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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석

충북대학교 명예교수

해마다 여름철이면 남해안 양식장은 큰 홍역을 앓는다. 해수면 온도의 이상 상승으로 발생하는 적조(赤潮) 현상 때문이다.

적조(red tides, harmful algal blooms)란 해양에 서식하는 식물 플랑크톤이 일시에 대량으로 증식하거나 물리적으로 집적되어 바닷물의 색깔을 붉게 변화시키는 현상이다. 특히 해수에 질소(N)와 인(P) 등의 영양염류가 과다하게 유입되어 부영양화가 진행되고, 해수의 온도가 21~26℃에 이르게 되면(주로 6월 중순에서 9월 하순) 식물 플랑크톤이 대량 증식하여 생태계의 균형이 파괴된다. 급격히 불어난 플랑크톤은 바다 물에 녹아있는 산소를 대부분 소모해버려 양식장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하기 일쑤다. 조류(藻類, algae)에는 육상조류와 해양조류가 있는데, 육상조류에는 대표적으로 이끼가 있고 탑이나 동상과 같은 문화재의 틈에 붙어사는 이끼들을 기중조류라고 부른다. 바다에서 흔히 보는 해양갈조류는 붉은 빛을 띠며 미역, 다시마 등 우리가 밥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고, 담수호의 바위 또는 나무에 붙어서 사는 푸른빛을 띠는 것들은 녹조류이다. 조류는 광합성을 통해 지구의 호흡을 담당한다.

10억여년 전까지만 해도 지구상의 대기는 이산화탄소가 많고 산소는 너무 적어서 육지에 생물이 살 수 없었다. 오늘날 우리가 호흡하는 공기는 수십억 년 동안 조류들이 광합성을 통해서 이산화탄소를 마시고 산소를 내놓은 결과이며, 지금과 같은 수준의 대기 상태는 약 3억년 전에 형성됐는바, 기실 지구의 허파 역할을 자임했던 조류는 안타깝게도 인류의 잘못으로 이단아 취급을 받고 있다.

주로 바다에서 발생하는 적조와 담수호의 녹조 현상은 발생 원리가 같다. 특히 적조는 폐쇄성 내만 수역, 각종 배수유입이 많은 곳, 일사량이 풍부하고 안정된 수괴가 형성되는 곳, 바닥에 유기물질이 많이 퇴적된 곳에서 자주 발생한다. 이와 달리 녹조(green tide, water-bloom, 수화)란 호수 같은 담수 환경에 영양염류가 과다하게 있어 녹조류 또는 남조류가 대량으로 번식하여 물빛이 녹색으로 변하는 현상으로, 담수 적조라 부른다. 최근 낙동강, 대청호 등지에서 여름철 남조류가 대량 증식하여 물색을 변화시키는 경우가 자주 관찰된다. 일단 물에 유입된 과다한 영양염류는 수중 생태계에 계속 남아 있으므로 이를 제거하지 않으면 녹조 현상이 되풀이해서 나타나게 된다. 녹조가 발생하면 그 수역 물의 음용수로나 산업용으로의 이용이 제한되어 막대한 비용이 소모되고 생태계도 파괴되며, 이 밖에도 사회, 경제, 환경적인 측면에서 많은 문제가 유발된다.

특히 피해가 심대한 적조의 경우, 첫째, 적조가 대량으로 번식하여 질소, 인 등 영양염류가 다 소모되면 적조생물은 일시에 죽어 해수 중에 죽은 생물들의 유기물질 양이 크게 증가되며, 이들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산소를 많이 소모하게 되어 해수중의 산소가 거의 고갈 상태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무산소 환경은 어류 및 저서 생물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기 때문에 저서 생태계가 파괴될 뿐 만 아니라, 양식장의 어패류가 대량 폐사하게 된다. 둘째, 적조생물은 다량의 점액질을 분비하거나 독성물질을 생산하는 종류가 많은데, 이러한 점액질은 어패류의 호흡기관에 부착되어 어패류를 질식시킨다. 특히 독성물질은 인간 및 광범위한 동물에게 신경·근육 및 호흡 장애 등을 일으키고 종류에 따라서는 몇 시간 내에 어패류를 치사시킬 수도 있다. 또한 적조는 수온이 높고 바람이 세지 않은 늦봄과 여름에 주로 발생하여, 바다가 빨갛게 변하고 심한 악취가 나서 관광산업에도 큰 피해를 준다. 현재 적조와 녹조는 '유해조류 대발생'으로 규정, 국가적으로 대처할 자연재해로 분류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한 번 발생하면 천문학적인 피해를 주고, 특히 향후 물 부족 시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갈수록 생활하수 방류 등에 의한 조류 생장 촉진으로 모든 담수역이 녹조 발생지역이 되기 때문이다.

양식어장 등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적조로부터 우리의 해안과 어장을 보호하는 방법은 부영양 물질을 줄이는 길이며, 육상으로부터 흘러나오는 폐수를 줄이고 정화시켜야 한다. 피해가 예상되는 어장 주변에는 황토를 살포, 적조생물이 어장에 유입되지 않도록 관리를 철저히 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일부에서는 과학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21세기에 아직도 황토 살포에 의존하느냐는 비판도 있지만 황토를 이용한 방제법은 외국 과학자들도 그 효능을 인정하고 있으며, 해역에서 적조생물입자는 해수와 거의 같은 비중을 나타내고 음전하를 띠고 있어서 이러한 적조입자를 응집침전 시키는데 ·황토와 같이 해수중에서 비중이 크고 약한 음전하를 띄는 물질을 사용하는 것이 기술적, 경제적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견해이다.

황토 살포외의 적조 피해 경감대책중 물리·화학적 구제 방법으로는 화학약품 살포법, 가압부상 분리장치에 의한 적조생물 회수법, 초음파 처리법, 오존 처리법, 가압-감압공기발생기를 통한 공기방울법 등이 있으며, 생물학적 구제 방법으로는 식물 플랑크톤인 적조생물을 동물플랑크톤인 요각류나 섬모충류가 먹어치우게 하는 방법, 적조생물의 천적인 미생물과 바이러스를 이용하는 방법, 적조생물을 죽이는 생리활성물질을 해양생물에서 추출, 합성하여 이용하는 방법 등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한편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정기적인 적조 예찰과 감시를 하고 있으며, 해양관측위성을 이용한 원격 탐사를 통해 적조를 예측하고, 자동경보 시스템을 구축하여 적조 발생의 상황과 적조의 시·공간적인 변화 등을 신속하게 어업인, 유관 기관, 언론 등에 알리는 등 적조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근 중국 양쯔강의 범람, 황화의 대홍수로 저염분수의 유입과 해수온도상승으로 서해안 및 제주도연안까지도 적조발생우려로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는 뉴스도 있다. 40억 년에 걸쳐 만들어진 바다의 광대함과 아름다움은 언제나 우리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 주었으나 지금은 인간의 이기적인 활동으로 대재앙 발생을 우려하고 있다. 이 아름다운 자연을 우리 후손들에게 올바르게 물려 주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바다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자연과 인간은 둘이 아닌 하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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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