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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낙수

한국교원대학교 교수·외솔회 회장

몽골은 중앙아시아에 있는 나라로서, 몽고(蒙古)는 중국에서 한자로 쓴 것이기 때문에 몰골사람들은 이 단어를 구사하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이 나라는 아시아에서 6번째로 넓지만 인구는 약 290만 명에 불과하며, 수도는 울란바타르로 몽골 인구의 약 40%가 거주하고 있다. 이 나라 인구의 30% 정도가 유목민 또는 준유목민으로 알려져 있는데, 인구 구성은 대부분 몽골인이지만, 일부 투바인과 카자흐족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몽골은 잘 알다시피 고비사막과 만주벌판 일대에서 살던 몽골족들이 12세기 중반에 '징기스 한'이라는 영웅이 나와 작은 나라들을 통일하여 '몽골제국'을 개국하고, 중국은 물론 유럽의 일부까지 지배한 원나라 또는 대원제국을 건설했던 나라다. 그러나 14세기에 명나라를 건국한 주원장에 의해 북쪽으로 쫓겨난 뒤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

20세기에 들어 '외몽골' 지역에서 '몽골인민공화국'을 건국하였다가, 소련이 해체된 이후인 1991년에 마르크스 레닌주의의 포기를 선언하고, 국호를 '몽골공화국'으로 변경하여, 자유시장 경제체제 및 중립 비동맹 민주국가를 다시 태어났다. 우리나라와는 1990년에 국교를 맺어 금년이 20주년이 되는 해며, 문화 · 경제 · 정치적인 많은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

울란바타르 시내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세운 울란바타르 대학교가 있다. 이 대학교는 1993년에 한 분의 선교사가 세운 한국어 학교로 시작하여, 1994년에 대학으로 승격되었고, 2002년에 종합대학교가 되었는데, 현재도 한국인 학자가 총장이며, 다수의 한국인들이 교수로 있다. 작년 말에 몽골 문교부장관이 이 대학교의 6개 대학에 학위개설을 허가하였다. 또한 외국어학(한국어, 영어)에 대한 박사학위 과정이 개설 허가되었으며, 축산학 석사학위 과정과 의과학, 컴퓨터기술공학, 농생물학에 대한 학사과정 신설도 허가되었다. 또한 그 동안 간호대학만 있던 의학 관련 학위에 의과대학도 포함되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오던 유치원 개설도 인가를 받게 됨으로써, 유치원부터 초 · 중 · 고, 학사, 석 · 박사 학위까지 교육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설립자에 의하면, 궁극적으로는 이 대학이 몽골의 '연세대학교'와 같은 위치에 있게 될 것이라고 한다.

필자는 금년 6월 7일부터 11일까지 이 대학교 대학원 한국학과에서 강의를 하였다. 14명의 석 · 박사 과정생들이다. 이들 중 9명은 한국인들이고, 4명만 몽골인들이다. 한국인들은 대학이나 중ㆍ고등학교 선생들로서 한국어를 가르치거나 연구할 목적으로 대학원에서 공부한다고 한다. 그들은 한국어로 된 '의미론'을 열심히 공부하였다. 외국어로 된 전문서적을 읽는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인데, 몽골인들도 미리 읽어 와서 발표하고 토론하는 등 그 열의가 대단하였다.

이 대학의 한국학과는 1993년 처음에는 55명의 학생이 입학한 한국어학교로서 시작되어, 몽골의 한국어교육의 최고 명문으로서 현재 수백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였다. 이 학과는 한국인 교수들이 많기 때문에 한국인에 가까운, 한국어 구사 능력을 지닌, 고급 실력 전문 통역사ㆍ번역자와 교사를 양성하고 있다. 또한 이 학과 출신들은 몽골에 있는 한국기업에 취업하는 등 100%의 취업률을 자랑하며, 한국학ㆍ한국어학의 학도로서 한국에 유학하여, 실력 있는 학자가 될 미래를 준비하고도 있다.

몽골에서는 한국어를 배우는 것을 아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네 곳의 유치원을 비롯하여, 각 대학에서도 한국어과 혹은 한국학과가 있으며, 한국어능력시험 지원자도 해마다 늘어 많은 사람들이 그 시험을 본다. 지난 해 '한글 대잔치'에는 수천 명이 참여하여 대성황을 이루었다고 한다. 이렇게 몽골에서 한국어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높아지는 큰 이유 중의 하나는 '한류'인 바, 요즘 몽골 TV에서는 우리나라 드라마들이 인기리에 방영된다.

옛날 고려시대 몽골은 우리나라를 200년 간이나 지배하였다. 그 당시에 우리 민족에게 영향을 준 민속이나 언어는 지금도 곳곳에 잔재가 많이 남아 있다. 몽골인들은 우리와 생김새도 비슷하고, 풍습도 같은 것이 많아 남인 것 같지 않은 느낌이 든다. 지금은 비록 과거의 잘못 된 정치 체제로 가난한 나라로 인식되고 있지만, 그 나라는 엄청난 지하자원을 비롯하여 엄청난 축산자원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치안이나 환경, 생활 수준은 열악하기 그지 없지만, 언젠가는 그 나라가 옛날 대국의 꿈을 다시 이루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이다. 필자가 가르친 학생들이 한국어의 전도자가 되어, 그런 몽골을 이끌어갈 인재들을 키운다면, 몽골도 곧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서지 않을까 하는 꿈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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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