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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6.01 17:12:3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계유정난'을 성공시킨 한명회는 35년간 권력의 정점에 머무른다. 이때 항간에 떠돌던 말이 '일인지하 만인지상'이었다. 그는 이런 환경을 배경으로 자산군(者山君·1457∼1494)이 왕위에 오르는데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세조비 정희대비는 예종이 죽고 그 아들이 어리자, 대신과 의논해 자산군의 왕위 계승을 결정한다. 바로 성종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월산군(月山君·자산군의 형)의 몸이 너무 허약하다는 것이었다.

이때 정희대비가 의논 상대로 삼은 대신이 한명회다. 그런데 한명회는 이미 자신의 딸을 자산군에게 시집보내 놓은 상태였다. 한명회의 막후 영향력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성종이 즉위하자(1469) 한명회 딸은 왕비에 책봉됐다. 공혜왕후(恭惠王后·1456∼1474)이다. 앞서 한명회는 자신의 또 다른 딸(후에 장순왕후)을 예종에게 시집보냈다. 세조의 총애를 받았으나, 인성대군을 낳은 후 요절했다.

한명회는 두 임금의 장인이 됐기 때문에 '상당부원군'에 봉해졌다. 이때의 상당은 청주를 일컫는다. 일세를 풍미한 한명회가 73살(1487)을 일기로 사망했다. 그러자 중종은 관원들이 도문 밖에 나란히 서서 운구를 전송하게 한다.

'한명회의 장소(葬所)는 충청도 청주 땅인데 3일의 노정이 되니 백관이 회장하기가 어렵습니다. 발인하는 날에 각사의 한 관원이 담복으로 먼저 도문(都門) 밖 육조·의정부에서 설전한 곳에 나아가서, 위(位)를 달리하고 서립(序立)하여 전송하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하니, 상이 그대로 따랐다'.(중종실록)

한명회가 청주에서 태어난 것 같지는 않다. 사가들은 지금의 서울 중구 예장동 쯤에서 태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그의 조부는 한상질(韓尙質,?~1400)로, 태조 이성계의 명으로 명나라에 가서 국호 '조선'을 결정받고 돌아온 인물이다. 따라서 한명회는 일종의 '경화벌열' 후예가 되고 있다. 이는 지방에서 상경해 성공한 가문을 일컫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명회는 청주에 묻히기를 원했던 것으로 '청주한씨사감'(淸州韓氏史鑑)은 적고 있다. '나의 선조 고향은 청주요, 나의 고향도 청주이니 내가 죽거든 청주 땅에 묻어달라'. 그러나 한명회의 묘는 우리고장 청주가 아닌 충남 천안시 수신면 속창2리에 위치한다. 이에 대해 청주한씨 종중은 '묘의 땅은 원래는 천안 소속이었는데, 묘를 쓰기 위해 일부러 청주 땅으로 편입시켰다'고 문중사를 쓰고 있다.

한명회가 윤씨(연산군 생모) 폐비를 논할 때 동참한 것은 맞다. 그러나 실록을 보면 '칠거지악은 맞으나 사직도 생각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을 한다. '한명회가 이르기를, "신은 더욱 간절히 우려합니다. 성상께서 칠거(七去)로써 말씀하시니, 신은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다만 원자(元子)가 있어서 사직(社稷)의 근본이 되는데, 어떻게 하겠습니까"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산군은 한명회 시신에 대해 부관참시(剖棺斬屍)를 명령한다. 이는 무덤을 파고 관을 꺼내 시체를 베거나 목을 자르는 형벌을 말한다. '의금부에서 아뢰기를, "의금부낭청이 청주에 가서 한명회의 관을 가르고 머리를 베어 왔다" 하니, 전교하기를, "죄명을 써서 저자에 효수하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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