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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재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사

요즘 출퇴근길에 전철 안의 다양한 광고를 보고 하는데, 그 가운데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을 갖고 보는 공익 광고가 하나 있다. 서울에서 인천까지 전철로 출퇴근을 하면 일 년에 나무 몇 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으며, 동시에 이산화탄소 배출 억제에도 큰 기여를 한다는 내용이다.

최근 국제적으로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지구 온난화 문제이기에, 그 광고는 더욱 관심을 갖게 한다. 비록 환경운동가는 아닐지라도 이 문제는 누구나 공감하는 바이며, 아름다운 세상을 물려주어야 할 우리의 책임도 따르기 때문이다. 물론 물질문명에 의해 얻어지는 윤택한 생활과 환경 보호라는 양면성으로 인해 이를 실천에 옮기는 것은 그리 쉬운 것만이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최근 정부에서도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는데, 실제 우리 주변에서도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억제하는 여러 방법을 쉽게 찾아볼 수 있기도 하다.

한 가지 예로, 자가용 대신 전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사실 출퇴근 길 전철 안의 풍경을 살펴보면 좀 우리가 더 노력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은 것 같다.

전철 안의 모습은 참 다양한데, 그 가운데 똑같은 풍경 하나가 있다. 역 앞에 놓인 소위 무가지 신문이라 불리는 무료 신문을 출근 길 비좁은 전철 안에서 많은 사람들이 읽고 있다는 것이다.

의미 없는 호기심에 곁눈질로 양 옆에서 읽고 있는 신문을 보면, 대부분 똑 같은 신문을 여러 사람이 읽고 있다. 또한 여러 신문사의 것을 한 가득 들고 와서는 속독을 하듯 읽고 나가는 사람들도 종종 보이는데, 이런 모습이 잘 이해가 되질 않는다.

예전 청주에서 근무할 때 서울로 출장을 오게 되면, 이들 신문의 값을 지불해야 되는지 알고 선뜻 집어가지 못했던 촌스러운 옛 기억이 떠오르기도 하는데, 이 풍경은 아직도 익숙하지 않다.

간혹 앞에 있는 사람들과 눈이 마주치게 되어 다소 민망할 때가 있어도, 이들 신문 대신 사람들 틈 사이로 비추어지는 창밖을 보거나 짧은 귀가 길 잠시 피곤을 달래는 선잠을 즐기곤 한다.

여하튼 이 무료 신문은 바쁜 시간 속에서도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는 하나, 잘 느끼지 못하는 폐해도 존재한다.

우선 서로 신문을 펴들고 보다보니 전철 안이 더욱 복잡해질 뿐만 아니라, 요즘같이 더운 계절이 시작되면서 상대방과 살이 닿아 서로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를 종종 발견하게 된다. 또한 가방을 선반 위에 올려놓을 라 치면 즐비하게 널려있는 신문들로 인해 난감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보고난 신문은 출구 앞의 분리수거함에 넣도록 권유하고 있으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짐을 올려놓는 선반 위에 무심코 던져놓고 나가거나 일반 쓰레기통에 버리는 모습이 간혹 눈에 띤다.

이렇게 버려지는 신문들의 양은 생각보다 꽤 많다. 특히나 선반 위에 쌓여 있는 신문들을 보면 자원 낭비와 더불어 공공예절의 아쉬움이 매우 크다.

물론 수거되는 이 신문들은 나름 또 다른 재활용이 될 것이다.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는 또 다른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여러 상황들을 만들어낼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이 같은 현상이 얼마나 많이 되풀이 될까 하는 생각과 함께 신문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이나 태도가 좀 바뀌었으면 하며, 신문사 역시 회사의 이익과 홍보도 중요하지만 기업으로서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도 생각된다.

이와 관련하여 한 가지 더하자면, 무가지 신문을 포함하여 무료로 제공되는 다양한 것들에 대해 우리는 너무 쉽고 가볍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공을 들여 만든 전시 안내물이 관람객들에게 휴지조각처럼 취급당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의 홍수라 불리어지는 지금,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모습으로 똑같은 내용의 정보를 얻기 보다는 남들과 조금 다른 생각으로 전철을 타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거창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으나 공짜를 잠시 멀리하는 것도 우리의 맑은 환경을 위해서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끝으로 이 글은 전철 안의 단상을 통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짧은 생각에서 쓴 것임을 알리고자 한다. 따라서 위에서 다루어진 내용과 관련하여 행여 무가지 신문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큰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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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