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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인은 앞을 못 보지만 우리는 맹인을 보지 못했다.

요즘 너, 나 할 것없이 복지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장애인 복지는 어디에서 건 빠지지 않는 중요한 일처럼 얘기들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음성군은 부군수, 노인회장, 사회단체협의회장, 사회복지과 대학교슈, 여성단체협의회장 등 명망있는 위원 30여명을 비롯한 실무협의체 위원 20여명, 실무분과 위원 40여명 등 총 70여 명이 참여한 지역사회단체복지협의체를 구성했다.

이들이 머리를 맞대고, 저소득층, 보육아동복지, 청소년 복지, 여성복지, 노인복지, 장애인 복지, 다문화가정 복지, 자원봉사 등 8개 부문에 대해 세심히 살펴, 앞으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간 시행해야 될 복지 사업계획을 제시했다.

이들이 제시한 사업계획은 앞으로 음성군이 펼쳐야 할 복지정책 지침서로 활용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 지침서를 자세히 살펴보지는 못했지만 '기본에 충실하라'는 말은 없는 것 같다.

물론 이 사업계획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거창한 계획보다 사소한 것 하나가 더 중요할 때가 더 많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서다. 장애인에게는 더욱 그렇기 때문이다.

얼마전 아차 싶었던 일이 있었다. 맹인이 군청을 찾을 수 있도록 설치해 놓은 길을 화단이 막아서고 있음에도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는 것을 보면 다른 사람들도 나 처럼 무심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로는 장애인을 앞세우지만 꽃보다는 뒷전인 게 현실이다.

음성군청 청사 정문부터 현관까지 보기 좋게 일렬로 화단을 길게 나열해 놓았다. 미관상 보기는 좋지만 일렬로 늘어선 이 화단이 맹인이 다니는 길이라는 점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아무 생각없이 다닌 이 길이 어느날 갑자기 맹인이 편히 다니게끔 만들어 놓은 길을 화단이 막아 서고 있다는 사실이 내 눈에 들어왔다. 더욱이 음성군청 정문에 들어서 청사 현관을 바라보면 노랑색 바탕에 파란색 굵은 글씨로 "활력있는 복지음성"이라고 선명하게 쓰여져 있다. 아이러니 한 일이기도 하고, 반전이기도 하다.

음성군청을 들어서는 순간 벌써 장애인 복지는 꽃보다 뒷전인데, 복지음성을 실현한다는 캐치프라이즈가 붙어 있으니 말이다.

이를 한참 지켜보다 불연 듯 생각난 것이 "맹인은 앞을 못 보지만 우리는 맹인을 보지 못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이 들자마자 아차 싶기도 하고 너무 창피스럽기도 했다.

이런 저런 핑계로 뒤로 밀리고 밀려서 가장 나중에 꼭(?) 챙겨야 하는 장애인 복지가 됐지만, 최소한 사람도 아닌 꽃보다는 먼저 챙겨야 되지 않을까 싶다.

음성 / 남기중기자 nkjlo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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