)'에 상정하여 국제 표준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 졌다. 이렇게 될 경우 해외 이동식 기기를 만드는 기업은, 중국이 제시한 표준 방식으로 입력해야만, 우리나라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보급하게 될 수 있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하다.

한자가 비능률적이며, 비과학적임은 이미 학문적으로나 실용적으로 판명이 난 상황에서 저희 글자로는 자기네 국민들에게 첨단 기기들을 팔아먹을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남의 훌륭한 문자를 뺏어다가 이용해서 팔아먹자는 '되놈식' 발상임을 삼척동자라도 알 만하다. 예부터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되놈이 챙긴다'는 그 심보가 발동한 것이다.

그 동안에 우리는 공기나 물이 언제나 옆에 있어서, 생명을 영위케 하는 고마움을 모르는 것처럼 '한글'의 고마움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심지어 어떤 이들은 국ㆍ한문을 혼용해야 한다는 둥, 초등학교 때부터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는 둥, 영어를 공용화해야 한다는 둥 별의 별 해괴망칙한 말들을 쏟아놓더니, 이제 우리 글자까지 뺏기게 되었으니, 그들이 무슨 말을 할는지 참 궁금하다.

다행히 누리꾼들이 인터넷의 포털사이트에서 '중국이 한글을 위협하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을 달아 서명에 나섰고, 수만 명에 달하는 인원이 동참하고 있다고 하며, 그들은 "하루빨리 우리가 먼저 한글입력 표준을 제정해야 한다."든가, "이를 계기로 한글을 소홀히 대했던 태도를 바로 잡아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니, '불행 중 다행'이기는 하다.

현재 우리 정부도 이런 기기들에 대한 한글 입력방식 표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400개 관련 특허 등에 관련된 이해 당사자들의 견해가 달라, 표준화가 지연되는 상황이라니, 잘못하다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짓'이나 저지르지 않을까 걱정이다.

큰 나라들이 작은 나라를 협박하거나 침범하여 귀한 물건을 뺏어가는 작태는 동서고금이 따로 없다. 영국의 대영박물관이나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에는 그렇게 다른 나라에서 뺏어오거나 훔쳐온 물건들이 대세를 이루는데, 심지어 남의 나라 조상들의 시체(미이라)까지 훔쳐다가 버젓이 전시하고 있는 데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그 곳에는 우리나라에서 강탈한 물건들도 대다수 존재함은 익히 알고 있다.

중국이 우리나라 국토를 넘보고, 값나가는 물건을 탐내는 것은 아주 오래 된 병폐로 역사에 기록되어 있다. 수나라와 당나라가 고구려를 침범한 것을 비롯하여, 나라가 바뀔 때마다 쳐들어왔음은 주지의 사실이고, 건듯하면 지나친 공물을 요구하거나, 시비를 걸었다. 조선초에 얼마나 많은 금과 어린 처녀들을 바치라고 협박했으면, 우리 땅에서는 금이 안 난다고 거짓말을 하고, 조혼을 장려했겠는가·

이제 귀한 물건은 협박해서 뺏을 수 없으니, 지적 재산이라도 훔쳐가겠다는 발상인가· '한글'이 소수의 중국 조선족의 것이라면, 다른 나라에 가서 사는 한족들이 부지기수이니, 자기 나라의 모든 물적ㆍ지적 재산을 세계 각국에 다 내놓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도독이 먼저 주인에게 일러주고 물건을 훔쳐가는 법은 없으니, 정신 바짝 차려 우리의 가장 소중한 보물인 한글을 지켜야 함은 한국인들의 의무이자 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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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