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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석

충북대학교 명예교수

우루사, 매미, 나리…. 최근 10년간 우리나라를 강타해 온 태풍들은 1990년대까지의 태풍보다 크고 강력했다. 2002년의 루사는 강릉 지역에 870.5 mm의 비를 쏟아 우리나라 기상관측 이래 1일 최고 강수량을 기록했는가 하면 2003년 매미는 제주에 초속 60 m의 강풍으로 순간최대풍속 기록을 세웠다. 2007년의 '나리'도 제주 지역에 집중호우를 내려 큰 물난리를 일으켰으며, 금년들어 제7호 태풍 곤파스가 짧은 시간에 너무나 커다란 피해를 입혔는데, 지난 한달사이 3번째로 발생한 제9호 태풍 말로는 다행스레 한반도를 살짝 비켜갔다.

태풍은 열대저기압 중에서 중심부근의 최대풍속이 초속 17 m 이상의 폭풍우를 동반하는 것을 말하는데, 발생장소는 북태평양 서쪽 해상과 인도양ㆍ북대서양 서쪽 해상, 남반구 호주 북동부ㆍ북서부 해상 등이다. 태풍의 명칭은 열대저기압의 발생장소에 따라 달라지는데, 우리나라를 매년 찾아오는 북태평양 서부에서 발생하는 것을 태풍(Tyhpoon), 북대서양, 카리브해, 멕시코만, 북태평양 동부의 경우는 허리케인(Hurricane), 인도양, 아라비아해, 벵골만에서 발생하는 건 사이클론(Cyclone)이라 한다. 그럼, 이러한 태풍은 도데체 어떻게 발생하게 되는 걸까· 태풍이 발생하려면 먼저 해수면 온도가 27℃ 이상으로 대기에 충분한 습기가 제공되고, 대기가 불안정해 공기의 소용돌이가 있어야 한다. 그 조건을 만족하는 지역이 남ㆍ북위 5° 이상인 지역이다. 공기의 소용돌이가 생기면 그 곳을 중심으로 습기가 많고 따뜻한 공기가 모여들면서 적운이 형성되며, 이때 공기가 모여드는 속도가 더 빨라지게 되면 코리올리힘(Coriolis force)이라고도 부르는 전향력에 의한 회전의 힘이 커지게 된다.·전향력이란 회전하는 물체 위에서 물체가 운동할 때 나타나는 겉보기의 힘을 말하는데, 회전의 힘이 커지면 적운 대신 저기압성 순환을 하는 나선형 형태로 변형되어 열대저기압으로 발달하게 된다. 태풍은 저위도해상에서 발생하여 북쪽으로 진행하다가 자연 소멸된다. 과학적으로 말하면 태풍의 에너지원은 열을 간직한 수증기인데, 지구전체의 에너지 분포를 보았을 때 당연히 태양에너지를 듬뿍 받는 저위도부근이 넘쳐흐르고 고위도에서는 에너지가 부족하다. 이 에너지의 불균형이 계속되면 지구는 당연히 위기가 찾아온다. 하늘에서 이루어지는 대기 순환의 가장 큰 이유는 이러한 에너지평형을 이루기 위함에 있으며 태풍도 그 중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또한, 에너지 수송방향이 자연스레 저위도에서 고위도인 북쪽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구형인 지구의 자전으로 인한 지구와도(행성와도)라는 것과 소용돌이인 태풍이 자체적으로 갖는 와도에 의해 진행하게 되는 것이다.

최근 2년간 우리나라에는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거의 없었다. 특히 지난해는 1988년 이후 21년 만에 처음으로 직접 영향을 준 태풍이 없는 해로 기록됐다. 이 같은 현상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위치 때문으로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위로 올라오지 못하고 평년보다 남쪽에 자리 잡으면서 태풍이 발생하는 해역에 계속 머물어 태풍의 발생자체를 어렵게 하였다. 설사 발생한 태풍이라도 서쪽으로 비껴가서 남중국해나 중국남쪽으로 진행하거나, 혹은 남쪽에서 방향을 틀어 일본으로 빠져나가 우리나라에는 피해가 거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 2년과 달리 태풍 발생을 가로막았던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7월 중순 이후부터 점차 북상하고 있으며, 고기압의 위치도 지난해보다 남쪽에 자리 잡아 일본 동남쪽에 위치하여 한반도로 오는 태풍을 막아주던 방패막이가 옮겨진 셈이다. 이에 따라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가 한반도로 태풍이 북상하도록 하는 길목이 될 수 있게 된것이다. 즉 북태평양 고기압은 확장과 수축을 되풀이 하겠지만 한반도가 가장자리에 드는 시기가 태풍이 북상하는 때와 일치하면 여지없이 우리나라로 태풍이 강타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는 최근 나타났던 이상 기온현상 때문인 것으로 추측되는데, 지난해 겨울에는 예년보다 추운 기록적인 이상 한파가 있었던 반면, 올해 5월부터는 이상 고온 현상을 보이는 등 이전과 다른 기온 양상으로 인하여 한반도를 둘러싼 기압 배치가 예전과 달라지게 된 것이다. 이상 고온으로 시베리아의 눈이 녹으면서 수증기가 이전보다 많이 상승해 이 지역 고기압 세력이 약해졌지만 중국 대륙 쪽 고기압은 전보다 강해졌으며, 따라서 중국 대륙 쪽 고기압이 북태평양 고기압을 이전보다 남쪽으로 밀어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로부터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온도의 상승과 수증기량의 증가는 보다 강력한 태풍을 발생시킬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여러 조건에서 이전보다 강력한 태풍이 상륙할 가능성이 높이진 것이다. 게다가 지난 4월에서 6월 사이 태풍 발생지역 인근인 필리핀 열도 일대의 바닷물 표면 온도가 30℃ 안팎인 것으로 나타났다.

태풍 때문에 일어나는 인명과 재산상의 피해는 엄청나다. 강풍으로 인하여 시설물이 파괴되고, 정전이나 통신 두절이 생기며 강한 집중호우로 하천이 범람하거나 산사태가 일어나기도 한다. 지난 2002년의 태풍 루사, 2003년 태풍 매미는 각각 5조여 원, 4조여 원 등의 천문학적 피해액을 기록했다. 957 hPa의 태풍이 가진 에너지는 수소폭탄 100개의 파괴력과 맞먹는다고 한다. 이러한 태풍의 강도를 1로 보았을 때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강도가 1/10,000이라고 하니 태풍이 가진 에너지를 짐작해볼 만하다. 태풍의 위험성을 나타내는 '태풍잠재위험지수 (PDI)'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일부 기상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1990년대 이후의 PDI는 그 이전 20년에 비해 두 배 가량 높아졌으며 슈퍼 태풍의 출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메가 태풍은 제발 일어나지 말아달라고 기도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기후변화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태풍에 대비하여 기상청,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언론사 를 비롯, 방재 관련기관 등의 효율적인 방재업무의 수행과, 국민들은 기상 및 재난정보에 따라 준비와 점검을 철저히 함이 최선이다. 태풍피해가 최소화되는 올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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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