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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10.06 17:57:2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이종연 교수

충북대학교 컴퓨터교육과 교수

우리나라의 출생아수는 대략 1980년대 65만, 1990년대의 70만, 2000년대의 47만 명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정말 우리나라가 1960년대부터 경제 발전을 이루었던 만큼 출산에 대한 기준도 혼란스럽다. 1970년대에는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홍보를 들었고, 또 언젠가는 "둘도 많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소리를 들었고, 요즘에는 "출산 장려, 둘째를 출산하면 1000만원 지급"과 같은 출산 장려 목소리를 듣고 산다. 아무튼 지난 50 년간에 걸쳐 눈부신 경제 발전 만큼이나 우리 사회의 출산 정책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고,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즉 우리는 다른 나라에서 상상하기 힘들 만큼 짧은 기간에 배고품에서 희망, 그리고 번영이라는 많은 삶을 체험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현재 우리 사회는 '출산 감소'라는 홍역을 치르고 있다.

물론 이것은 우리 교육 현장에도 많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우선 지난해부터 초·중등학교의 급격한 학생수 감소에 대비하여 학교 급수와 교사수의 감축이 시도되고 있다. 이로 인해 2010년부터 신임 교원 채용수도 급격히 줄이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필자는 이번 기회에 "급격한 출산 감소를 교육개혁의 기회로 삼자."라고 제안하고 싶다.

교육 현장에서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한 학급 당 학생수가 60명 수준에서 이제 30~40명 수준으로 줄었다. 이것도 지난 김대중 정부에서 다소 과대하게 추진했던 교육정책으로 그나마 학급 당 35명 내외의 학생수를 구성하고 있다. 아마 이것은 "우리나라 교육에서 큰 변화의 첫 걸음이었다."라고 생각된다. 그 이유는 갑작스럽게 학교 운동장에 교실을 증축해야 했고, 또한 신규 교사 충원, 학급 수 증가에 따른 교육 예산 확충 등의 많은 교육문제를 야기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교육현장의 실질적인 개선책이었다라고 평가된다. 그렇다면 최근의 우리나라 출생아수가 70만 수준에서 40만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하는 것은 경영 측면에서 학교수 줄이기, 교사 감소, 학교 예산 삭감 등의 정책 추진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것은 거꾸로 "교육현장에서 학급 당(이하 '급당'이라 칭함) 학생수를 줄일 수 있는 기회다."라는 제안이다. 교실에서 강의를 진행하다 보면 급당 학생수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한다. 특히 급당 학생수가 10~20명 내외일 때 효과적이며 우리가 지향해야 할 교육환경이라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번 저출산 시대는 억지로 사회 문제를 일으키지도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교육현장을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교육 현장에서 급당 학생수 감소는 강의를 진행하는 교사와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엄청난 변화를 줄 것이 분명하다. 첫째, 먼저 급당 학생수 감소로 인해 강의시간에 학생들의 강의 집중력을 증가시켜 교육효과가 대폭 증가할 것이다. 교실에서 강의를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급당 학생수가 10명 이하, 20명 이하, 30명 이하, 40명 이상 등에 따라 학습 효과가 얼마나 다른지를 경험했을 것이다. 둘째, 급당 학생수 감소는 교사로 하여금 학생들의 무관심과 수업 이탈자를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급당 학생수 감소는 자연스럽게 교사들로부터 학생들의 지도시간을 증가시킬 수 있다. 예로, 학생들에게 숙제와 생활지도 등의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고, 보다 세밀하게 지도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날 것이다. 솔직히 교육 현장에서 급당 학생수가 40명만 되어도 교사가 숙제 내기를 겁낸다. 숙제는 낼 수 있지만, 학생들이 숙제를 잘 해 오는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성의껏 해왔는지 등을 세밀하게 검토하여 답변하기 힘들다. 넷째, 급당 학생수 감소는 실질적으로 교육의 질적 수준 제고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급당 학생 수가 줄면, 수업시간에 실행할 수 없었던 실습이나 질의 & 응답 기회를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영어학원에 가서 수업을 들을 때, 급당 학생수가 많은 학급을 가급적 피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다섯째, 학생들의 강의 이해 수준이 잘 파악되므로 성적 부진아의 발생 감소와 파악이 용이하고, 또한 개별적인 지도시간도 늘어날 수 있다. 이것은 결국 국가에서 추진하는 공교육 강화는 물론 사교육비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라는 판단이다.

끝으로 선진국의 사례를 보라. 영국은 보통 급당 학생수가 12명 내외 수준이다. 또한 우리 주변의 유명 학원에서 급당 학생수는 특별한 단과반을 제외하면 거의 12명 내외임을 금방 알 수 있다. 이것은 학교의 공교육 측면에서 직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공교육의 경쟁력을 갖지 위해서는 학교 현장에서 그 만큼의 물질적인 교육환경의 개선도 필요하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도 이만불 시대가 된다고 한다. 이 때 실질적인 교육환경의 개선 측면에서 저출산 시대의 학생수 감소는 우리 교육현장을 바꿔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닌가 싶다. 아울러 2008년 기준 학급당 학생수, 교원 1인당 학생수, 학생 1인당 공교육비 지표에서 우리나라는 OECD 최하위권을 면치 못했다는 점을 고려해도 좋을 것이다. 분명히 저출산 시대는 공교육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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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